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극장'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2.12.25 연극 -게릴라씨어터-
  2. 2022.11.06 연극 -루나자에서 춤을-
  3. 2020.09.20 연극 -엘렉트라-
연극.공연2022. 12. 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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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본의아니게 오래 걷게 된 하루였다. 짐이 무거운것도 아니었는데
15km정도 걷고 허벅지쪽 관절이 아프다니.
아무튼 가을은 많이 걸어도 쓸쓸하게 차분해져서 좋다.

그런데 이 연극을 무슨 생각으로 예매했을까?
근래엔 도통 웃을일이 없었기도 하고 연휴도 없고 회사에서 주4일근무을 할턱도 없다.
(지난 정부때만 해도 주 4일근무 회사들이 늘고 있었는데 이번정부에는 씨가 마를줄이야)
그래서 좀 웃을수 있는 연극을 찾았다.

아무튼 코믹극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웃긴것을 떠나서 도통 무슨 내용인지를 모르겠다.
게릴라씨어터는 혜화동에 있던 극장 이름 아닌가?
아무튼 보는 내내 이게 도데체 무슨내용인지 알수 없었다.
진보주의자들의 이중성 혹은 무모함을 말하는건지 세상은 강자의 편이란것을 말하고 싶은건지

적어도 기회주의자같은 매국노를 말하진 않는다.
인간의 존엄성따위도 없다.
저들은 반정부게릴라와 정부군 그 사이에 있는 일반인들 정도로
모두들 특이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것이다.

연극에서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정부군은 사람들을 탄압했다고 나온다. 게릴라들은
그런 폭정에 굴복하지 않고 나온 반정부군들이다. 다만 연극에선 이런 극단적 형태를 표현하지 않는다.

광주민주화운동때 학살당한 광주사람들과 군인들, 제주사람들을 학살한 서북청년단.
군인과 서북청년단들도 다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도 술자리에서는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었을거다.
하지만 어떤 그릇된 신념을 갖는순간 살인마로 변한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무한히 죽어가지만
시간은 저들을 용서하라고 한다. 참 엿같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시기가 그래서 그런가?
대수롭지 않게 웃고 넘기기엔 약간은 억울함이 든다.

오늘 대규모 집회가 서울에 있었다.
집회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스피커를 엄청 크게 들어놓은 세력이
경찰의 비호로 용상까지의 행진에 똥을 뿌려놓고 있었다.

이게 지금 한국의 상황이니 정부군도 사람이라며 인간미 풍기는 저 연극을
웃으며 보기엔 시기가 너무 안좋은건지 내가 과잉반응하는건지

아무튼 연극은 생선 중간 토막만 있어서 앞뒤는 관객의 몫으로 두고
적어도 무모해보이는 저 게릴라들은 자신들의 신념으로 죽어갔고 죽임을 당했다.
그리고 죽이는 선봉은 권력과 탐욕에 눈이 먼 정보군이고 지금 한국 사회와 비슷해 보인다.

바뀔수 있을까.....

출연 : 홍승일, 서민균, 오지숙, 조석준, 정유신, 김기홍, 김동훈, 성경선, 양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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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11. 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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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이태원 참사의 원인은 분명 대가리들의 야욕으로 생긴 참사가 분명해보이는데
세월호참사처럼 흐지부지 수많은 방해세력으로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고 끝날거 같다.
칼춤을 쳐달라고 뽑아놓은 이전대통령은 빙신같이 법대로만 하다가 결국은 빙신같은놈이 당선되니
바로 이런 참사가 벌어져서 또 다시 무고한 사람들만 희생되고 말았다.
이 허탈함때문인가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없다. 지금 할일이 엄청 많은데..

그래도 연극은 보고싶었는지 바로 예매하고 보러가는 내 모습이 꽤나 처량하고 무기력해보인다.

이 연극의 일부 인물도 전반적으로 무기력해보인다.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건지, 적응하기 싫은건지 아무튼 이들은 사회에 섞이려 하지는 않고
가족 사회에 안주하며 살아간다. 이런 집단의 말로는 지극히 비슷한다. 적어도 문학세계에서는
종착점이 한가지로 귀결된다. 종말, 무겁고 눅눅하고 더러우며 조용히 사라져간다.
참 우낀것이 그 끝은 이미 정해져있고 당사자들도 그것을 느끼고 있지만 누구 하나 바뀌려 애쓰지 않는다.
아니 애쓰지만 이상한 쪽으로 애쓴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난대없는 샤머니즘이 판치고 있듯 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산업사회에 적응하지 못한자라고 한다면 이것은 빈과 부에서 부를 얻지 못한자의 다른 표현일수 있다.
기회를 잡지 못한다는 의미랄까. 하지만 가난하다하여 아사, 동사, 객사 이런 의미를 갖진 않는다.
적어도 생존에 대한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집단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그런데 이 가정은 묘하게도 대부분 망가졌다. 첫째인 남자는 말라리아에 걸려서 왔는데 치료제가 있는것도 아니고
가족애가 있어보이지도 않는데 왜 온거지? 오히려 전에 있던곳을 더 그리워 하고 있는데..
아프리카 원주민이 쫓아낸것도 아니고(쫓겨왔다고 하는데 누가?)

그 외 네명의 여자들, 한명의 자식
처음 진행은 소설 작은아씨들 같기도 했다. 좀 흥겹기도 하여 상대적으로 밝고 심각한 빈민스러워보이지도 않는다.
전혀 그럴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드라마의 가장 큰문제는 굶어죽을거 같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는데 대부분 큰 집에서 잘 꾸며놓고
잘 먹으며 산다. 그러면서 돈없다고 싸운다. 전혀 현실성이 없는 설정이지만 항상 먹혀들어가는게 특이함.)

중후반 무렵부터 이 가정의 묘한 문제들이 나오긴 하는데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그네스나 로즈?
메기나 크리스는 뭘까? 왜 일을 안하는거지? 집안일을 하긴 하지만 일단 식량을 자급자족하는것으로 보이지 않으니
돈을 버는 어떤 활동이 필요한거 아닌가. 농사일이 가업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건 연극에서만 그렇게 보이는것일수 있다.

아그네스는 객사를 했고 로즈는 함께 있다가 구출(?)되어 의료원에 있다가 죽었다고 한다.
온갖 궂은일을 다 했다던데 왜 양말공장엔 취직하지 않은거지?

안톤체홉의 '세자매'와 일부가 겹치면서도 큰 차잇점이라면 '세자매'는 잘 사는 집의 1남3녀일뿐이다.
물론 가세가 기우는데 무기력한 안드레이나 나타샤때문일수도 있지만 세자매 역시
무기력하게 손놓고 있다가 당했다. 세상을 전혀 모르는 철부지 같은 환경(온실안 화초)때문일수 있기때문에
시대 변화에 못 따라갈수 있을거란 납들이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가정은 뭘까? 어쩌면 연극에서 사회부적응에 대한 표현이 미흡하여 이 가정의 문제점이
제대로 와닿지 않고 있는 것일까란 생각도 해보지만.
모두들 밝게 잘 자란 가정의 구성원으로밖에 표현되지 않는다. 그런데 시대를 못 따라가고 자멸하듯 가정이 파탄난다.
물론 모두 그런것은 아니다. 다만 전혀 그럴 이유가 있어보이지 않는데
막상 결말이 침침하다는것은 무엇인가 한국드라마의 모순과 같은 기분이 든다.

책이라면 결말에 맞춰서 상황을 좀 그려가며 인지하면 되지만 공연예술은
대부분의 감각을 무대에 의존하기 때문에 또다른 상황을 만들어가는건 어렵고 때론 무모하다.
그렇기때문에 꽤나 괴리감있는 결론이 아닐수 없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할때 생겨나는 부작용중 한가지긴 한데
연극은 생각보다 그것을 제대로 표현하진 못하는거 같다. 다만 시대와 결론만 빼면
즐겁고 유쾌하며 감동도 약간 있다.
'세자매'는 대부분 우울한 흐름이지만 이 극은 보는 내내 유쾌한데 원작을 보지 않아서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까지는 모르겠다. (과정과 결론이 좀 이상해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한 힘을 쏟은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히 잘 세팅되어 효과가 있는거 같다.

그런데 나레이션 템포가 좀 빠르고 발음이 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약간 호흡조절을 좀 해주면
이해가 쏙쏙 잘 될수 있을거 같다. 원래 이렇게 많은 나래이션이 필요한가?
춤추는 무대도 조금은 더 그럴싸하게?

찰나의 2시간인
유쾌하면 안되는 결말이지만 유쾌하고 멋진 연극이었다.

출연 : 선종남, 김보경, 주선옥, 안윤재, 방선혜, 김진희, 김수현, 한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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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0. 9. 2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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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렉트라?
고전을 아는것도 아니니 사전 지식이 전혀 없다.
하지만 트로이목마는 사람들이 좀 알거 같긴 한데
(나도 트로이목마만 알뿐 전후 내용은 전혀 모름)

아무튼 이 연극은 그 때 배경이고 소포클레스가 기원전5세기에 쓴 고전을 넘어선 고대 작품이라고 나온다.

고대작품이지만 21세기 지금에서도 손색없게 각색되어 무대에 오르긴 했는데
관련 지식이 전무하다보니 관람에 있어 좀 힘든감이 있다.
한국 고대도 아니고 그리스 신화라니..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척 많은데 나는 TV 만화정도만 봤을뿐)

소극장치곤 많은 인원이 나오는 연극인데 다들 연기도 훌륭하고
엘렉트라 희곡을 몰라도 전체적으로 어느정도 이해할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때문에
갑갑한 느낌이 초반에 잠시 드는 것 외엔 연극에 몰입하는것에 별다른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
이런 설계는 사전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연극을 관람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구성이라 할 수 있지만
연극이 조금 길어지는 단점이 있다. 그렇지만 이 연극은 전체적으로 빠른 템포를 유지하여 지루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다들 저마다 맡은 역에 충실히 임하고 누구 하나 건성으로 대하는 사람이 없는것도 괜찮은 매력으로 다가온다.
(배우가 많으면 한두사람은 대충하기도 하는데 이 연극은 전혀 그러지 않음)

비극이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사건이 발생한 후 사건의 원인을 보이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기도해서 내용을 파악하는데는 좋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아있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의 고요함과 사건당시 그리고 이후 모두 리듬이 너무 평탄하다고 해야 할지...
긴장감이 도통 생겨나질 않는다. 갱느와르 처럼 눅눅함만이 보여서 그런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시대라면 인간의 육체적 강인함도 한창 돋보여야 할텐데 영화 300만큼의 현란함은 힘들더라도
대부분의 상황을 너무 말로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보니 전체적인 느낌이 그냥 순탄한,
이미 결론지어진 그 끝을 향해 잔잔하게 흘러가는 배를 보는 느낌
(배우들의 표정은 비장함이 느끼지만 내 눈의 눈꺼풀은 하염없이 무거워진다.)

이런 극을 대형으로 만들어 휘황찬란하게 꾸며도 볼만하겠지만
소극장연극의 매력은 느끼고 생각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좋은 구성이긴 하지만 깊은곳은 좀더 어둡게, 강한곳은 좀더 철저하게꾸며
80분 남짓 되는 길지 않은 시간을 집중하게 만들어줬으면 더 좋지 않은가란
섭섭함 조금 남는 훌륭한 연극이다.

낯익은 얼굴도 있던데 다른 연극에서 봤던 기억이겠지만
어느 연극에서 봤는지는 생각나지 않는것은 모른다는거겠지 ^_^;;

출연 : 강지완,김시아,문수아,손현지,송흥진,심안나,안창현,엄태준,윤주희,정다정,조혜선,최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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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