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층에 인기가 있는건지, 중년층에게 단체로 판매한건지, 지인들인지 아무튼 젊은이들이 무척 적길래 신파극을 잘못 택한것인가 생각해보지만 내용은 신파하곤 맞지 않아보인다.
글쎄.. 한국사회에서 국가 전체를 뒤흔든 세월호 참사가 바로 몇년전에 있다보니 여객선 침몰 관련 뉴스가 나오면 강건너 불구경처럼 느낄수 없게되었는데 블랙코미디식으로 여객선침몰을 담고 있는 이 연극을 편하게 웃고 있는 중년들을 보고 있자면 뭔가 알 수 없는 벽이 느껴진다.
단순히 생과 삶이라기 보다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돈을 벌기 위하여 침몰한 여객선 주변에서 시체를 찾고 있다는것이 납득하긴 어렵지만 예전 삼풍백화점 무너졌을때도 돈되는것을 가져오려는 사람들이 많았다곤 하는데 근거없는 지어낸 말도 안되는 소문으로 믿고 싶다.
아무튼 이 연극은 여객선의 침몰보다는 인간 대 인간 사이에 브로커의 개입으로 단절된 관계의 연결고리를 깊게 다룬다. 중간 한두번만 건너가면 의외로 많은 부조리들이 보인다. 내가 즐겨마시는 커피는 소매상, 수입상, 외국생산자, 노동착취당하는 노동자들 하지만 나는 향이 뛰어나다며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저들을 생각하지 않는다. 죄책감에 들지 않게 하는 조건으로 중간 판매상들에게 수수료(이윤)를 지불하는 구조, 이것이 글로벌자본주의의 민낯일 수 있다.
이런 구조로 본다면 여객선 침몰은 이 연극에선 큰 문제도 아니지만 시체장사를 한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하므로 상황을 극대화 한다. 하지만 불편한다. 기억속에는 아직도 배가 뒤집힌 영상이 머리속에 생생히 있다보니 이러한 설정을 편하게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흘러가는대로 보고 생각하고 느끼면 되는데 문제는 '물고기 남자' 라는 상징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난대없이 그 남자는 왜 배를 탄것인지(자신이 어렷을때 그렸던 물고기 남자와 똑같은 홍보 포스터를 봐서 타게됬다곤 하지만 보통 유부남이라면 가족이 함께 오지 통보도 없이 갑자기 혼자서?), 배 위에서 내가 죽게되었을때 슬퍼할 사람을 헤아릴 여유까지 있었다면 그 생각할 시간에 빠져나오면될텐데. 물론 이 후에도 빠져나와서 살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많이 죽은것으로 나온다. 상황자체가 맞아떨어지는 맛이 없지만 한정된 시간을 이용하니 그럴 수도 있겠거니 넘기려는데 그 남자의 아내는 보험료를 받으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며 즐거운 상상을 하는 장면은 또 무엇인가? 여자에게 피해의식이 있는것인지.. 아니면 지금것 잔혹성을 보인것이 남자(남자라서가 아니라 그냥 배역이 남자)라서 성비를 맞추기 위해 여자도 넣은것인가? 아니면 살려낸 남자를 죽음으로 몰아내기 위한 복선인가? 내가 죽었을때 슬퍼할 사람, 기뻐할 사람들이 없다 하여 살겠다고 구명조끼를 입고 애써서 살아온 사람이 택한 선택은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다.
엔딩을 위한 연결고리가 매끄럽질 않아서 갸우뚱. 작가가 말 하려는것이 무엇인지 알것도 같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치밀함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내용 전개는 나락에서 나락으로 계속 떠밀고 있는거 같아서 편하기 쉽지 않고, 극장내 관객들의 웃음기가 점차 사라지고 무거운 호흡만이 느껴진다. 내용 자체를 우울하게 풀어내고 있어서 세월호라는 아픈 기억이 없어도 씁씁한 내용의 연속이다.
이 작품은 1999년에 처음 나왔다고 하니 세월호(2014년)하곤 아무런 연관이 없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두군거렸을뿐)
그럼에도 아직도 모르겠다. 물고기 남자? 인어공주는 여자를 공주라 하니 당연히 암컷물고기겠지만 인어는 수컷도 있고 암컷도 있는것이지 인어=물고기여자에 국한된 말은 아닌데.. 작가가 말하는 물고기 남자는 무엇일까? 물고기남자 그림이 신기해서 곰곰히 보다가 파라다이스호를 타게 되고 그러다가 양식장을 사게 되는등 모든것이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걸까? (같은 그림을 보게 된 그 남자와의 연계성?)
서산대사의 '눈 덮인 들판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마라'라는 시가 떠오르긴 하지만............
그런데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 아닌가 관객들을 모두 다닥다닥 붙여 앉히던데 그래도 되나? 객석수 신경안쓰고 티켓을 막 팔았었나.. 라고 생각했는데 관계자께서 사회적 거리 해지 됬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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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춥다. 겨울은 늘 춥다. 단지 에너지가 적은 공기인데 왜 인간은 춥다고 느끼며 고통스러워하는걸까 카메라를 매고 시청에서 천천히 혜화동까지 걸어가려 했지만 추위때문에 포기하고 시간에 맞게 혜화동을 간다.
참회록이라.. 토스토이의 작품인 안나 카레니나와 만나며 둘간의 대화가 시작된다. 뭐랄까.. 영화 시사회에서 감독과의 만남? 그런느낌이랄까
안나 카레이나의 전반적인 내용과 톨스토이가 보는 사랑에 대한 시선? 인간의 삶에 대한? 그정도 일지 모르겠지만 저들의 대화을 따라가는데 특별히 톨스토이를 알 필요 없이 그냥 따라가면 된다.
중간 중간 대사를 못 따라가도 별 문제 안될정도로 크게 복잡하지 않다.
고전은 아니지만 현대문학도 아닌 1800년대 후반 문학들까지 현대 사람들이 이해하는데 생각보다 난해하지 않다. 직선적이면서 원초적이기도 하고 어떤 시발점이나 당시엔 우위에 있는 문학이었더라도 현대문학에 비교하면 크게 어렵거나 하진 않다. 오히여 요즘 서점에서 접하는 소설들이 비교도 안되게 난해하고 난잡하다. (좋게 말하면 난해한거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겉 멋만 든 그지 발싸게 것들)
톨스토이작 참회록과 안나 카레리나를 합쳐놓은것처럼 보이긴 하는데 이런 전개(플롯)은 흔하디 흔하다 그렇지만 연극을 보는동안 카레리나가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극중 배역을 잘 소화하는 배우의 역량때문에 내가 그렇게 느껴지는것이겠으나 사랑, 그 설래임과 두려움, 허상을 무척 잘 표현해준다.
톨스토이의 참회록은 당시 기득권층에게 지탄의 대상이 될 정도였다지만 그러한것은 지금도 마찬가지고 자신들의 위치를 흔드는 세력이 있다면 당연한 인간의 행동일것으로 보이지만 그 참회가 이 연극에서의 참회록이 같은 것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톨 역시 그 역에서 조용히 역사적 인물이 되고 소설속 인물인 리나 역시 과거 시간속 인물이 된다.
이 연극을 보고 있자면 이런 생각이 든다. 1900년대 초까지의 서양에서의 사랑이란 풋 사랑에 국한되는 것인가
많은 고전 문학들에서나오는 사랑은 미치도록 사뭇치는 사랑인데 이것은 대부분 첫 사랑일때 해당되는 것들이다. 한국도 1800년대까지는 얼굴도 안보고 혼인하는 문화가 있었고 서양 역시 부모들의 정약 결혼이거나 귀족들간의 권력 유지를 위한 전략적 결혼이 많았을테니 이들에게 사랑이란 감정은 소설속 로미오와 줄리엣같은 허상에서나 존재하는 것으로 느껴질수도 있어보인다. 그래서 저들의 사랑은 첫사랑의 불꽃같은 강렬함도 있지만 어리석음 역시 너무 많이 보인다. 소설이기때문에 과장할수도 있지만 그 시대는 그러함이 없었기때문에 그것을 표현한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당시엔 불륜이 흔한 사회라고도 하니 그 불륜은 단순한 성적 쾌락만을 위함은 분명히 아니었을것인데 이 연극을 보며 이러한 첫사랑같은 강렬하면서도 부족한 인간관계가 보여 저들의 많은 면이 아름답고 순수하게 보인다.
그런데 이 연극은 왜 이렇게 구성했는지 모르겠으나 피아노 소리가 너무 크다. 배우들이 마이크를 사용할때는 음량의 밸런스가 어느정도 맞지만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을경우엔 상대적으로 피아노 소리가 너무 커서 배우들의 대사가 너무 죽어버린다. 그리고 피아노 연주도 솔직히 조금은 별루다 피아노 연주곡을 꽤나 좋아하고 많이 듣는 입장에서 상황과 매칭도 잘 안되고 품질(?)도 좀......
차라리 배우들 모두에게 무선 마이크를 붙여서 음량 밸런스를 좀 맞추거나 피아노 음량은 최대한 좀 억제하거나.. 좁은 극장에서 그랜드 퍄노를 놓고 배우들은 생목으로 대사를 치라고 하면 이 조화가 맞겠나. 엘칸토로 질러도 맞추기 쉽지 않은게 그랜드 퍄노의 음량인데..
가급적 연주를 할것이라면 열의를 다해 연주를 하던가 뭔가 대단히 안맞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남자배우는 한명 더 쓰면 안됬던건지.. 늙은 역과 젊은 역을 한사람이 하고 있다니 여자 배우는 4명이나 쓰면서 남자도 한병 더 써서 늙은 톨스토이는 더 늙게, 젊은 브론스키는 젋고 멋지게 표현했으면 보기 좋았을거 같은데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리나는 너무 아름답고 순수하고 안타깝고 불쌍하다.
재미있으면서도 웃기엔 힘든 비극같기도 하고 희극같기도 한 중의적인 극이지만 제법 괜찮고 멋진 극인거 같다.(퍄노 소리만 좀더 작고 불필요한 연주는 좀 빼고)
연초부터 이런 멋진 극을 봤다는 것은 올해 좋은 연극이 많이 볼 수 있는 징조인가? ^_^ 그런데 리나역 맡은분과 리나 생각을 말하던 분은 누구지? 오늘부터 팬 되야지..
시청부터 걸어오면 출출해서 얼마 전부터 들르는 칼국수 집인데 맛이 특줄나진 않으나 이상하게 기분좋은 곳이다. 오늘은 1월1일이니 쉴 법도 한대 열어서 기분좋게 칼국수 한사발 후루룩... 어찌됬던 프랜차이즈보단 그곳에만 존재하는 음식점이 최고.. 그리고 크리스마스때부터 마시던 와인 몇병중 마지막.. 아~ 요즘은 코르크마개를 따면 무조건 한병이구나..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