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0. 10. 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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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상반기에 예정되었던 판소리 4편이 모두 취소 되고
하반기 첫 공연도 취소되어 이후 3편도 모두 취소되려나 싶었는데 코로나바이러스가 진성세를 보여
취소되지 않고 다행이 진행되었다. 그래서 올해 처음 보는 판소리 공연이다.

심청가를 그 동안 몇번은 본거 같다 그런데 4시간을 한적이 있었던가? 아무튼 이번은 4시간 공연이다.

심청가는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지는 부분을 넘어서면 그 다음부터는 내용이 거의 후반부라서 크게 지루함이 없는데
초중반부까지는 한문을 많이 알아야 하니 창자의 발음이 또박 또박해도 이해못할 내용들이 많다.

그렇지만 전라도억양에 판소리 특유의 발음까지 섞이니 심청가 대본을 두세번을 읽었음에도 대사가 귀에 들어올리없다.

이번은 왠일로 무대가 바꼈지면만 무대에 돈을 쓴 흔적은 볼 수 없다.
관객과는 불필요하게 멀고 4시간 공연을 보기엔 의자가 너무 저질이다.

그리고 역시나 자막은 어디에도 볼 수 없다.
말을 이해 못하겠다는 하소연이 주변에서 들여온다.

언제봐도 공연의 세부적인 기획은 그지같다. 그냥 저렴하게 볼뿐 모든 불편함은 관객이 감수해야 한다.

이번엔 코로나로 듬성듬성 앉게 되었는데 그마저도 빈틈이 많다.
몇일전에 더 좋은 자리가 있나싶어서 예매를 눌렀더니 예매할수 있는 자리는 없던데
한칸씩 띄어 앉으니 자리가 널널하고 좋긴 하지만
이렇게 빈자리가 많이 있다면 관객을 좀 모아서 앉히게 하는 센스가 저들에겐 없는걸까?
관객이 모여있으면 공연하는 사람도 시선처리하기 좋을텐데
부채꼴 모양의 관객석이라 한 구역만 줄어들어도 서로 좋을텐데, 노인들은 앞쪽 빈자리에 좀 앉히고

아무튼 운영은 고지식한것을 넘어서서 좀 멍청해보인다.

그나저나 김영자명창의 소리는 정말 뛰어나다.
특유의 못알아먹겠는 발음은 좀 그렇지만 아니리에서 돋보이는 연기력이 일품이다.
몇시간을 노래 부르면 목이 잠겨서 목소리가 거의 안나올텐데 처음과 크게 다름 없는 힘을 선보이는데
69세라는게 믿겨지지 않을정도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뿜어내니 오히려 내가 힘에 부치는 느낌이 든다.

시작한지 한시간이 지났는대로 목이 안풀렸다고 하소연하실정도니
과연 후반부에 소리는 확실히 다르다.
오랜 기간 수많은 공연과 연습으로 다져진 기개를 느낄수 있으며 뛰어난 연기력으로 들으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판소리는 한문이 많이 나오기때문에 이런부분은 이해하기 어려워서
뭔가 대책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계속 이대로 진행됬다간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질거 같다.

4시간동안 대장정의 끝이 났음에도 김영자명창께서는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조용히 관객을 향해 인사하고
들어가신다. 그것으로 이 훌륭한 무대는 끝이 났는데 품격있는 고수의 마무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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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6. 2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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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늦봄이다.(절기로는 하지)
더울법도 한데 바람 잘 불고 건조하고 청명하다.

조금 일찍 끝났다면 남산을 걸어올라갔다가 내려오려 했으나 어김없이 4시간정도 공연

한사람이 몇시간동안 혼자 공연한다는게 쉬울리 없을게다.
(혼자 노래방에서 4시간동안 노래를 부르는것도 힘들텐데 관객이 있는 공연을)

판소리 완창 무대는 처음이라는 최호성 소리꾼(올해 33세라고 하는거 같음)

아직 십여편밖엔 못 봤으나 남자 소리꾼은 여지것 두번인가? 세번인가만 봤고 모두 여자 소리꾼 일색이다.
예전엔 모두 남자만 있었던 문화였다고 하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밀려났을까
여자라고 손쉽게 소리꾼이 될수 있는것도 아니고 어차피 노력은 비슷할텐데
해설자 말대로 청소년 변성기때를 넘기지 못하는건지
아무리 그래도 여자와 남자는 그 음색이 다르고 느낌이 다르니 노래의 맛이 완전히 다르다.(대중가요를 들어봐도)
이렇게 성비가 적당하지 않다는것은 소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매우 아쉬울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초반 시작할땐 좀 잠겨있는듯한 답답함..
그리고 특유의 전라도 방언과 알아들을수 없는 발음들

한시같은게 나오기라도 하면 음 자체를 들을수 없을정도이다.
물론 이번 역시 자막은 없다.(이 놈들은 분명 한국의 창소리가 죽어 없어지길 바라고 있거나 대충 대충 기획하며 월급 받고 있거나)
알아듣기 쉬운 대목이 나오면 호응이 올라가는게 눈에 보일정도인데 관계자놈들은 전혀 그것을 신경안쓴다.

이사람의 목은 아직 미완성인가
목이 잠겨있는건지 아니면 원래 이런건지 알쏭달쏭하다.
그리고 입을 양 옆으로 찢어 말을 하니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들다(남자들은 좌우로 많이 벌리는거 같음)
(심청가 대사집은 대략 너댓번정도 읽은거 같고 본것도 춘향가 만큼 되니 중간에 갑자기 들어도 어느 대목인지는 알지만
문제는 말을 알아들으며 보는것과 외우고 있는것을 끄집어 내며 보는것은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가끔 고(故)김소희 명창의 춘향가완창을 듣는데 이분것을 듣다보면 대사집이 필요없을정도로 명확하며
연기력 또한 대단하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듣다가 좀 슬픈 대목이 나오기라도 하면 갑자기 눈물이 날거 같아
사람들 많은곳에선 가급적 안듣게 될 정도다.

어떤 사람의 심정을 전달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말속에 담긴 의미가 제대로 전달된다는것인데

젠장 거의 못알아들을정도로 창을 하면 도데체가 무슨 전달이 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한문이야 음만 들어서는 소귀에 경읽기 마냥 알수 없으니 어쩔수 없이 해석한 걸 다시 읽어봐야 하지만
대중성을 잃지 않기 위해선 의미전달이 명확해야 하는데 그런경우는 극히 없는거 같다.
(안숙선 명창의 소리 역시 발음이 또렷하게 들리는 편이며 연기력이 뛰어나니 각광받는것 아닌가)

아무튼 이렇게 알아듣기 어렵게 공연하는것 치곤 목소리 큰 지인들이 많이들 왔는지 호응은 전반적으로 매우 좋았지만
그냥 그들만의 잔치처럼 보였다. 오늘은 더욱더 우낀 느낌을 받았는데 전라도 토속 문화 잔치 같은 느낌까지 받았다.
좀 진한 전라도 방언, 억양
전에도 전라도 말이란건 알고 있었지만 오늘처럼 강하게 들린적은 없었다.
아마도 대사가 귀에 안들어오니 그 특유의 억양만이 들어와서 그런게 아닐까싶다.
그만큼 집중하기 어려운 상태.

목 음역도 아직은 좀더 연마해야 할거 같고
(남자들은 대금의 청같은 특유의 귀청을 간지럽힐정도의 강렬한 쇳소리가 있는데
이 분은 아직은 그런게 적어서 판소리보단 민요나 공연을 위해 다져진 목 같단 느낌이 더 강하다.)

그럼에도 4시간 가량 엄청나게 힘들었을텐데도 불구하고 굳건하고 당당하게 이끌어가 가는 모습은
그동안 봐왔던 다른 사람들 못지 않은 기품있는 멋이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 무렵엔 힘이 없어지는 느낌인데 이 분은 더 몰아붙여 힘을 쏟어내는 강렬함이 있음)

처음이라 긴장해서 약간의 조급함이나 목이 덜 풀린거 같다거나 발음이 이상했지만
일취월장할 큰 재목임에 틀림 없을거다.
부디 열심히 공부하여 찌릿찌릿한 판소리를 선사하여주길 기대함

다른 문제로 공연기획자는 계속 이딴식으로 편성할건가?
판소리 다섯마당이라 하는데 작년 초부터 올해 중반부까지
적벽가 한번, 흥보가 한번 그 외엔 모두 춘향가와 심청가 일색이다.
수궁가는 아직 구경도 못했다.
춘향가와 심청가가 인기가 많다손 치더라도 적벽가는 삼국지연의의 적벽대전과는 느낌이 크게 다르니
충분히 즐길수 있어보인다. 내용을 보면 군사들이 질질 짜는 대목들이 워낙 많아서 그다지 남성에게 어울린다거나 하지 않는데
오히려 그 남성성을 풍자하도록 한거 같은 느낌까지 든다.(찌질하고 비겁하고)

흥보가는 내용 자체가 워낙 유명하기때문에 접근성이 대단히 좋으니 사람들이 쉽게 다가올수 있는것에 반하여
공연횟수가 없고

수궁가(토끼 간 먹으려는 용왕의 얘기)는 약간은 좀 멀게 느껴질수 있지만 글쎄 판소리 12마당중 살아남은 5마당중 한가지니
재미는 어느정도 확보되어있다는걸텐데

결국 무엇이 나와도 손색없는것들만이 현재까지 살아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이대로 갔다간 춘향가와 심청가만 살아남고 나머지 3가지는 그냥 연극정도로만 남는게 아닐지

1년 2분기로 나눠 분기당 4편씩 한다면 적어도 3편은 서로 다른걸, 1년 8편중 판소리 다섯마당은 모두 넣자.
이게 뭐냐? 같은걸 두개씩 연이어
전 사람과 누가 더 잘했나 비교당하길 바라는것인냥 이따위로 편성하다니

그나저나 얘들은 분명 녹음이란것을 할텐데 이건 어디서 들을수 있는것일까
무료로 풀기 싫으면 돈을 내고 듣게 해주던가 동영상을 손쉽게 접할수 있도록 좀 해주던가
하여튼 꽤나 조잡한 기획집단이다. 마지못해 하는냥.. 작년에 썼던 무대를 올해도 또 써먹고
관객과의 거리는 더럽게 멀고, 기본이 3시간 공연인데 공연장 의자는 엿같이 불편하다.
이럴바에 차라리 바닥에 등받이 의자와 방석깔고 앉는게 더 편할수도 있다.

오늘 관객은 절반정도밖에 안찼다.
이게 다 너희 기획관계자들 때문이란것을 알고는 있는것이더냐?
보기 편하게, 몸이 편하게, 가격이 싸다고 무대를 후지게 만들지 말고
하늘극장의 정신산만한 천정 구조물은 안보이도록 좀 막고

명색이 국립극장인데 더럽게 안이쁜 주변 가건물들
(세계적으로 이런 엿같은 컨테이너 가건물을 국립공연장의 쉼터라고 만들어놓은 나라는 한국밖에 없을거 같음)
그리고 공사하는 소리들 (공사는 평일 공연없는날 하면 안되나? 왜 휴일에 사람들 공연보러 오는날 지랄들인지)

이런건 기본적으로 이쪽 수장을 갈아치우는게 가장 효과적일텐데
공연예술을 사랑하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길 진심으로 바라는 그런 사람이 수장으로 있어야
이따위 짓들을 안하지.. 에이..

계속 보면 볼수록 디테일한 그지같음과 천박한 운영이 보여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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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5. 2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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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가방을 구입가에 맞먹는 가격으로 수선에 맡겼지만 한편으론 홀가분하다.
아마 공연을 보기전의 기분이 이와 비슷할까, 보기전엔 왠지 걱정이 되고 일같이 느껴지다가도
공인을 보고 끝난후엔 보기 잘했고 뿌듯한 기분을 안게된다.

이런 기분이 판소리 완창 시리즈에선 특히 더 크게 다가온다.

일단 공연시간이 짧은게 3시간 길면 6시간(소개하는곳에선 8시간도 한다지만 이건 있을까 말까 한정도고
대부분 줄이지 않으면 순수하게 5시간정도에 중간 쉬는시간-인터미션- 두번정도와 소개하는 시간 포함하면 6시간)

오늘 하는 심청가는 4시간(쉬는시간, 소개시간 포함)
그런데 이 공연시간은 공연장에 와야만 알 수 있다.
물론 어느정도 할거라고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안나오는 경우도 허다함(이번도 홈페이지엔 3시간이라 적혀있음)

나같이 끝나는 시간에 별 문제가 없는 사람은 관계 없지만
가정이 있고 약속이 있는 사람들은 어쩌라고
좀 길게 할 예정이면 좀 일찍 시작하면 그래도 끝나는 시간이 너무 늦지 않을텐데

4시간 공연인 오늘은 7시무렵 끝났지만 홈페이지 내용대로 3시간정도로 생각하고 이후 약속을 잡은 사람은 어쩌라는건지
공연 한시간 분량인 끝부분을 빼면 피날레를 모두 날려야 하는건데
조금 긴 시간 공연을 할거면 좀 일찍 시작하고, 어느정도 예정된 시간을 미리 공지하는게 현대사회에 맞을텐데
고급 공연예술이라고 모든 관객이 널널하게 시간 조정을 할 수 있을거란 거만함은 좀 안해줬으면 좋겠다.

심청가는 이번이 3번째?
대사를 읽은것도 3번정도 되었나
아직 대사를 읽을때 소리꾼의 그 소리가 연결되지 않아서 크게 와닿진 않지만
(춘향가같은경우는 대사집만 읽어도 이젠 막 슬퍼져서 지하철에서 읽다가 울컥울컥 거릴때가 있음)
그래도 청이가 아버지에 대한 한탄은 글로 읽어도 그 슬픔이 바로 전해진다.

몇번 읽고 몇번 보다보니 내용이 점차 상세하게 들어오고 있는 와중이긴 한데
좀 이상하긴 하다. 아버지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신공양으로 죽는다?
그리고 죽은 부인도 남편을 신 떠받들듯 한다.

문학은 그시대의 사회문제를 대변 할텐데
그렇다면 이게 나올 당시엔 남편를 천대하거나 자식이 부모를 우습게 알았다는 것일까?
유교적 사고는 적어도 부모에 대한 공경(효)은 끝이 없을텐데
이런 사회에서 이런 문학이 탄생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이렇게 독하디 독한 문학작품이 탄생했다는것은
군사부에 대한 공경이 땅에 떨어져버렸다는것으로 보인다
(춘향가역시 신분 차별에 대한 것이라 하지만 내용을 보면 창녀취급 받는 기녀의 자식이 수절을 한다?라는 독특한 설정을 한다.
이것은 당시의 성문화가 매우 부적절했기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일부종사와 거리 먼 대상이 수절을 한다는 것을 주제로 해서
경각심을 주려 했던것이 아닐까싶다.)

이러니 남편을 위해 미친듯 밤낮없이 일만 하면서도 장님이라 일하나 못하는 남편을 받들며 살고(뺑덕어미가 훨씬 현실적임)
아버지를 위해 동냥까지는 할 수 있겠지만 먹고 사는것도 아니고 눈뜬다는 중의 말을 들어 절에 시주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해치는 행위를 나이 15세때 한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보다 극적인 구성을 위해 이렇게 설정할수도 있지만 이게 먹히는 사회였고 좁은 공간, 돈 많은 사람들 아니면 초빙하기 힘들었던
판소리 장르에 이런게 유행했다면 역시나 꼰대들의 바람이 깃들어 있는(노인들이 대우 못받는 사회에 대한)듯 하다.
지금 어딘가에서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거리를 배회하는 노인들에게 심청전을 보여주면 이들은 눈물을 흘리겠지.

각설하고
소리꾼 오민아씨의 목 음색은 낯익으면서도 그리 선호하는 목소리는 아닌데
너무 거칠다고 해야 하나
쇳소리를 넘어서서 굵은 사포에 긁는 듯한 소리가 난다
음역도 넓은 분 같은데 이러니 절규하는 부분에선 대단히 돋보이지만
아니리(가락이 없는 일반 말)에선 좀 그렇고
일인다역을 해야 하는 이상한 장르에 걸맞는 다양한 연기력이 돋보여야 하지만 좀 아쉬움이 남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민아 소리꾼의 소리에서 기력이 빠져나간다는게 느껴지고
몸 콘디션이 안좋은지 물을 자주 마시는 모습이 좀 안쓰럽다.

이 사람의 소리를 듣다보면 툭!끊겼다가 숨이 이어지는 곳들이 종종 보이는데
왜 그런지 모르지만 대단히 어색하고 신경에 거슬리지만 숨을 끊는 이유를 모르겠다.
고수와 박을 맞추기 위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개인 스타일인지 무엇인지
소리가 좀 여유롭게 박을 이어가면 좋았을텐데 약간은 조급해 하는거 같기도 하고
뭐에 쫓기듯 막 달려가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약간 트리지기도 한다.

하지만 흔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걸걸함에 호탕하며 여유있는 이분의 목은 어떤 대목이라도 여유있게 소화해낸다.
가끔 어떤 소리꾼은 특정 소리를 내기위해 얼굴이 찌푸려질정도로 쥐여짜듯 소리내는데
이분은 모든 부분, 모든 대목이 여유롭고 호기로워 매력과 호소력 깊어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어떤 대목은 녹음했다가 다시 듣고 싶을정도로 강한 인상을 줄정도

막판엔 결국 눈물샘이 살짝 열리기도 해서 닦아내느라 눈꼬리가 쓰리다.
방아타령은 이 처량맞은 심청가에서 그나마 즐거운 대목인데 빠진건 좀 섭섭하지만
이런것들이 다 포함되었다면 5시간 공연이 되었겠지

훌륭한 사람들의 공연을 또 보고 싶어도 도데체 어딜 가야 찾을수 있는걸까
공연장을 나오면서 이사람 공연을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을 되돌릴수 없고
이런 무대에 언젠가 또 서게 될때 내가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판소리는 되돌릴수 없는
시간같은 존재로 지나치는걸까

언제쯤 자막이 달릴까?
오늘 보니 일본인 관객도 있던데 이 사람은 어떤느낌으로 봤을까
발음이 독특해도
청각이 좀 안좋아도
모두 즐길수 있게 공연에 방해 안되는 자막이 달리는 그날을 위해..

그런데 알고 있을까?
이 공연극장의 의자가 연극 소극장의 후진 의자 수준이란것을
이런곳에서 서너시간 이상 공연을 보는 곤욕을 치뤄야 한다
객석 바닥을 나무 마루 바닥으로 만들어 공연도중 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나무면 무조건 좋은것처럼 생각하는 또라이가 설계한거 같음)
천정은 온갖 구조물로 잠깐 고개라도 들라치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조명과 음향 이외엔 좀 안보이게 막을수 없나?)

참 그지같은 공연장이다.(혜화동 초라한 소극장도 이보단 좋음)
소리하는 사람과 보는 사람은 이렇게 쓰레기 같은 공연장에 있는것이다.

명색이 국립극장이고 한국의 전통중 최고로 치는 판소리 공연을 하는곳이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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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시간이 어중간해서 월차를 내고(여지것 일을 하면서 연월차란걸 써본적이 없는데)

낮 시간엔 안경을 새로 구입하려고 남대문쪽을 배회하는데 전에 구입하던 업체가 사라져서
새로운 안경점을 찾다보니 감기에 걸려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 콧구멍을 휴지로 틀어막고 있는 신세다.

날만 좀 푸근해도 간만에 평일 쉬는 날이니 이곳 저곳 돌아다니려 했지만
너무 추워서 안경 맞추고 바로 집으로 직행. 공연까지는 너댓시간이나 남아있으니 어쩔수 없다.

판소리 완창 2018년 시리즈도 이것으로 마지막.
내년 상반기것은 이미 예매를 다 해놨지만 아무튼 올해는 이것으로 끝

안숙선 선생 음반을 가지고 있고 예전엔 좀 많이 들었었기때문에 기대되는 무대지만 감기도 신경쓰이고
저녁 7시에 시작하는 공연이라 몇시에 끝날지도 신경쓰인다.(다음날에 출근도 해야 하는입장이라)

왜 평일에 공연 일정이 잡혔는지 모르겠지만 판소리 같이 시간이 긴것은 아무래도 쉽지 않다.
앞으론 자중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아예 연차를 이틀연속으로 쓰던가.

이번 판소리는 완창이지만 분창이라 해서 몇명이 나눠서 공연을 하기때문에
완창이라도 그 느낌은 좀 다르다.

창자가 바뀔때마다 새롭기도 하고
다시 분위기를 잡아야 하니 잠시 어색한 기분이 든다

게다가 5명이나 나눠서 부르다보니 한사람 한사람이 맡은 양이 많지도 않은거 같다.
안숙선선생의 제자분들이라 하던데 아마도 제자들의 경험을 위해서 함께 한것이 아닌가 싶지만
이번 공연의 주 목적은 안숙선선생의 판소리를 듣고 싶어서였는데
분량이 너무 적어서 실망감이 적지 않다.

절반정도는 제자분들이 하고 절반정도는 직접 하신다거나 하면 모를까
전체중 가장 적은 분량만을 하신다는게(연세가 있으시니 무리가 될수도 있지만)

이럴거면 포스터 사진도 제자분들과 함께 찍던가..(단독무대도 아니고 주된 무대도 아닌데)

제자분들중 박성희란 분은 여유넘치고 목소리도 참 좋아서 팬이 될거 같다.
(소리꾼의 팬은 음반도 구하기 힘들고 공연을 어디서 하는지도 정보가 마땅하지 않아서 의미 없으려나)

모든 분들의 각양각색 그 특색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은점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점도 보인다.
이래서 판소리는 가능하면 한사람 하는게 나은것일까?(다른 사람과 비교되면 아무래도)

심청가가 이번으로 3번째인가 그런데 잘라도 너무 자른거 같다.
밤11시가 다 되서 끝났지만 공연시간대비 창자들의 템포가 좀 느려서
많이 잘라버려 아쉽다. (내용을 줄이는건 창자 마음이라 하지만 내용을 적절하게
줄이고 늘려 내용에 지장없도록 하는것도 능력아닌가?)

맹인잔치 대목부터 안숙선 선생께서 하셨는데 원래는 방아타령부터 하신다고 하셨으나 잘라버리고
마지막도 일부분 잘리는등 전반적으로 섭섭한 공연이다.

아무튼 올해 마지막 판소리공연은 이렇게 끝이 났다.

이번 공연은 감기걸려서 집중력도 떨어졌지만 그냥 저냥 코감기로 머리속이 멍할따름이다.

내일은 연극을 봐야 하는데 감기가 나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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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은 시원해서 잠자기 좋은데 밖은 더워서 걷다보면 끈적인다.

저번달 장장 6시간 공연 춘향가를 보고 이번도 이렇게 긴 공연인가? 기대반 걱정반 하였으나
이번은 중간 쉬는 시간 15분과 해설 20분 포함 3시간 공연으로 저번에 비하면 비교적 가볍다.

심청가가 원래 이렇게 짧은건지 강산제가 짧은건지 모르지만 아무튼 2시간30분정도로
부담없이(?) 즐길만 하다.(음악극-뮤지컬-도 2시간 넘는건 흔함)

지난달 완창 무대 한번 봤다고 조금은 여유가 생긴걸까?
뭔지 모르지만 1부에선 머리속에 잡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선다.
콘디션이 나쁜것도 아닌데 이곳 저곳에서 휴대폰 불빛들이 산만하고
한시간만 있으면 중간 쉬는 시간이 있으니 그때 나가면 될것을 왜 그리도 공연 중간에들 나가버리는지
(공연을 적지 않게 보는 입장에 이런 현상은 낯설다)

무엇보다고 속상한것은 도무지 못알아듣겠다는 것이다.
춘향가보다 훨씬 심각하다.

당시 대중예술의 중심이었던(중심 맞나?) 판소리란게 이런것이었을까?

지금과 말이 달라도 어느정도 이해될법 한데 특유의 창법으로 말 자체가 들리질 않는다.
(아니리 같은것은 일반적인 말이니 잘 들림)

그렇다고 매표소에서 팔고 있는 대사집(?)을 사서 읽는다면 공연예술을 보러와서 공연은 안보고 책을 읽으라고?

저번에도 그렇고 이번도 그렇고 다음달에도 별반 다르지 않을거 같은데
한국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고 좋아해주길 바란다면 최소한의 조건으로 내용은 이해되야 할거 아닌가?

전반적으로 한문(속칭 문자)이 섞여있더라도 일단 음이라도 들리면 어느정도 앞뒤 상황을 맞춰
이해할수 있으니 한글 자막정도 뒷쪽에 표기하면 되는데 그걸 안하고 관객에게 넘겨버리는 무책임함이 보인다.

뒤 어느 관객들은 창 하는 유영애 명창은 못 보고 책 읽으며 귀로만 듣다보니 고개를 들수가 없다는 대화가 들린다.

곰곰히 그리고 가능한 집중해서 듣다가 불현듯이 떠오른 느낌은
국가에서 예산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면 한세대도 안되 모두 사라지겠구나.. 란 암울한 미래가 보이는거 같다.
아무리 위대한 대중예술이라도 대중이 사라지면 그건 귀신일뿐. 대중이 그것을 듣고 보고 느끼게 하기위해서
손쉽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 그에 대한 아무런 배려조차 없다는게 한국 국악의 현주소일거다.
(그들이 선택한것은 팔고 있는 대사집이 배려의 전부)

명창과 고수는 온힘을 다해 몇시간동안 관객을 위해 공연을 하는데 관객은 함께 좋아하고 싶어도
무슨소린지 이해 못해 외면한다면 이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그러고서 사람들이 국악을 외면한다며 신세한탄을 한들 무슨 소용 있을까?

일흔이란 믿기지 않는 나이로 몇시간의 어마어마한 공연을 하는 분들의 무대를 볼 수 있다는것은 행운이지만
십분의일도 이해못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어렷을적 TV에서 밤 특정시간에 가곡 한곡씩 부르는게 있었는데(프로와 프로 사이에 가곡 한곡 부르고 끝났음)
그때도 서양 가곡 특유의 창법때문에 한글 가사가 전달이 안되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끊임없이 해댔고
그로인하여 한국말가곡은 답답한 기억만이 남아있어서 점차 나이들면서 한국말 가곡을 전혀 안듣게 되었다.

하지만 모순되게도 서양가곡은 무척 좋아하는데 이렇게 같은 장르이나 결과가 다른 이유는 시작점이 다르기때문일거다.
둘다 못 알아들어도 한쪽은 가사를 별도로 봤고 다른 한쪽은 가사를 보지 못해 의미 전달에 큰 장벽이 자리하고 있었기때문이다.
의미전달..
내가 이것을 좋아하게 되거나 혹은 관심없게 되는 가장 기본이 되는 것.

지금의 판소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
판소리와는 다르게 민요(잡가류)는 접근도 쉽고 전달력도 뛰어나서 무리없이 즐기고 있는 음악이다.
(장르별로 선호도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며 좋아하면 계속 듣고 시들해지면 다른 음악을 들을뿐임)
그리고 대중성을 위해 무던히 노력도 하고 변화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거 같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위치를 보면 판소리는 얼마나 더 작을지..

문자는 내가 직접 찾아보는 수고를 할지언정 판소리 전체 흐름을 이해하려면 자막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어로 바꾸는 시도도 하지 않을거라면(일부 쉽게 풀이해놓는것은 있지만 그건 판소리하곤 장르가 다르니)
한국에서 국악이 사라지길 원하는게 아니라면
한국말을 아는 사람이 처음 들었을때 내용 정도는 알 수 있는 최소한을 기획해라..
그러지 않으면 앞으로 국악은 한국에서 살아남지 못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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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