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1번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2.06.18 연극 -파수꾼, 개인의 책임-
  2. 2019.12.21 연극 -라스낭독극장-
연극.공연2022. 6. 18.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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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두편의 연극을 이어서 하는 단막극으로 되어 있다.
옴니버스형식은 서로 약간씩은 연결되어 있지만 이것은 각각 다른 연극이다.

파수꾼이란게 엄청 낯익지만 마땅히 기억나진 않는다.
하지만 내용은 대단히 익숙하다.

기존 체제의 연속성과 당위성, 유지하기 위한 불합리성
이러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괴리, 그로 인한 고통, 그것을 이용한 기득권층

이 희곡이 나온지 반백년이나 지났고 비슷한 내용들이 없었던것도 아니라서
신선함은 전혀 느낄수 없었다. 그냥 짧고 시끄럽게-북치는 소리때문에- 봤을뿐

그나마 엔딩에서 비참한 심정으로 북을 치며 조명이 꺼져갈때의 여운은 제법 괜찮았다.
이 연극의 하일라이트라 해야 하나? 그러기엔 너무 끝부분인데..

체제를 지키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이 정당하지 않아도 될까?란 의문은 현대사회에서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주제로 한국의 바로 전 정부(문재인)와 이번 정부(윤석열)간의 차이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고통받은 사람들이 즐비하지만 합법적으로 정당하게 처리되야 한다며 참고 인내하는 전정부
개소리 집어치우고 내 마음대로 할거야라는 이번 정부

하지만 어느상황이던 고통받는것은 힘없는 사람들 뿐이다. 어차피 기득권층은 어떤 짓을 해도 보호받는다.
한국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받쳤음에도 차별받는 나라니 당연한 결과일까 (현충원을 가면 바로 보임)

아무튼 어떤 것이든 해결되지 못한다. 그냥 일부는 그것으로 고통을 받고
일부는 그것으로 혜택을 받을뿐
이 연극은 그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식상하다.

출연 : 최태식, 정채윤, 전혜린, 김주영

-개인의 책임-
이 연극은 뭐랄까? 난해하다.
불쾌하기도 한거 같고 아닌거 같기도 한거 같고

내용 자체는 남녀간의 흔한 인생 갈등이다. 다 큰 성인들이니 성장통이라 하기엔 그렇지만
아무튼 임신, 결혼 같은 어디에서나 볼법한(실제론 그렇게 흔하진 않음) 소재들이다.

문제는 이것을 풀어내는 방법인데
다른 연극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거 같지만 보는 내내 저들과 나(관객)와의 거리감이 매우 크게 느껴진다.

연극과 관객은 엄밀히 따져서 독립된 객체들이기때문에 타자 입장일뿐이지만 연극 속으로 들어가는
무엇인가 있다. 그런데 이 연극은 그것이 전혀 없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관객을 배척할수 있는지도 신기하지만
내가 저들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관음증이 걸릴거 같은 불쾌감이 밀려올정도다.
한강 고수부지에서 서로 다투는 연인의 대화를 엿듣는 내 모습을 보는거 같은 기분좋지 않은 상황이다.
객석에 앉아서 저들을 보고 있자니 민망하여 일어나 극장을 나가고 싶은 기분은 오랜만에 느껴본다.

감독이 의도한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기 힘든 연극이라서
몰입이 무척 어려웠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한시간정도에 끝난다는 것

소재나 전개는 독립단편영화를 보는듯, 여성 배우의 극중의 짜증은 현실감이 엄청나던데
특이한 경험으로 넘기자.

출연 : 이의현, 강수현, 김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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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12. 21.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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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린 눈은 서울에서 내린 정식 천눈으로 기록되는것일까?
날이 춥지도 않아서 쌓이지도 않고 양도 적었는데 스쳐지나가는 허깨비로 지워지려나

수많은 날을 들고다녔던 우산이 하필 오늘은 없다. 젠장

낭독극이란 특이한 장르를 처음 접한게 올해인지 작년인지 아무튼 오래되진 않았다.
무언극(현대무용같은?)은 오래전에 봐보고 인상깊었지만 더이상 기회가 없었는데
낭독극은 눈을 감으면 라디오 극장을 듣는 느낌이랄까?

배우들의 큰 몸동작이 있는것도 아니고
일반적인 배우들의 발성과도 좀 다른 성우느낌으로
정갈하면서 중성적톤으로 일괄된다.

그래서 나래이션 부분에선 약간의 음색차는 있을뿐 이사람이 하나 저사람이 하나
큰 의미를 찾을순 없다. 나래이션하는 대상이 본인 역일경우 그냥 본인이 대부분 함께 하는거 같다.

총 3편의 낭독극으로 구성되어 파트 1이 2편 파트 2가 1편으로 나뉘어져있다
나는 파트1만 구입을 했는데 이유는 파트 2는 오전 11시

이런 시리즈물은 다 보고 싶지만 시간 편성이 어중간하여 모두 구입할순 없었다.

그리고 2주도 아닌 3일만 하면 회사원들은 토요일 오전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거나
휴일 없이 토,일요일 모두을 나오거나 해야 한다.
평일도 있었지만 좀 그렇다.(어제 반차를 내서 서울시내를 돌아다녔으나
즉흥적인 휴가였기때문에 이 연극을 생각못해서 파트2를 못본것은 못내 아쉽다.)

파트 1이 두편의 극이라서 인터미션 포함 2시간20분정도 되지만 한편에 한시간 가량이니
길게 느껴지진 않는다.

REDO란게 무슨의미지? 사전적의미로 다시 한다는 것인가?
배경은 미래지만 그 속의 인물들은 한국 사회의 이기적인 부모를 표상한다.
자신의 생각속에 갖혀 자식을 외롭게 하는 전형적인 한국의 사회 문제
'너의 미래를 위해서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주제라고 하긴 모호하지만 아무튼 굵은 흐름은 이러해서
배경이 미래던 현재던 아무런 의미가 없다.
부모의 무모함으로 자식의 외로운 삶만 있을뿐 그리고 부모의 죽음.
자식은 홀로 남겨져 로봇과 함께 여차 저차 맺힌 한을 푼다?정도?

전개는 식상하기 그지 없다.
일본 애니매이션 같은 느낌도 들고
한국 특유의 최루성도 좀 있어서 눈물이 찔끔 찔끔

친구로봇과도 이러저러한 일들을 좀더 만들어넣지
너무 자기 과거사만 얘기하다가 끝나버리니 배경들이 무색해지는 느낌이다.

두번째는 '딸에 대하여' 인데
글쎄
성소수자 RGBT(동성애,양성애,성전환)에 관한 모녀간의 갈등을 얘기하고 있는건지
사회적 편견의 불이익(불법해고)을 고발하는 것인지
약자(돈없는 치매환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을 말하고자 하는것인지

이걸 합치면 사회적 약자를 인식하는 사회를 보여주는 것일수 있지만
이렇게 모든것을 담으려 할 필요까지 있었나 싶다.

행동으로 표현하는 극은 아니기때문에 상황 상황 모두 나래이션(서술) 한다는것도
좀 지루하고 귀가 번잡스러워진다.

눈을 감아도 문제 안될거 같은 부연 설명은 머리가 귀찮아져서 간결한 맛이 없어진다.

라디오에서 성우들이 하는 드라마같은것은 귀에 의존하기때문에
상황설명이 필요하지만 내가 눈감고 연극을 들을려고 온것은 아니니
너무 상세한 설명까진 필요없어보인데 왜 저들을 저리도 상세히 설명을 하는것일까

하지만 이 두편을 보면서 낭독극도 제법 나쁘지 않게 느껴진다
때때로 눈을 감고 싶어도 공연예술에서 눈을 감는것은 안보겠다는것밖에 안되는데
이 극은 눈을 감아도 된다. 그러다 눈을 뜨면 멋진 배우들이 강하진 않으나 약식으로 연기도 하니
연극을 보는 느낌도 어느정도 든다.

목소리에만 집중을 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라서 대사에 큰 집중이 자연스럽게 되지만
역시나 나는 연극을 보러 온것이지 들으려고 온것은 아니니 약간의 허전함은 있다.
(요즘 대부분의 라디오에서 하고 있는 '보이는 라디오'를 듣는 그 이상은 없음)

두편 모두 낭독이 아닌 실제 연기를 하는 극으로 구성해도 멋진 극이 될 내용들이지만
낭독극이라도 눈오는날 기분좋게 본거 같다.

다음에도 파트1,2로 나눠 하게 되면 꼭 2주이상 해서 둘다 볼수 있게 해주길 기대해본다.

출연 'REDO' : 윤성원, 김희연, 임현국, 임은조
출연 '딸에 대하여' : 임유영, 신현실, 김희연, 진소연, 이강우

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