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도 끝이 보인다. 연휴랄것도 없지만
기억력이 더 안좋아졌는지 엊그제가 크리스마스같은데 벌써 1월 말이라니
나이 먹을수록 시간이 점점 빨리 간다던데 천살 먹은 산신령은 하루가 1초같을지
갓난아기는 하루가 1년처럼 더딜까
아무튼 예약해놓은 연극은 배우가 코로나에 걸려 취소한다고 통보를 받았지만 코로나때문인지
관객이 없어서인지 알수 없다.
어제 밤에 내가 예매할때 단 한명도 예매하지 않았기때문에 취소될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기때문에
더욱더 저들의 변명이 핑계처럼 들려오지만 막판 코로나는 조심 또 조심
그런데 이 연극은 거의 만석이다. 왜일까..
연극 구성이 형편없고 무대도 별볼일 없는데
내용은 제법 괜찮지만 산만하고 무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서 배우들에게 집중하기가 어렵다.
특히 나는 거의 끝 자리에 앉아서 배우들 옆 모습만 줄기차게 봤을뿐이다.
무대를 좌우로 엄청 길게 세팅 한 이유는 뭘까.. 정말 빙신같은 발상이 아닐수 없다.
관객석과 무대가 부채꼴로 생긴것도 아닌데..
그리고 안보이는 자리는 팔지를 말던가 가격을 낮추던가하자
좌우로 쭉 찢어진 무대 가장 가장자리 앞자리에 앉았는데
(무대가 이따위로 생겼을줄 몰라서 앞자리 남은 한석을 샀는데 이 모양)
이토록 안보일줄 알았다면 돈줄테니 보라고 해도 안봤을것이다.
그리고 왠 프로젝터와 쓸모없는 모니터는 그렇게 틀어대는지..(요즘시대 치고 화질도 똥)
그럴노력 있으면 대사전달에 좀더 신경좀 쓰지. 자리때문에 연극을 제대로 볼수 없더라도
저들의 대사가 잘 들리면 내용 특성상 흥미진진했을텐데 웅얼웅얼웅얼..
그런데 이 연극에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을까?
종교 냄새가 물씬 풍겨서일까?
유명배우가 감독해일까? 배우추상미나 배우이석준(이 사람은 누구지?)은 구경도 못했는데..
재미요소가 다분하지만 이상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불필요한 카메라와 모니터들 그리고 정말 짜증나는 프로젝터 스크린
연극 보러 온 관객에겐 연극만을 보여줘라. 꼭 실력 안되는 놈들이 온갖 쓸모없는 기교로 현혹하려 드는데 그러지좀 말고
이런 이상한짓들 빼면 공연시간이 1시간 10분정도 되려나..
생각할 틈 없이 자기들끼리만 떠들다가 금세 끝난다.
(인간의 내면을 말로서 다룰때는 좀더 긴 호흡이 필요할거 같은데)
깊이있게 연극처럼 다뤘다면 훌륭한 연극이었을텐데
거지같은 자리와 이상한 무대, 정신없는 구성, 엄청 짧은 공연시간 등
모든게 6만원주고 보기엔 졸라 아까운 연극이었다.
스크루테이프가 고민하던 또는 가르치던 인간을 타락시키려는 것보다
이 연극에 이토록 많은 관객이 왜 왔는지가 더 궁금하다.
출연 : 정의욱, 이은주, 김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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