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4. 3. 1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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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사그러들어 돌아다니기 적당한 기온의 하루
오랜만에 서울시립미술관을 들러 구본창 작품전도 보고
여유롭게 길을 거닐지만 한국은 지독한 열병에 시달리고 있어서 마음 한편이 편하질 않다.

늘 먹던 칼국수 집에선 이젠 물어보지도 않고 수제비를 칼국수에 넣어서
먹는 시간이 오래 걸려 하마터면 연극에 늦을뻔..(맛은 있지만 오늘처럼 시간여유가 없을땐 칼국수만 먹는게 좋은데)
부랴 부랴 빨음 걸음으로 극장에 도착하니 10분정도 여유가 있어서 숨도 고르고
어떤 연극일지 생각해보지만 연극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제목이 생각안난다.
티켓과 리플랫을 꺼내보면 될것인데 그러면 시놉까지 모두 읽어버릴거 같아서 제목을 모른 채 봐버렸다.

죽음에 대해 초반에는 조금 가볍게 시작하나 싶었지만
글쎄
죽음을 가볍게 넘길만한 예술가가 어디 흔하랴
온갖 썰들이 난무한다. 수많은 한자들마저 동원하면서
한자를 말한 이상 그 해석도 말을 해줘야 관객이 알아들을테니 모두 해석까지 고맙게 해준다.
이럴바엔 그냥 해석만을 말해도 흐름상 전혀 문제될것이 없어보이는데 끝까지 한문을 말한다.
심지어 리플랫에도 한자들로 가득하다.(중국인용인줄 순간 착각)

두 가정이 나오고 서로 다른 죽음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한다.
한쪽은 최대한 여파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 남은 시간을 최대한 할애하여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을 가족끼리 나누고 토론한다.
다른 한쪽은 준비되지 않은 딸의 죽음으로 괴로워 하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온다.

두 가정의 공통점은 유가족이 될(된) 사람들은 죽음을 맞이할(한) 사람에 비하여 훨씬 괴로워 한다는 것
남겨진 자들의 슬픔을 표현한것인지

나 또한 유한한 인간의 짧은 생에 대해 항상 많은 생각을 한다. 하지만 연습할수도 없고 돌이킬수도 없기때문에
항상 물음표만이 남는 결론 없는 맽음으로 지워지곤 했다. 어느날의 어떤 경험이 있기 전까지는.....

예술가들역시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원하고 추구하지만 찌릿할정도의 작품을 본 기억은 없는거 같다.

나는 아직도 영생을 하면 내가 하고 있는 모든것들의 시간이 멈출것인가란 질문을 던져보곤 하는데
들리지 않는 메아리일뿐

연극을 보다보면 갑자기 급발진 하는 부분들이 있다.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화되면
내 안에선 이상한 보호본능이 발동해 감정선을 닫아버리는 경향이 있는거 같다.
그래서 연극에서 오열을 토하는 장면은 가급적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이 연극은 그러지 않는다.
부모로서, 가족으로서의 극한의 슬픔을 몸으로 표현하니 다소 거부감으로 다가온다. 이들의 슬픔을 관객에게 돌려줄순 없는것일까?
관객이 슬퍼하지 않도록 배우들이 슬퍼해주는 것일까. 나는 가급적 내가 슬퍼하고 싶지 배우들이 슬퍼하는걸 보고 싶진 않다.
배우들은 내가 슬퍼할수 있도록 밑자락을 깔아주기 기대한다. 물론 슬퍼야 할 부분에선만 말이다.
요즘 보는 연극들은 대부분 배우들이 모두 슬퍼한다. 한국사회가 어지러우니 배우들이 대신 슬퍼해주고
극장을 나설때 관객의 기분좋길 기대하는것인지는 모르겠다만 좀 아쉬움이 크게 다가온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어쩜 그리도 청량한지.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목청에 힘이 빠지기 마련인데
이 할아버지는 산삼을 드셨는지 혼이 되어서도 목소리가 너무 쩌렁쩌렁해서 할아버진지 청년인지 도통 감이 안온다.
인물에 대한 해석이 이상한건지 연출이 이상하게 표현한건지 후반부로 갈수록 그 어색함은 지칠줄 모르는 철마같다.
조금은 아니 아주 많이 기운을 뺐다면 그가 가는 길 좀더 아쉬웠을까..

죽음을 지혜롭게 그리고 삶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기 위한 마무리는 식상하고 그다지 납득되지 않는 그냥 그렇게
아버지는 현대의학으론 거의 효과가 없어서 죽음을 택했는데 수술 후 멀쩡히 살아있고..(앞으로 치료가 많이 남았다곤 하지만)

그냥 그렇게 죽음을 생각하는 온갖 말들이 난무하지만 결론은 살아있으니 그냥 살자 정도로 보이는 연극이다.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랬던 내일이다' 라는 말처럼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한
미련과 슬픔, 두려움 같은것이 녹아들어 가슴 먹먹하면서 후련함이 남는 죽음에 관한 연극 한편이 그리워지는 연극이었다.

출연 : 조주현, 김효신, 이태식, 시민지, 박유진, 윤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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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0. 29.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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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가 드디어 시작되었지만 이날 하루는 가을 하늘의 기대치에는 못미치게
뜨겁고 몸이 끈적인다. 하지만 고궁도 들르고 미술관도 들르고 명절연휴는 이렇게
사람들을 보며 보내는 거지

엔트로피란 무질서한 에너지가 질서를 찾아간다고 보면 될텐데-그런가?-
이 연극의 제목만큼이나 비슷한 성향을 보이지만 그 흐름과 결말은 매우 동물적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진리를 알려주는 인도자(과거의 성인들같은)가 나와도 집단의 관성은
깨지지 않고 더욱더 견고해지는 모순된 동물의 사회를 보여준다.

70분 공연이라 짧은만큼 강렬하고 자극적인 것들로 채워져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이후가
지극히 지루해진다. 결말도 뻔해지고 진행도 반복되고 단조롭기때문일까.

어찌됬던 짧기때문에 지루함이 길지 않아서 끝무렵 하품 두어번 하면 공연은 끝난다.

요즘은 이렇게 짧은 극들이 많은데 시대흐름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지만 그렇게 설득력 있어보이진 않는다.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익숙한 세대는 몇시간짜리 영화등은 보기 힘들어 한다던데
천만영화가 없는것도 아니고 2~3시간짜리 뮤지컬이나 유명배우가 나오는 연극은 계속 매진되는걸 보면 지금 세대가 그렇다고 하기엔)

지금 이런식으로 짧아지는 연극의 유행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연극같은경우
좀더 심층적으로 집요하게 집단의 성질을 파해쳤다면 훨씬 기억에 남았을텐데 요약본을 본거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어차피 관객이 넘쳐나는 인기극이 아니라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것을 마음껏 표출해내도 될텐데
물론 지루하면 나같은 사람은 지루했다고 뭐라 했겠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구는것도 아니고
평생 만들어봐야 몇작품이나 만들수 있다고, 기회가 주어졌을때 하고싶은거 다 넣는거지.

난 한국 연극이 도전적이었으면 좋겠다. 미친놈 소리 들을정도의 미친 연극들
('관객모독'같은것도 좋지만 관객에게 물 뿌리는 건 좀. 예전에 정통으로 물벼락을 맞은적 있어서 ^_^;;)

아무튼 생각하게 만드는 연극이다.
집에와서 우연히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봤는데
연극이나 영화나 모두 '에휴~ 나도 다르지 않는데' 라며 깊은 한숨만이 나오게 한다.

가끔씩 자신의 족적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을때 이런 공연 한편도 괜찮을것 같다.

출연 : 이윤상, 김산, 주인서, 한필수, 이혜진, 안호주, 한동현,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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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2. 5.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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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끝자락의 힘을 내는건지 맹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바로 다음날부턴 계속 영상의 온도인데

이렇게 추운날 극장 관계자는 연극 10분전에나 입장가능하다며 추운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보통 20~30분전엔 입장가능하게 하는데 밖 길가에서 기다리라니
한두시간 남았으면 커피숍이라도 가겠건만 35분에 도착에서 15분을 밖에서 기다리는것은
짧지만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관객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희한한 공연
단 이틀 공연이라서 이런걸 준비할 여유가 없었던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무대를 보곤 알수없는 배신감이 든다.

불편한 관객석, 생각보다 많이 찾아온 관객들(꽃다발을 들고온 사람이 많다는건 대부분 초대로 왔다는 소리겠지?)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SF영화에서 잘 사는 곳과 못하는 곳(엘리시움, 디스트릭트9 등)을 나눠서 빈민가쪽을 그려내는
식상한 배경과 그속에서 생겨나는 신선함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원작자가 연출을 했으니 내용을 생략하진 않았을텐데
내용들 전개가 꽤나 앞뒤 맥락이 없다.
난대없이 저 여자를 사랑하고 그 여자는 또 생뚱맞게 다른 칼잡이 남자를 사랑한다.
제일 납득이 되는건 이 칼잡이 남자가 구멍에서 떨어진 한 여자를 소설속 여자라 생각하며
사랑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것은 이 남자가 소설을 신앙에 가깝게 대하고 있었기때문이니 그럴수 있어보인다.

그런데 안경쓴 꼬맹이는 남자 배우를 쓰지 않아서 배경때문에 초반에는 동성애자인가? 착각을 하기도 하였다.
돈까스.. 친구들과 같이 먹고 싶다는데 전단지를 보고 거세한 수퇘지로 어쩌구 저쩌구 말을 한다.
내용을 보면 돼지 자체를 볼 수 없을 환경인데 어떤근거로 같이 먹어보고 싶다고 하는걸까?

돈까스 사진을 보고 먹어본 사람은 군침이 돌겠지만, 생전 처음 본사람은 두툼하고 누런 행주같아보일텐데
이 소년은 집요하게 그것을 추적해간다. (작가가 돈까스에 대한 추억이 있는건가?)
연극을 보는 내내 이 부분부터 시작해서 그 어떤 주제도 찾아볼수가 없다.

여기에 나오는 수많은 배우들의 연기가 엄청 진지하면서 엄청 어설프다.
요즘 배우들은 상향평준화되어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의 착각이었을까?
심리적 묘사로 중요한 역활이 감정사(어린왕자의 여우같은?)인거 같은데 그 연기의 어색함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화없다. 왜저러는건지 알수 없는 존재자?
총잡이와 칼잡이가 싸우고 있는것도 우끼다. 칼잡이 여자가 구멍을 막고 죽은것은 남자 칼잡이가 공주와 윗 세상으로 갈수 있도록 한 배려인지
그냥 자살을 한건지도 모호하다. 감정사는 또 왜 그렇게 죽겠다고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짝사랑하니 절망적인 감정이 생길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나약한 사람으로 행동하지도 않는다.)

제일 특이한것은 수집가...
이 사람은 뭘까? 사람들이 가져온것을 자신이 판단하고 교환해준다?
막판에 설명하지만 자신의 창고는 텅텅비어 있다. 그런데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어떻게 있는거지?
보통 이런 상황에선 쓸쓸하고 천천히 죽어가는 늙은이가 떠오를텐데
이 사람은 갖은게 전혀 없고 그 어떤 능력도 없는데 경호하고 따르는 세력이 있다.
무엇때문일까... 그 사람을 따라야 하는 매력이나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사람을 따를때는 반드시 그 이유가 존재하기 마련인데 이 연극은 그것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
전혀 설명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마치 신적인 존재처럼 그려진다. 마지막엔 일반사람처럼 간단하게 죽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그(수집가)를 무서워 하지만 도데체 왜 무서워 하고 있는거지?
물건이 가치 없으면 막 죽이나? 그래도 될만큼 인구가 넘쳐나나?

2019년에 뭔가 선정됬다고 하는데 이렇게 어디선가 본듯한 내용들로 가득한 연극도 선정되는건가?
심지어 포스터에 그려진 산 모양(윗세상에서 떨어지는 쓰레기가 산이 된것이겠지만)은 유영국 그림을 가져온것 같은 착각마져 드는데
2020년 예술극장에서 한 포스터가 내용에는 훨씬 적절해보인다.

학생들 졸업공연한거였나?

출연 : 김지우, 최진혁, 김기홍, 이종원, 전민지, 오준혁, 김경한, 배진석, 이여진, 김성경, 이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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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 2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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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동안 바쁜것도 없었으면서 계속 미루다가 이제서야 관람기를 쓰려 하니
많은것이  잊혀진거 같다.

혜화당이란 소극장은 극장 이름은 이쁜데 좀 후졌다. 좌석도 편하지 않고
구조도 좀 그렇고. 언젠가 리모델링 해서 새롭게 태어날런지 이렇게 있다가 사라질런지..

낡은 옛것이라며 사라져가는 한국의 수많은 동내를 그려내는듯 안타까움이 물씬 풍기는 연극이다.

그 곳에서 잠시라도 버텨보려는 대복상회 주인과 딸, 그것을 적절히 이용하는 노인
그리고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기 힘든 주변 상황들

남탓하는 딸자식, 자식의 자존감을 짓밟는 부모

금수저같은 사람과 그 사람에게 빌붙어 승진하려는 사람

구태를 꼰대정신으로 이어나가는 노인과 그로 인해 피해보는 젊은이
(수십년간 신호등 없이 건넜다고해서 신호등이 생겼는데 계속 그냥 건넌다는건
자신을 대우해주길 원하는 꼰데들의 전형인가? 막걸리도 공으로 얻어먹으려 하니 그럴수도)

총 여섯명의 등장인물들이 1:1로 상황이 엮여있어서 좀 복잡한듯 보이지만 제법 괜찮은 연극이었다.
물론 상황상 짜증나는 대사들('내가 누구때문에 이러는데' 같은?)은 보는내내 답답하게 만든다.
공권력에 어쩌지못하는 서민들의 삶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

가장 짜증났던건 역시 딸의 어이없는 행동들.
많은 일들을 망쳐놓는다. 열등감때문일텐데 자존감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그 부모때문에
생겨난 현상처럼 은근히 원인과 결과를 잘 엮어놨다.

좀 아쉬운것은 혜화당 소극장이 좁고 음 반사가 심한편인데 딸의 목소리가 그 공간과
공명점이 맞는지 딸 목소리만 귀가 아플정도로 크게 들린다는것이다. 물론 기본적인 성량도 엄청 커 보인다.
톤밸런스는 좀 맞춰야 할텐데 균형감이 너무 깨져서 힘든부분이었다.

막판엔 도떼기 시장마냥 너무 소란 스럽기도 했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도 새록새록 많은것이 떠오를정도로 괜찮으면서
상황이 짜증나는 멋진 연극이었다.

출연 : 권나현, 전경주, 이채현, 김지선, 민정오, 박재철

요즘 한창 좋아하는 희석식이 아닌 증류식 소주들
그런데 한병에 만원이나 하던데 너무 비싼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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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1. 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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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빴던 연말 일도 대부분 사그러들어 어느정도 여유가 생기니
다시 보기 시작한 연극.
연말과 연초엔 미술관과 연극을 많이 보고 싶었지만 여느때보다도 못본거 같아서
작년과 올해는 끝과 시작이 기분좋게 지나가는건 아닌거 같다.

보통 연극영화 제목에서 독(Poison)이나 그 관련한 것이 들어가면 대부분 팜므파탈, 옴므파탈이 주제인게 많다.
이 연극도 그것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인간에게 위험한 실제 독과 비슷하게 인간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것은 아무래도 연애에 관련된 치명적인 이끌림,
그런 경우에 어느 한쪽은 회복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기도 하는거 같다.
(문학 소재로는 그렇지만 내 주변에서 치명상을 입은 사람은 단 한명도 못는데 문학속에나 있는 허구일런지)

아무튼 이 연극의 주된 흐름은 한 인간에서 비롯된 주변 사람들의 고통을 담았다고 해야 할지

엄밀히 따지면 극의 주인공인 혜영은 무엇을 잘못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의 집착과 광기가 스스로의 목을 조였다고 해야 맞을거 같다.

스릴러 같이 시작하지만 전체적으론 전혀 아닌거 같기도 한 연극.

흐름이 자연스럽다가도 때론 거칠고 힘들게도 한다.
그리고 혜영의 이중성은 실제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것인지도 내용이 너무 빈약하다.
물론 앞뒤 정황상 혜영이 망각하여 서현을 힘들게 하였다거나
망상으로 정호를 비참하게 만들었다거나 라고 생각해도 문제는 없어보이지만

전반적으로 타인의 감정을 아랑곳하지 않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보이는거 같기도 하다.

그러나 연극 전체가 어떤 결론에 다다르기엔 너무 짧고(초기 이벤트와 불필요하게 긴 엔딩 빼면 70분대?)
내용도 생선 한토막만 있어서 시리즈 영화 중간 한편만 본 기분이 든다.

흐름도 좋고 충분히 흥미롭기때문에 좀더 길게 구성해도 될텐데
혜영의 심리 변화의 원천을 좀더 구체적으로 묘사하여 저 사람의 행동이 어느정도 이해되었으면
좋았을텐데, 거기까지는 어려웠던건지 짤막하고 임팩트 있는 아쉬운 연극이 되고 말았다.

연극 시작때 이벤트같은건 연극에 동화되게 하기위하여  할 수 있지만
커튼콜은 뭐하러 그렇게 길게 끄는지 그 시간동안 인물들의 심리묘사나 좀더 꾸며주지..

대부분 짧은 연극들이 생선 한토막을 강렬하게 꾸미며 뭔가 있어보이게 기교만 부리다가 끝내버리는데
이 연극 역시 그 이상을 보여주진 못한다.

중간 엄마등장까진 참 좋았는데
이후 미친개처럼 달려가는 연극을 막을수 있는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출연 : 정애화, 한은선, 손우혁, 정선희, 박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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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3. 1.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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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도 끝이 보인다. 연휴랄것도 없지만
기억력이 더 안좋아졌는지 엊그제가 크리스마스같은데 벌써 1월 말이라니
나이 먹을수록 시간이 점점 빨리 간다던데 천살 먹은 산신령은 하루가 1초같을지
갓난아기는 하루가 1년처럼 더딜까

아무튼 예약해놓은 연극은 배우가 코로나에 걸려 취소한다고 통보를 받았지만 코로나때문인지
관객이 없어서인지 알수 없다.
어제 밤에 내가 예매할때 단 한명도 예매하지 않았기때문에 취소될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기때문에
더욱더 저들의 변명이 핑계처럼 들려오지만 막판 코로나는 조심 또 조심

그런데 이 연극은 거의 만석이다. 왜일까..
연극 구성이 형편없고 무대도 별볼일 없는데
내용은 제법 괜찮지만 산만하고 무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서 배우들에게 집중하기가 어렵다.

특히 나는 거의 끝 자리에 앉아서 배우들 옆 모습만 줄기차게 봤을뿐이다.
무대를 좌우로 엄청 길게 세팅 한 이유는 뭘까.. 정말 빙신같은 발상이 아닐수 없다.
관객석과 무대가 부채꼴로 생긴것도 아닌데..

그리고 안보이는 자리는 팔지를 말던가 가격을 낮추던가하자
좌우로 쭉 찢어진 무대 가장 가장자리 앞자리에 앉았는데
(무대가 이따위로 생겼을줄 몰라서 앞자리 남은 한석을 샀는데 이 모양)
이토록 안보일줄 알았다면 돈줄테니 보라고 해도 안봤을것이다.

그리고 왠 프로젝터와 쓸모없는 모니터는 그렇게 틀어대는지..(요즘시대 치고 화질도 똥)
그럴노력 있으면 대사전달에 좀더 신경좀 쓰지. 자리때문에 연극을 제대로 볼수 없더라도
저들의 대사가 잘 들리면 내용 특성상 흥미진진했을텐데 웅얼웅얼웅얼..

그런데 이 연극에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을까?
종교 냄새가 물씬 풍겨서일까?
유명배우가 감독해일까? 배우추상미나 배우이석준(이 사람은 누구지?)은 구경도 못했는데..

재미요소가 다분하지만 이상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불필요한 카메라와 모니터들 그리고 정말 짜증나는 프로젝터 스크린
연극 보러 온 관객에겐 연극만을 보여줘라. 꼭 실력 안되는 놈들이 온갖 쓸모없는 기교로 현혹하려 드는데 그러지좀 말고

이런 이상한짓들 빼면 공연시간이 1시간 10분정도 되려나..
생각할 틈 없이 자기들끼리만 떠들다가 금세 끝난다.
(인간의 내면을 말로서 다룰때는 좀더 긴 호흡이 필요할거 같은데)

깊이있게 연극처럼 다뤘다면 훌륭한 연극이었을텐데
거지같은 자리와 이상한 무대, 정신없는 구성, 엄청 짧은 공연시간 등
모든게 6만원주고 보기엔 졸라 아까운 연극이었다.

스크루테이프가 고민하던 또는 가르치던 인간을 타락시키려는 것보다
이 연극에 이토록 많은 관객이 왜 왔는지가 더 궁금하다.

출연 : 정의욱, 이은주, 김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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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7. 3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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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도 태풍이 오는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하늘은 예쁘다. 그러나 날은 무덥다.

안똔체홉의 세자매를 각색한것까지 포함하면 몇번은 본거 같은데
이상하게도 객석에 앉아 공연을 기다릴때까지는 내용이 기억 나지 않다가
극이 시작하고 10분정도 지나면 모든 기억들이 살아난다.

이 기억들때문에 긴 공연시간도 길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극 자체의 새로움이나 신선함은 없다.
그리고 산업화에 따른 패러다임변화는 이미 자본주의에 깊게 물들어버린 한국의 현실 때문에
격변기의 내용은 '옛날 옛적에'에나 나올법한 소재들이고 느낌역시 약간은 곰팡내가 나는거 같다.

그래서 극작가나 감독들이 내용을 현대화하려 애쓰지만 구관이 명관이라고 원작만한것도 없는것도 현실이다.

이번 이 극은 예전 그것을 충실히 따르는듯 하지만 배우들의 표현을 보면 묘하게 좀 다른거 같기도 하고

그런데 저들의 고향인 모스크바를 티크바라고 표현한 극은 아직 못본거 같은데 도데체 이곳은 어떤곳일까
모스크바의 옛이름인가? 체홉이 원작에 티크바라고 적은건가? 아니면 작은 변화(?)를 준건가?
(하티크바라는 희망을 뜻하는 단어를 넣은건가?)

세자매를 처음봤다면 대수롭지 않을거 같은데 매우 거슬린다.(보는 내내 티크바는 어디에 있는곳인지)
원작을 충실히 따를려면 그냥 원작대로 해주자. 불필요한 호기심을 만들지 말고..

줄거리야 다들 아는 내용이지만 묘하게 몰입되는것을 보면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템포조절, 구성등이 매우 적절한거 같다. 가끔 지루한 부분이나 오열하는 부분은 좀 어려웠지만
전체적으로 괜찮게 잘 짜여진 연극이다.

흠이라면 극장의 객석 간격이 좁은 안좋은 극장이라는 것인데
불편한곳에서 2시간30분을 집중한다는것은 쉽지 않은 일종의 고행같다.

안똔체홉극장처럼 영화극장 의자를 놓는것은 배우들께 좀 미안한 생각이 들지만
드림시어터처럼 불편한 극장은 가급적 2시간 이내의 연극을 해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아무튼 모두 아는 내용이라도 누가 어떻게 연출하고 누가 연기하냐에 따라서 느낌이 많이 달라지기때문에
(같은 출연진의 연극은 왠만해서 두번보진 않으나 또 보고 싶은 것들은 있음)
어느때는 실망하기도 하지만 이번은 좋은 선택을 한거 같아 기분이 좋다.

지금 한국의 격변기를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내 처지를 보고 있는거 같기도 하고...
그런데 왜 '마지막 세자매' 라고 제목을 지었지?
세자매 공연을 앞으론 안한다는 의미의 마지막 세자매인가?

출연 : 정아영, 천슬기, 강가연, 이재용, 윤유정, 최한, 오세윤, 이다일, 최원주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0. 4. 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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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때문에 예약했던 많은 공연들이 취소되서
토요일이 심심할뻔 했지만 다행이 할것도 있었고 취미가 이것만 있는것도 아니니 아쉬움은 특별히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버티려고 했지만 너무 습관되면 보러가기 귀찮아질거 같아서 나왔는데 다행이 취소되진 않았다.

오랜만이라곤하나 2개월이니 무엇 하나 바뀐것은 없다.
교통 안막히고 버스에 사람이 꽉꽉 차지도 않아서 쾌적한 토요일
(좋아할 일은 아니지만 혜화동 오는 버스가 너무 배차가 느리다보니)

그덕에 평상시보다 한시간이나 일찍 도착해버렸지만 아쉽게도 아르코미술관은 개관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공원에 앉아 멍때리다가 공연시간이 임박해서 갔더니
야외에서 공연을 잠시 하고 실내에서 한다는 말을 한다.

야외?
드림시어터는 지하에 주변건물들이 많아서 햇볕이 들지도 않아 쌀쌀한데 야외에서 공연이라니

그런데 그 야외공연이란게 실내 본공연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의식(주)을 해결하기 위해 일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 부여인가?
주변 건물 구조때문에 배우들을 보기 좀 불편지만 짧고 간결하게 끝나 바로 실내 극장으로 입장

극중에 나오는 예술은 무엇일까?
리플렛에 적혀있는 카뮈의 말처럼
세상을 맑고 투명하게 만들기 위한 수단일까?

예술을 시대의 저항으로 본다면 어느정도 일리가 있지만(모두 적용되는것도 아님)
그 지향점이 맑고 투명한 사회라 할지라도
그 수단인 예술이 맑고 투명한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럽고 추하며 탁하겠지.

하지만 주인공은 끊임없이 예술을 삶에 녹이려 한다.
더럽고 탁한것을 생활속에 녹여 맑고 투명하게 만든다?

중후반 얘기지만 예술적 삶의 수단으로 다른 곳보다 두배 더 주는 임금을 선택하여 자신의 신념을 꿈꾸는 주인공

자본주의사회에서 근본적인 악이라 할 수 있는 돈으로 그들의 행동을 조정한다.
예술은 주인공의 신념일뿐 현실과 동떨어진 그만의 사회

대부분 현실과 타협하지 못하는 사람은 돈과도 멀어지는데 이 사람 역시 그와 비슷했지만
어느싯점부터 자본의 특성을 이용하여 돈을 벌어 자신이 해직됬던 식당을 구입한 후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개개인의 개성을 철저하게 무시하는지만 돈의 힘으로 그들을 억누르며 세상을 맑고 투명해진다고 자위하는 주인공

잘못된 신념은 사회마져 부정하며 파괴할수 있는 그 일면을 보는거 같고 작가는 그것을 보여주는거 같다.

흐름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전개상 복권에 당첨됬다고 하는게 더 어울리지 않나?)
식당 전주인은 왜 같이 일을 하고 있는건지
전체적인 흐름이나 표현등이 부자연스럽지만 주제를 인지하고 감상하는것은 무리 없어보인다.

조촐한 무대, 소박한 연극 한편정도에 어느정도 생각을 자극할 수 있는 내용

그런데 공연시간이 너무 짧다.
야외공연 포함해서 70분정도?

공연시간이 짧다보니 상황 전개와 연결성이 부자연스럽고 거칠다.

인터넷에 보면 100분이라 적혀있어서 예매한것인데 이렇게 짧았으면
두편을 예매하거나 다른것을 봤을텐데
공연시간좀 제대로 표기했으면 좋겠다.
한시간 공연 보려고 왕복 두시간을 버리는건 좀 그렇지 않은가?

오랜만의 외출.. 좀더 걷고 싶은 날이었지만 이상하게 걷지 못한 날로 끝나버렸다.

출연 : 박현욱,어소정,최영진,김재찬,김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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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9. 1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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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지만 그다지 기분 좋은 느낌은 없다.

이 연극을 왜 선택한것이지
예전에 그렇게 실망을 해놓고 한달만에 예매를 한 이유가 무엇일까.

'다시' 라는 말에 어떤 기대고 싶은 무엇이 있었던거같다.
('다시' 만큼이나 인간에게 허황된 기대감을 선사하는 말이 또 있을까)

같은 극장에 비슷한 출연진들
같은 무대(의자만 좀더 단촐해진것 외엔)

역시나 관객은 거의 없는 편이고 대부분 아는 사람들인거 같다.
지인들이란 관객으로 때론 엄청난 힘이 되지만
해당 배우를 지인으로 알고 있다는 것은 때로는 웃지 않아야 하는 곳에서 웃게 만든다.
오늘 이런 단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때가 아니었을까. 시도때도 없이 웃어대는 통에
이 사람들은 연극을 보러 온것인지 배우를 놀리러 온것인지 가늠이 안될정도였다.
(심각하게 예의 없다거나 한것은 아님)

안톤체홉의 '갈매기' 그 것 외엔 없지만 심화버젼?
각각 인물들을 좀더 세밀하게 풀어놓은것으로 보인다.
원작의 상황을 풀어낸것이라서 내용이 전반적으로 겹친다.

그런데 저번에 봤던 그 엉성한 연기와는 다른 느낌이 드는것은 기분탓일까
아무튼 전체적으로 두시간 남짓 되는 연극 치곤 치밀하지도 않고
갈매기 전체에서 단편적인 부분들의 디테일함이 좀더 들어간것으로
세부적인 면만 따오다보니 이것만 본 관객이라면 왜 이런지 더 알 수 없는 이상한 연극이 되버린다.
(이 연극을 볼 사람이라면 반드시 갈매기 원작을 어떻게든 본 후 봐야 한다.)

독립성을 지닐수 없는 이것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지난달에 봤던 입장에선
제법 괜찮은 연극 한편 본 느낌이다.

다만 두시간이란 시간은 그들의 갈등요소로 빡빡하게 채워져있는 것이 아닌
(원작은 내용만 놓고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출연자 모두의 갈등으로 가득함)
각각의 상황마다 그들간의 심리를 좀더 깊게 앞뒤 연결없이 풀어내고 있는데
이마저도 템포가 너무 느려서 지루함이 있다.

저들의 알 수 없는 몸의 표현(이건 무용도 아니고 뭐라 표현해야 할진 모르겠음)들
니나의 절규나 표현도.(검은옷 입은 한명의 여성은 니나의 내면인가?)

구차한것들 좀 잘라내고 90분정도 만들어도 될거 같지만
태생적 한계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원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론 홀로 생존할 수 없고 연속된 흐름을 가위질 해놓은것이라서
원작에 붙여넣으면 3시간짜리 지루한 연극이 되버리니
이런면서 보면 안토체홉은 극의 긴장감이 끊기지 않도록 잔가지들을 과감하게 모두 걷어낸
뛰어난 작자이다.

감독은 왜 이걸 만든거지?(소개페이지의 구차한 말들은 뭐)
관람객도 많지 않았으니 인물들의 세부적 묘사를 요구한 이도 없었을텐데
(지난달 갈매기의 원천적인 문제는 연기 자체가 별로였다. 이번도 엉성한 사람들이 없는것은 아니었음)
물론 인물들의 심리상태를 알고자 한다면 감독이 아닌 안톤체홉에게 요구해야 할 일이기도 하고
(이미 없는 사람이니 평전등을 보며 스스로 판단해야겠지만)

아무튼 현대물로 각색한 갈매기가 아닐까 싶었던 기대는 깨졌지만
본 줄거리가 빠진, 감독 마음대로 가위질 된 파편들의 각색된(?) 갈매기 한편을 본 기분이 든다.

갈매기를 한번도 본적 없는 분이라면 비추

출연 : 주유랑, 박주리, 서람희, 김진, 김진아, 김인규, 김재윤, 김은애, 김요영,  양현규, 이하성, 남동현, 정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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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8. 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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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너무 뜨거운 여름 한낮에 이렇게 황당한 '갈매기'를 볼줄은 생각못했다.
(사실 내가 갈매기를 예매한지도 잊고 있었음)

전에 봤던 '갈매기'도 좀 실망이 있었는데 이번을 생각하면 그때 작품이 훨씬 명품이다.

등장인물들의 배경을 잘라냈는지 거의 없어서 안톤체홉의 갈매기를 보고 있다는것을 안것은 초중반이 지난후
'어디서 많이 본 내용인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부터다.(죽은 갈매기를 봤을때부터 확신이 든거 같은데 막상 갈매기도 아니라서)

이번까지 해봐야 두번밖에 보지 않았고 대본을 읽어본것도 아니라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지만
꼬르쟈(뜨레블레프)의 연기가 너무 심심하고 전위예술하듯 이상한 퍼포먼스들도 나온다.

기존 갈매기에 어떤 각색을 주어 자신만의 색을 갖고 싶은 감독의 의도가 엿보이지만
내겐 헛짓으로밖엔 보이지 않는데 그 이유는 그 의도를 파악할수가 없기때문이다.

있는 그대로만라도 제대로 만들면 많은 사람들의 연결된 끈들의 묘사가 일품일거 같은데
뭘 그렇게 구차스럽게 주렁주렁 매달아놨는지

안톤체홉 작품을 많이 본건 아니지만 이 사람 작품은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인간사를 약간 과장해서 흥미있게 표현하여
좋아하게 되었는데, 이것도 어느정도 극단이 받춰줘야 가능한것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각 인물들의 배경설명을 넣기 싫다면(초반부가 막 잘려나간 기분이 듬) 그에 맞게 설정을 좀 바꾸던가
정작 흐름은 기존대로 나가니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왜 저러는지 '갈매기'를 본적 없는 사람들은 어리둥절 할거다.
이걸 보기 앞서 1편이 더 있어야 될거 같은(프리퀄?) 강렬한 기분이 들게 하는 이상한 연극

두어명을 빼면 톤 조절은 왜 그렇게 안되는지
어떤사람은 너무 질러대고 어떤사람은 모기소리를 내고
나같은 일반인이 대본을 읽는 느낌이 드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음향은 또 왜 그런지
대사가 안들린다.

이런건 관객석 기준으로 배우들의 말소리와 배경음악등 밸런스를 조절하지 않나?
배경음악때문에 말소리가 안들리는데도 콘트롤쪽에선 음악소리를 줄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초기 셋팅값을 기계적으로 틀기만 할뿐인가)

아무튼 대단히 이상한 연극임에는 틀림없다.

그나마 황당한 대목에서 관객이 잠깐 웃었지만 그냥 황당한 대목일뿐
안톤체홉의 '갈매기'가 갖는 이들의 심리적 갈등은 전혀 보여주질 못한다.

연출의 글이라며 예매처에 있는 걸 읽어보면 온갖 있어보이는 말들은 모두 넣어놨지만
막상 연극은 그렇다.

연출의 예술성이 높아서 내가 이해못하는것일수도 있지만
대중예술이니만큼 그 수준을 좀 낯춰서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커튼콜은 확실하게 구분할수 있도록 해서 관객이 연극의 끝임을 알수 있도록 해주자.
커튼콜때 어쩌면(정말 어쩌면임) 박소 소리 한번 못 듣고 끝날수도 있겠단 생각이 오늘 문득 들었다.
연극이 끝나서 배우들이 인사하지만 그 모호한 경계때문에 관객들의 적막
그래서 내가 급한마음에 냅따 박수를 치니 다들 따라서 -.,-;;
(인사할때 사진 한컷 찍으려고 했는데 타이밍을 놓쳐서 한컷도 못 찍음)

무더운날, 시원하지 않은 소나기와 개운하지 않는 연극
하지만 집앞에서 먹는 달콤한 팥빙수는 혼자 먹는게 익숙해졌는지 맛나게 먹으며 여름나기를 한다.

출연 : 조경미, 도유정, 홍달표, 박주리, 이가은, 이수민, 서담희, 이대한, 양소낭, 임광진, 심인규, 김재윤, 김은해, 전다록
유종휘, 김영호, 김요영, 이규빈, 김동하, 양현규, 채희원, 박혜영, 이재윤, 남동현, 박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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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