연극.공연2025. 10. 18.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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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리지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서편제 하면 영화밖에 몰랐기때문일거 같은데
영화와 똑같은 연극을 만들었다는 건지..
막상 진행을 보면 영화는 많이 달라서 영화가 아닌 또다른 원작이 있나?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영화 '서편제'는 김명곤 배우께서 각색한것이었다.
영화 '서편제'는 영상미도 뛰어나고 음악도 좋고 유명한 진도아리랑 부분은 몇번을 봐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연극은 아무래도 무대의 한계도 있고 배우들의 컨디션도 매번 다르고 중간 중간 구성을 바꿀수도 없는 등
일단 무대에 오르면 어려운점이 많지만 그럼에도 잘 만들어진 연극은 롱런할수 있고 때에따라선 수백년을 갈수도 있기때문에
나름 매력이 있는 분야라서 영화를 연극으로, 연극을 영화로 변환하는 작업은 항상 있을거란 생각이다.

시작하자마자 처음 딱! 느낀것은 어? 음향이 왜 이러지?
무슨 70년대 라디오 소리같은 이 멍청한 음향은 무엇일까
소리꾼들은 오랜시간 노래와 목소리를 갈고 닦기때문에 특유의 쇳소리가 웬만하면 섞이기 마련인데
음향의 벨런스가 개똥같다. 공간감도 없고 없고 음질이 좋은것도 아니고
심지어 북소리가는 메아리가 친다.(크지 않는 공연장에서 앞뒤 이중으로 소리가 들리는 경우가 있다니)

여기가 그렇게 음향이 후진곳이 아닌데 음향감독이 난청이거나 졸았거나 하지않으면 이렇게 후진 음향을 만들수 없다.
(국립국악원도 꽤나 후졌는데 정동극장의 이번 공연은 훨씬 후진 느낌임)

판소리, 민요, 굿 다양한 소리들이 나온다.
그리고 다들 뛰어난 소리를 들려준다. 다만... 창을 하는 사람들이라 그런가? 연기가 어째 좀.......
소리극은 소리보다는 연기를 잘 해야 하는 공연예술일텐데 소리는 다들 멋지지만 막상 연기가 좀 거칠다고 해야하나
전체적으로 좀 엉성하다고 해야 할지.. 이래서 영화 '서편제'가 가끔씩 그리워진다. 다른 작품이 떠오르면 이미 끝 아닌가?

그리고 음향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악기소리가 소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중간보다 약간 뒷자리에 앉았는데 귀가 자극될정도로 거친 북과 꽹가리 소리. 이런 소리가 메아리까지 쳐대니
아주 가끔은 아주 개판같은 소리가 난다. 자주있지는 않고 감정이 격해질때 특히 좀 거북스럽다고 해야할지

이런 몇 가지들 빼면 참 멋진 공연이 아닐수 없다.
아무래도 원작 자체가 우울해서 들어있는 대부분의 노랫가락이 슬프고 구성지다.
특히나 판소리 일부 대목은 눈물 글썽이게 하는데 그런대목들만 왜 그리도 많이 가져왔는지
흐름으로 보면 차분하고 고요해야 하는데 판소리대목때문에 울컥 울컥 한다.
(내가 판소리를 그렇게 깊이 아는것도 아닌데 왜 습관이 잘못 들었는지 순간순간 노랫속 상황으로 빨려들어감)

후반부엔 좀 지리하게 끄는 경향이 있어서 2부땐 65분으로 1부때 70분에 비하면 짧은데도 지루한 부분이 많다.
길지 않은 내용에 소리를 잔뜩 넣고 감정을 살리고 이것저것 첨삭을 많이해서였나
극적인 느낌은 크게 없고 한서림도 크게 다가오지 않아서 상황에 맞는 노랫가락들은 좋지만
내용면이나 구성에선 섭섭함이 있다.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판소리 완창을 듣는것이 훨씬 극적이고 재미있다는 기분이 들정도였다.

소리극이라 해서 소리를 잔뜩 넣었겠지만 이것보다 중요한것이 스토리 구성 아니겠나..
음악극이 노래만 좋다고 멋진 극이 되진 않듯 말이다.
쉬는 시간없이 2시간 컷! 하면 개운하지 않을까? 주제넘는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무대를 불필요하게 빙글빙글 돌리지 말고(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면 어쩌자는건지)
LED Wall를 쓸때 조심해야 할게 관객 눈알이 빠르게 좌우로 움직이면
레인보우 현상같은게 보이는데 이게 엄청 거슬릴수 있고 눈의 피로감도 커진다. 그러니 작작 쓰거나 웬만하면 쓰지 말자.
아니면 눈알을 아무리 움직여도 잔상이나 깜빡임이 보이지 않는 고주사율 패널을 쓰던가.

마지막으로 가격인데 7만원이면 너무 비싼거 아닌가? 국립극장 홈피 가입회원은 30% 할인?
이딴 빙신같은 할인정책을 내놓지 말고 그냥 30% 낮춘 가격으로 판매하자.. 국립극장 홈피에서만 팔던가
(문화릴레이티켓 할인은 10%? 이거 조롱하는거 같은데?)

솔직히 30% 낮춘다 해도 비싼 느낌이다. 무대도 그렇게 공들인 느낌 없고 배우분들의 연기도 프로페셔널하진 않고
무엇보다 음향은 최악. 왜? 커튼콜때 사진은 못찍게 하는걸까? 인사는 뭐같이 길게 해대면서..
커튼콜 사진 못찍는다길래 끝 인사가 없는줄 알았더니 엄청 길게
왜 별다르게 내세울게 없는 공연일수록 이런 그지같은 정책을 내세우는건지 이해가 안된다.
사람들 오랜만에 공연보러와서 기념으로 한컷 찍는 재미도 있는것인데.
뭘 그렇게 숨기려드는건지.. 쥐뿔도 없으면서.

출연 : 안이호, 박지현, 박성우, 서진실, 박상종, 신해인, 조용의, 남상동, 최진욱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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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8. 3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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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난해하다.
재미있다고 하기엔 무엇인가 좀 심각하게 복재된듯한 아류작을 보는 기분이 들고
그렇다고 엉망이라고 하기엔 또 많은 부분에서 멋지다고 할수도 있고

2022년 초연 된 음악극라는데 내용은 식상함 그 자체다.
어느 독재자의 신변보호, 대회활동을 위해 비슷 사람들 내세운다는 설정이다.
네번째 대역 배우란 말은 사람마다 나눠놓은 역할이 있는데 그중 네번째 역할이란 말일뿐
아무런 의미도 없다. 전직 배우였기때문에 그에 알맞는 대역을 맡은것일뿐이라 이런걸 왜 제목에 넣었는지 모르겠다.
불필요하게 길기만 할뿐..(난 쇼맨이 제목이고 네번째 대역배우는 멀티 캐스팅으로 4번째 배우란 소린줄 알았음)

아무튼 쇼하는 사람이다. 어떤 나쁜놈을 대신해서 쇼를 하는것이니 쇼맨만으로 제목으로서 충분한데
다시봐도 꽤나 구차하고 구질구질한 제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제목은 그냥 '쇼맨'일거란 생각이다. 부연설명, 부재 정도를 일부러 붙여놨겠지

아무튼 한때의 쇼맨이 늙어 놀이공원에서 인형탈을 쓰고 있다가 어떤 사진작가를 눈여겨보고 부탁을 한다.
자신의 사진을 찍어달라는..
나는 이때 영정사진을 찍어달라는줄 알았다.(분장을 안해서 젊은 사람으로 보이는데 말이 늙은 사람 흉내를 내는것을 보고
늙은이 역할이구나 했지만 그러면 노인 탈을 쓰던가 늙은 네불라, 젊은 네불라 두명으로 좀 나눠서 하던가
분장도 제대로 안해서 저 사람이 늙은 이 인지, 젊은 이 인지.. 꽤나 성의 없는 설정이 아닐 수 없다. (하기 싫은 연극을 억지로 하는건가?)
아주 젊어보이는 사람이 말투만 늙은 이 흉내를 내니 얼마나 이상하겠나...

대충 자기최면을 걸면서 보면 적당히 볼만한듯 하지만
나는 이 음악극이 어떻게 대상을 받았는지 솔직히 납득할 수 없다.
어디선가 본듯한 내용의 전개. 어설픈 설정, 음악극이니 음악이 좋았을수 있지만
정동극장에서 음악감독이 누군지 모르겠으나 오늘만큼은 완전 개판이었다.(이건 후술)

도데체 네불라의 무슨 일대기를 어떻게 찍었다는거지? 저 사진작가(가짜라기보단 아마추어?)는 도데체 뭘 찍고 있는거고
네불라가 주저리 주저리 과거를 얘기할때 옆에서 얼굴을 찍으란 소린지
아니면 계속 과거를 이야기해주면서 연기를 하고 있었던건지.. 다시 생각해도 우낀 설정이다.
수아(사진작가)가 차라리 사진이 아닌 글 작가라면 물흐르듯 자연스러웠을테고 한 인물의 전기를 정리한다고 하면
말도안되는 사진작가보단 어울리는 설정 아닌가?

마지막에 무엇인가 잔뜩 찍었다곤 하지만 뭘 찍었다는 건지.. 네불라는 그걸 보며 상념에 잠기는건 또 뭔지
하여튼 무엇인가 우끼다. 관객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들만 옹기종기모여 비밀이야기를 하고 있는거 같다.

생뚱맞게 수아의 어린 과거는 또 무엇일까? 도데체 이 사람은 왜 속물이란거지?
동료를 이용해서 진급하려 했다는거? 당장 먹고 살기 어려우면 무엇이든 못할까?
작가가 부유하게 자라왔나? 그래서 이해를 못하는건가?

아무튼 자신이 동생을 제대로 못 돌봐서 동생이 다친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살아간다고 하지만
그것도 맞지 않다. 동생이 크게 다친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동생을 구하려다가 자신이 다쳤지만
아빠는 알아봐주지않아 마음의 상처만 깊어질뿐..

뭐 그냥 내용이 이러하다..

네불라의 일대기도 어떤 영화에선가 본듯한 아류작 같고
수아의 과거도 어디선가 본듯한 아유작 같은것들을 섞어놨을뿐
작품에는 어디에도 신선하다거나 창의적이거나 사회문제를 꼬집는다거나
인간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본다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다만 메인 주제일수도 있고 현재 한국사회에서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친일매국노 세력을 옹호하는 일부 종교단체와 그 무리들을 보면
저들의 잘못이 보이지만 자신이 살아온 시간 속에 섞여있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리속에서
나오지 못하는 현 실태를 보는듯 해서 착잡함이 좀 들긴 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규모나 정도의 차이일뿐 조금씩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연결된 부조리와 모순된 자아를 볼 수 있다. 누구에게나...

그리고 시작하자마자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니 급격히 졸려오는게 무려 한시간이나 지속된다.
왜 였을까? 잠도 충분히 널널하게 자고와서 졸음이 오기엔 어려웠던 상황인데

추측컨데 그 중 한가지는 음향
아~ 정말 다시 생각해도 개그지같은 음향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일단 배우들의 마이크는 왜 그렇게 크게 해놨는지 규모가 대극장만하지 않은 정동극장에서 목소리만 커도 마이크 없이 공연이 가능할정도지만
배우들의 목도 생각해서 마이크 착용하는건 좋은 선택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목소리 밸런스가 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었다.
그냥 소리가 크다. 그래서 무대 좌우로 왔다갔다 할때 위치감이 전혀 없다.
대형 극장, 대형 음악극을 볼때 이런 현상이 심해서 좀 거슬려하는편인데 이런 중형 극장에서 이런것을 느낄줄이야..
배우가 말을 하는데 배우 입이 아닌 스피커에서 다른 사람이 대사하는듯한 느낌마져 드는 개판 설정이다.

그리고 음악 사운드는 또 왜 그렇게 볼륨을 처올려놨는지
내가 거의 뒷쪽에 앉았음에도 귀가 아플지경이다. 나이를 먹고 있어서 점점 난청이 올법한 시기임에도 소음으로 다가올정도면
도데체 젊은 이들은 어떻게 받아드렸을까? 음향감독은 싸이의 훔뻑쇼가 부러웠던것이냐? 아니면 귀머거리더냐..
음향 밸런스는 또 얼마나 개판인지 명색이 음악극(뮤지컬)인데 음악 가사가 거의 안들릴정도로 음향설정이 억망이다.
(음향지식이 좀 부족하면 서울국립극장 음향팀에게 지원요청을 좀 해라.. 그곳만큼 좋은곳도 드믈더라)

이러니 절반 이상을 하품만 하지.. 배우들은 목 터져라 노래부르지만
관객 그누구도 노래가 끝났다고 박수치는 사람 하나 없다. 감동을 받을수 없게 만들어놨으니 박수를 칠수가 있나..

오늘은 무척 특이한 경험도 한거 같다.
배우들 여럿이 군복같은것을 입고 뭐라 뭐라 노래부르며 스팟 조명을 받는데
스팟이 배우들 뒷쪽에서 쏘는 통에 배우들은 후광을 받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관객석까지 각도가 잡혀있어서
좀 앞쪽에 앉아있는 관객들은 갑자기 눈뽕에 당황스러워한다.
이들에겐 환불해줘야 하지않나? 최소한 가장 값 싼 요금을 적용하고 나머지는 돌려줘야 하는거 아닌가?

내가 수많은 연극을 봐왔지만 관객에게 직접 스팟을 그것도 머리 위에서 아래로가 아닌 정면(역광?)에서 쏘는건 처음 봤다.
이러면 가뜩이나 전체적으로 어두운 공간에서 관객들은 순간 홍체가 확장하며 눈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제법 위험할수도 있는것인데 조명감독은 장님인가? 또라인가? 사이코패스인가?
정동극장 생김세때문이고? 내가 이곳을 적지않게 왔음에도 이런적은 없었다.

그리고 막판 네불라의 성찰같은 장면에 뒷쪽에서 노을같은것을 연출하고 싶었나본데
누런 텅스텐 조명을 관객석에 직선으로 쏴댄다. 도데체 화이트 아웃이 몇번째냐..

사진작가 컨셉은 그러려니 하지만 왜 실제 크세논관 플래시를 터트리냐.. 미친거냐?
플래시를 터뜨릴려면 관객석과 정반대 방향으로 터뜨리던가. 아~~ 한숨이 나온다.

이렇게 개판이라도 관객이 만석이라 신경안쓰는것인가?
이딴게 만석이라니..
이딴 음악극에 기립박수를 친다고? 노래가 끝나도 박수 한번 안치던 사람들이?
미리 짠것인지 앞자리 한 무더기 사람들이 우루루 일어나더니 다른 사람들도 슬금슬금 일어난다.

조명을 관객석에 쏘질 않나
소리는 너무 커서 뒷좌석에도 소음으로 들리질 않나
내용은 어디서 본듯하고

신기하다. 자기들이 홍보한다고 SNS에 사진을 잔뜩 올려놓고 관객들보곤 커튼콜때도 사진 찍지 말란다.
뭘까? 무엇이 찔리는걸까? 컨튼콜 사진을 못찍게 하는것은 웬만하면 보지않는게 좋다.
그림전시회도 사진못찍게 하는것일수록 가짜그림이 대다수에 그마져도 볼게 없는 전시회들이다.
남들과 다른 정책을 내세운것들은 무엇인가 켕기는게 있다는것이니 내용도 별로일경우가 많다.

최소한 음향이라도 개선되면 그때 보시길 권함..
지금은 관객들 난청올수 있음 특히 나이가 적을수록 귀 건강에 안좋고
앞자리는 가급적 앉지 마시길.. 조명을 그지같이 설정해서 눈건강에 치명적일수 있음
웬만하면 카메라 플래시는 좀 쓰지말거나 무대쪽을 향하자. 관객들 눈 아프다.

이제 마이크도 좋고 음향시스템이 미치게 좋은 세상인데 벨칸토는 좀 버리면 안되나?
음악극 창법으로 쓰기엔 지금 시대와 안맞는걸 못 느끼나?
옛날작품도 아니고 명색이 21세기 최신작인데 아직도 이런 곰팡내나는 삼백년전 창법으로 작사작곡을 에휴..

출연 : 강기둥, 박란주, 안창용, 남궁혜인, 김대웅, 전성혜

-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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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5. 2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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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세실극장은 지난번 단심을 봤던 정동극장의 첨단 시설과는 거리가 먼
좀 낡은 극장 그대로처럼 보이는 정감있는 곳이지만 그래도 웬만한 극장보단 좋은 곳인데
집회시위때문일까? 토요일엔 공연을 안해서 토요일에 보고 일요일은 집에서 쉬는것을 선호하지만
그게 잘 안되는 약간은 섭섭한 곳이 아닐수 없다.

'어느 볕 좋은 날'이란 제목은 서정적인것 처럼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슬픔이 엿보인다고 해야 할지..
대충 그러한듯한 느낌으로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창작ing 시리즈는 일종의 창작극 패스티벌 같은 것으로 보면 될듯 한데
좀 내용이 빈약한것도 있고 특이한것도 있고 때론 아류작같은것도 있다.
이번은 음악극인데 스토리 전개상 장르를 무어라 말하긴 좀 어렵다. 인물 다큐정도로 보기에도

흠영일기를 아는 사람이 있나? 난 이번에 완전 처음 들었다. 유만주라는 한 인물이 쓴 13년간의 일기내용이라는데
문학적으로 뛰어난 소질과 거의 매일 쓴 일기덕분에 당시의 많은 내용들을 유추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 평가한다고 한다.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 처럼 사료로서 훌륭한 작품인듯 한데 도데체 누구일가?

아무튼 이렇게 들어본적 없는 인물의 일기를 배경으로 다룬 연극인데 일기속 내용을 토대로 4명의 배우와 3명의 연주자가
무대를 이끌어간다. 4명의 배우중 한명은 창을 하는거 같고 나머지 세명은 성악같은(서양 뮤지컬 노래 풍) 벨칸토로 노래를 한다.
난 개인적으로 서양 뮤지컬 장르속 노래풍을 좋아하진 않는다. 옛날에 마이크, 스피커 없던 시절 발성이 뛰어나야 됬지만
요즘은 소근거려도 스피커가 빵빵하게 울려주는데 꼭 그렇게 배속에서부터 끌어올린듯한 발성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그 소리가 내 귀엔 그다지 좋게 들리는 편도 아니다. 물론 이건 나의 순수한 개인적인 편견일뿐이다.

4명이 모두 일기속 등장인물들을 번갈아가며 서로 섞이고 섰이면서 진행되는데
문제는 도데체 이 인물이 누군지를 모르니 저 네명이서 열의와 성심을 다해 표현하지만 도무지 와닿질 않는다.
이 사람의 일기가 사료로서 가치가 있더라도 이건 학문적인 영역이고
지금 이들이 연기하는 것이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면 어떤 연결점이 있어야 하는데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 양반으로 과거시험에 번번히 낙방하는 무기력한 삶, 무능력 그리고 죽음..
젊은 나이에 죽기는 하는데 왜 죽는지도 극상으론 알수 없었다. 집에 와서 이 사람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고나서야
첫째가 죽고 일기를 안쓴지 1년 후 병으로 죽었다는 정도를 알게 됬을뿐이다.

왜 자신의 일기를 태워달라고 했는지 모르겠다만 죽음을 미리 감지했던게 아니었을까.
아무튼 이렇듯 처음보는 어떤 한 인물을 저들은 열심히 연기한다.

유만주라는 사람을 난생 처음 들은것도 문제지만 이보다 큰 문제는 내가 유만주라는 인물을 모르더라도
이 극만 보았을때 이 인물을 이해 할수 있도록 좀 도움을 주면 좋겠는데
그것이 상당히 빈약하다. 그리고 음악극인만큼 감미롭고 멋진 노래가 많이 나오지만
가사 전달이 거의 잘 안된다는것도 큰문제다. 이 노랫가락들이 유만주라는 인물의 심리상태를 전달하려는 도구였을텐데
거의 전해지지 않아서 더욱더 답답하다.
이것은 배우들의 실력이 떨어져서라기보단 세실극장의 음향이 좀 그런게 아닐까싶다.
음향 밸런스가 영 좋지 않아서 배우들의 가사가 귀에 꼿히질 못하고 때론 소음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내가 앞에서 3번째쯤 앉았는데 너무 가까워서였을까? 아니면 그냥 이곳은 이런곳일까?

생각해보면 특정 배역을 맡은것이 아닌 내용 흐름에 맞게 배역들이 계속 바뀌며
진행되는 연극을 언젠가 본거 같은데 기억나질 않는다. 어렴풋한 기억으론 그때도 뭐 그냥저냥 그랬던거 같은데
뭐 갑자기 생각났다.

인물에 대한 배경 전달이 허전하고, 심리묘사는 더욱어 알아듣기 어려워서
일반적인 연기와 대사를 할때 외엔 주제를 알 수 없는 노래 공연을 본거 같아서 치즈에 난 구멍같은 느낌이 강한 연극이었다.
다들 연기와 노래 모두 훌륭하던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내가 유만주를 몰라서가 가장 큰 원인이었을까?

어떤면에선 묘한 느낌이 들었다.
연극속 인물 따위는 다 필요없으니 버리고 볕 좋은 날처럼 그냥 기분 좋게 살아가라는 정도?같은
허망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왜였을까?

오늘 볕이 너무 좋아서 계속 걷기는 했지만 이렇게 볕이 좋으면 오히려 외로워지지 않나?

출연 : 김승용, 박은미, 송광일, 김율희
연주 : 고수영, 윤두호, 김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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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5. 3. 2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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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만해도 꽃샘추위로 영하까지 떨어지더니
오늘은 겉옷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정도로 따뜻한 하루였다.
하지만 광화문일대는 집회로 어지럽다. 내외란세력은 언제쯤이나 정리가 될런지

삼국지하면 적벽대전이 떠오르는 대전투긴 한데 판소리에선 좀 특이하게 표현된다.
조조를 멍청이처럼 표현하는데 해학스러움 이상으로 망가뜨린다.
삼국지에서 조조는 제법 큰 인물로 묘사된다. 하지만 왜일까? 판소리 적벽가에선 결코 그렇지 않다.
조선시대엔 조조를 천하에 나쁜놈으로 본건가? 자신이 황제를 두고 천자행세를 했으니 군주사회에 좋게 볼리는 없겠지.

적벽가 판소리에 현대적 현란한 군무로 1인극인 판소리와는 다르게
배역들이 모두 존재하고 춤이 멋지게 곁드려진 창극이다.
대사들은 대부분 판소리에서 따온거 같긴 한데 한문이 좀 적게하고
일상적인 대화로 편집된듯 하고 전체적으로 비주얼을 강화시켜 보고 듣는 맛이 뛰어나다.
(판소리의 최대 장벽은 현대는 사용하지 않는 한문,한시들 투성이라는 것)

그렇지만 이렇게 만들어 놨다고 해도 판소리 아류작같은 느낌을 지울수 없다.
중국영화 '적벽대전' 같이 아예 완전히 다른 구성이라면 색다른 창극(뮤지컬) 한편 느낌이었을텐데
판소리를 보기 편하도록 만들어놓은 일종의 각색한 정도같은 기분이 계속 이어진다.
물론 이런 변화도 언제나 환영이고 우리의 것을 우리에게 알리는데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한말 어지러운 시기부터 도원결의 후 삼고초려를 지나 적벽대전까지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지만
여기는 매우 빠르게 지나간다. 판소리도 세시간은 더 걸리는데 이걸 100분이란 시간으로 줄여놨고
배우들이 많아졌으니 각 역할로 분할되어있으니 시간은 더운더 필요할텐데 전체적으로 너무 함축되버린 기분이다.
여기에 음악과 춤들이 많이 들어가 있으니 가뜩이나 부족한 시간이 더욱더 부족하고 촉박하게 진행된다.

그래서 삼국지를 안읽었거나 내용을 대충이라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과연 재미있었을까란 생각이 든다.
나는 적벽가를 한두어번 국립극장에서 본게 전부인데도 이 극은 너무 막 지나간다는 기분이 드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땠을까?

이 극을 보기 앞서 꼭 중국영화 '적벽대전'과 판소리 '적벽가'를 보길 권한다.
그러면 너무 줄여놓았더라도 대부분 이해안될부분은 없을거 같다.
판소리 적벽가는 삼국지 책의 적벽대전과는 느낌, 늬앙스 같은게 많이 다르다보니
가급적 판소리 적벽가를 들어보는게 훨씬 이해면에서 좋아보인다.

그리고 왠만하면 좌우 앞자리를 피하는게 좋다.
메인스피커를 그쪽에 배치하고 음량도 너무 커서 귀가 아플지경이었다.
생각같아선 헤드폰이라도 끼고 싶을정도로 소리가 크고 뭉개져서
감흥이 너무 감소하는 경향이 크다. (이 자리는 R,S,A,B,C 로 보면 거의 C석에 가까울정도로 똥이었다)

무대를 넓게 쓰기때문에 앞쪽보단 뒤쪽이 차라리 낫다.
배우들 얼굴을 자세히 보겠다고 앞자리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도 군무가 한눈에 안들어올수 있으니
가급적 앞쪽은 피하는게 좋다.
도데체 이런 자리를 왜 같은 가격을 받고 파는지 이해가 안된다.

음량때문이라기보다는 각 장별로 음악과 군무가 고조될때 전체적으로 음량이 커지는데
소리가 뭉개진다고 해야할지.. 산만한 노이즈처럼 들리는 구간들이 적지않게 있다.
특히 제창을 할땐 더욱더 합이 좀 안맞는다. 차라리 한사람 씩 돌아가며 창을 하는게 나을거 같은 생각이 들정도로
미묘하게 템포들이 흐트러져서 지저분하게 들린다.
(한국 소리는 이상하게 성부를 나눠서 부르는 합창이 없다. 왜 그런지 알수 없지만 항상 똑같이 부르는 제창만 있는데
사람마다 음색들이 달라서 개인적으로 한국창을 제창하는건 좀 듣기 거북해한다.)
정동극장 레퍼토리고 제법 오래전부터 정기적으로 해왔던거 같은데 왜 이럴까..
내년에 보면 또 달라져있으려나.

적체적으로 아~주~ 빠르고 막 건너뛰는 전개가 섭섭하지만
훌륭한 군무와 연주 그리고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원결의나 삼고초려같은 장면은
가슴 찡한 맛도 있고 조조의 참담한 장면에선 묘하게 눈시울이 좀 뜨거워진다.
그래서였는지 모르지만 100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움이 큰 멋진 창극이었다. 

그런데 관우 목소리는 불필요하게 너무 좋은거 아닌가? -.,-;;;;;

출연 : 추현종, 이건희, 이재박, 김의환, 임지수, 김하연, 강나현 외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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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