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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2.08 연극 -라플레시아-
  2. 2018.01.27 연극 -아버지(Fadren)-
연극.공연2018. 12. 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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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사이에 한파경고 문구가 손전화기에 채워진다.
날씨 예측은 예전부터 할수 없었지만 과거 기억조차 모호하게 만드는 근래를 보면
오래전 정보가 취약했던 시기엔 어땠을지, 이 모든게 신의 조화라고 하면 믿지 않을수 있었을까

혜화동을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까지 1키로미터도 안되는 거리를 걷는것이 추워서 힘들다니
추위를 안탔던것은 기억이 날까 말까 한 시기까지 넘어야 하니 나는 언제나 추위를 많이 탔던거 같다.

도착했으나 시간이 남아서 작은 미술관에서 개인전 구경좀 하다가 혜화당 소극장을 들어섰는데
이곳은 언제나 독특한 구조의 소극장이다.

연극용 무대로 만들진 않은거 같지만
아무튼 표가 매진이라는데 내 옆자리는 앉은 사람이 없는 관계로 비교적 편하게 관람을 할수 있었다.

분홍분홍한 때깔?

라플레시아를 검색해보면 사람만한 꽃이 나와서 놀란다.
냄새가 고약한 꽃으로 다큐같은곳에서 보긴 했지만 실제로 맡아본적은 없다.

이 연극이 이 꽃이름을 택한것은 꽃의 크기보단 이 꽃이 풍기는 고기 썪은 냄새때문일거란 추측을 해본다.

답답한 초중반
하지만 어디서 많이 본 내용
제목은 기억 안나지만 분명히 전에 봤던 연극이다.

지금은 '신의 직장'이란 연극으로 근 2년 전에 봤던 것을 찾았지만
그 당시 썼던 관람기를 읽어보면 표현의 단조로움이 좀 보인다고 적었으나
이번엔 그와 반대로 너무 많은 표현을 하려 한거 같다고 해야 할지

너무 복잡한 맛이 있으나 다행이도 심심하거나 졸립진 않다.

전개도 빠르고 배우분들의 연기나 호흡도 좋다.

그런데 신입사원(구진남)이 너무 어리버리하게 표현된다.
우유부단함을 넘어서는 캐릭터로 어떻게 보면 민폐캐릭터로 보일정도이다.

내용 흐름상 어느정도 답답함은 있는게 좋겠지만 그 한계선을 넘은거 같아서
주제에서 이탈하는듯한 기분이 든다.

연출이 예전연극보다 좀더 강하게 표현하려한 의지(?)가 담긴것인지 모르지만
어느정도 먹힌거 같긴 한데 주인공(이런연극에서 주인공이란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음)의 특색이 많이 달라지면 아무래도

점점 더 짙어지는 그들의 얼굴 모양세는 괜찮음 표현인거 같다.
사회의 어떤 규정, 그것을 거부, 회피하는 기득권층들과 그것들을 고발하고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리들

2년전에도 그랬고 10년전에도 그랬고 10년 후에도 그럴것이다

언제나 양갈래에서 고민할테고 어느쪽을 선택하던 그 순간 어떤 색채가 입혀질것이다.
지우고 새로 입힐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왠만하면 짙어지는 방향으로 흐르다가 끝나겠지

90분이란 시간이 금세 사라질만큼 구성은 괜찮지만 좀 산만할수 있고
뜬금없어보이는 부분도 좀 있다.

인간의 탐욕,갈등,정의...등의 주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데 아마도 전체적으로 화려한 색채(조명,무대등)때문이 아닐까 싶다.
탐욕같은것은 인물의 시선같은 예민한것들로 처리하는게 깊이있게 박히는데
주변이 너무 화려하다보니 배우들의 액션이 상대적으로 너무 커져야 하고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 감각이 둔해진다. 둔탁해진 오감은 기억을 더디게 만들어 남는것이 없게 될뿐이다.

배우들의 그 독특한 특색들을 생각하면 생각나지만 연극의 주제가 잊혀진다면 이 연극은 성공한것인가? 실패한것인가?
개인적인 취향 문제일수 있지만 이렇게 화려(?)한 연극을 보면 연극보단 쇼를 보고 있는 기분 역시 지워지지 않는다.

근래엔 색이 진한 연극들이 많은거 같은데
그런것이 우연히 골라진것인지 유행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많다.

독립영화같이 우리 인생같은 무채색 배경에 살짝 물한방울 떨어져 퍼지는 미세한 너울정도의 연극이면 될거 같은데
좀처럼 안걸린다.

출연 : 허준, 김영호, 이가을, 김신영, 남태관, 이승민, 서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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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 2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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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안에선 밖이 보여도 밖을 알 수 없으나 길에서 10분을 넘기기 어려운 한파
수요일보단 낫긴 하지만 이번 추위는 제법 오래 가는거 같다.

이 작가는 왜 '아버지'라는 제목을 붙인걸까?
스웨덴에서 '아버지'라고 제목을 붙였을때 그 작품엔 어떤 선입견이 생기는지 모르겠다.
스트린드베리만의 여성관에서 한국정서의 아버지 라는것과는 너무 다른 과정을 보여준다.

선입견때문에 이 연극을 봐야 할지 잠시 고민에 빠졌지만
(한국에서 문학적 아버지는 망상, 환상, 남성우월주의..등 온갖것들로 현실의 남성 목을 조인다)
보고 나온 지금은 좋은 기분이지만 한편으론 남여의 오랜 분쟁을 극화 한듯하여
고민하지 않아도 될 고민거리를 안고 나온 기분이 든다.

남 여 그리고 자식
이 삼각 구조는 한 집단을 구성하는 구성원으로 지탱하는 다리 역활을 하기때문에
무엇 하나가 빠져도 중심을 잃어 쓰러지거나 나머지 구성원들이 힘들게 버텨야 한다.
그래서 이 구성원을 유지하기 위한 수많은 수단중 한가지가 유전자 보존이라는 이상한 본능
(엄밀히 따져서 이 구성의 근본은 유전자 보존이란 목적이며 나머지 모두는 수단에 불과할수 있다)

지독한 본능을 실현하기 위해 여자라는 동물은 미숙아를 출산하게 되었고
집안 식구들을 이용해 아버지의 유전자를 품고 있다는것을 자식의 아버지에게 세뇌 시킨다.
(여성측에서 아이와 남편간의 유전적 공통점-닮았다고들-을 끊임없이 말하는것은
이 구성원이 깨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며 오래된 역사임)

스트린드베리가 살았던 시대(1800년대 후반)엔 유전자 검사란게 있을리 없다
심지어 혈액형이란것 자체도 이무렵에 나온 학설이기때문에 검사할 수 있지도 않으니
더욱더 수많은 말들에 현혹될수밖에 없던 시절

이 시대에 유전적(일명 혈육) 부모자식간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었을까?

이것은 다르게 표현해서 여성을 불결하다고 누명을 씌우려 하면 벗어나기 어려운 시기라는것이고
인류역사상 혈족을 객관적으로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은 최근에야 나온 것이며 이 또한 100%의 확률도 아니다.
남여간 갈들은 언제나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기때문에 어느정도 법같은것으로 방어해줬겠지만
아무튼 객관적 진실을 알아낼 방법은 마땅하지 않았던 시기다.

이런 무지에서 나오는 인간의 갈등을 다룬다.
(지능만 높은 멍청이들의 싸움?)

이 아이가 네 자식이 아닐수도 있다. 진실을 알려고 하지 마라.
저 아이가 내 자식이 아닌거 같다. 내 자식인것을 증명해라..
생각해보면 지금도 관련분야에 종사하지 않는이상 그것을 증명할 길은 없다.
 
이런 불안전한 시대에서 이런 위험한 불신을 여자가 남자에게 심는다?
(이것은 자신의 몸에 스스로 불을 지르는 행위로 당시 여성 혐오의 정도가 보이는듯하다)
그 불신에 남자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결국 파멸한다.

이시기에 작가의 부부 사이가 힘들어서 여성혐오가 심해졌다곤 하지만
이 연극을 보고 있자면 치밀하게 남성을 파괴하는 인물로 묘사하므로 여성혐오의 정점을 찍는거 같다.

심지어 부인이 남편을 파멸시키는 행동의 근원을 제대로 생각하지도 않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듯한
여자의 잔인한 본능이라는 늬앙스 마져 풍긴다.
(면밀히 듣고 있자면 근원은 양자간에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여성의 잔인성을 표출시키는거 같다)

오랜 세월 여성의 지휘를 낮추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 해왔고 대부분 먹혀들었다.
(출산이란게 없었다면 이 전쟁에서 누가 이겼을지)
언제나 약자, 혐오, 증오, 파멸의 대상이 되어왔지만 유독 어머니는 그 대상에서 빠진다.
(이 극에서도 유모에 대한 상호 신뢰는 여느 모자지간 못지 않다.)

작가의 당시 부부관계가 얼마나 난국이었을지,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대부분 연인들간의 관계가 안좋아지면 다 이런 상태가 되기는 하겠지만
직업이 작가니 그 심정이 작품으로 표출된것이고 그 심정을 간접적으로 엿본게 되었고
관객들은 이 연극을 통해 다시 한번 끊어지지 않는 기나긴 싸움을 생각하게 된다.

7명이 나오는 연극이지만 그리 혼란스럽진 않으나
여성배우들은 분장에서 배역에 맞는 특색이 좀 없는거 같고
(자식이나 부모나 유모 얼굴에 주름 몇개 차이 외엔 그다지. 다들 젊은 분들이라 그런가?)

대사량이 대단히 많은 연극이지만 다들 훌륭하게 연기를 한 덕분에
두시간 가량을 몰입해서 볼 수 있었지만
디테일한 표현은 전달이 다소 안되지 않나?싶다.
(심리묘사는 살살 부는 바람같을수도 있어서 미묘한 표현이라도 관객에게 전달되야 의도를 파악하기 좋음)

약간 흘리며 들어도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것에는 지장이 없지만
이 연극을 보고 있자면 그 세밀한 디테일 하나 하나 건들고 흔드는 맛이 있는거 같은데
때때로 넘겨버리게 되니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격양된 장면들이 중후반부부터 많아지니 억양이나 호흡이 흐트러질수 있지만
물리적 파멸이 아닌 심리적 붕괴를 나타내는 연극이니 이런 부분을 좀더 신경써주는것이 좋지 않나싶다.

수많은 관객들이 지인들인지 모르겠으나 인사들 하고 그러던데
생각해보자면 지인이 연극을 해서 그것을 관람하러 왔다면 더욱더 관람예의를 갖추지 않나?
연극도중 휴대폰 불이 켜지는 사람도 있고, 진동음이 울리는 사람
어디서는 과자를 까는 사람(부스럭 거리더니 과자 특유의 향이 풍겨서 추측하게 됨)등 다양하던데
연기하던 말던 신경 안쓴다는 것인가?
훌륭한 연극을 사소한 부주의로 가치를 잃는다면 본인들 손해일텐데
(약간은 산만한 관객들의 분주함 덕분에 0.1%정도는 잃은거 같음)

3주동안 가볍고 즐거운 연극만 보다가
간만에 눈알에 핏대서는 연극을 봤더니 묘한 감동이 생기는 괜찮은 주말이었다.

아~ 내장탕에 밥 두공기 먹고 들어와서
찜빵 5개 먹고 한시간 자고 일어났는데
왜 이렇게 배가 고프지..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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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