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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5.03.22 연극 -적벽-
  2. 2024.09.14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2
연극.공연2025. 3. 2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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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만해도 꽃샘추위로 영하까지 떨어지더니
오늘은 겉옷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정도로 따뜻한 하루였다.
하지만 광화문일대는 집회로 어지럽다. 내외란세력은 언제쯤이나 정리가 될런지

삼국지하면 적벽대전이 떠오르는 대전투긴 한데 판소리에선 좀 특이하게 표현된다.
조조를 멍청이처럼 표현하는데 해학스러움 이상으로 망가뜨린다.
삼국지에서 조조는 제법 큰 인물로 묘사된다. 하지만 왜일까? 판소리 적벽가에선 결코 그렇지 않다.
조선시대엔 조조를 천하에 나쁜놈으로 본건가? 자신이 황제를 두고 천자행세를 했으니 군주사회에 좋게 볼리는 없겠지.

적벽가 판소리에 현대적 현란한 군무로 1인극인 판소리와는 다르게
배역들이 모두 존재하고 춤이 멋지게 곁드려진 창극이다.
대사들은 대부분 판소리에서 따온거 같긴 한데 한문이 좀 적게하고
일상적인 대화로 편집된듯 하고 전체적으로 비주얼을 강화시켜 보고 듣는 맛이 뛰어나다.
(판소리의 최대 장벽은 현대는 사용하지 않는 한문,한시들 투성이라는 것)

그렇지만 이렇게 만들어 놨다고 해도 판소리 아류작같은 느낌을 지울수 없다.
중국영화 '적벽대전' 같이 아예 완전히 다른 구성이라면 색다른 창극(뮤지컬) 한편 느낌이었을텐데
판소리를 보기 편하도록 만들어놓은 일종의 각색한 정도같은 기분이 계속 이어진다.
물론 이런 변화도 언제나 환영이고 우리의 것을 우리에게 알리는데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한말 어지러운 시기부터 도원결의 후 삼고초려를 지나 적벽대전까지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지만
여기는 매우 빠르게 지나간다. 판소리도 세시간은 더 걸리는데 이걸 100분이란 시간으로 줄여놨고
배우들이 많아졌으니 각 역할로 분할되어있으니 시간은 더운더 필요할텐데 전체적으로 너무 함축되버린 기분이다.
여기에 음악과 춤들이 많이 들어가 있으니 가뜩이나 부족한 시간이 더욱더 부족하고 촉박하게 진행된다.

그래서 삼국지를 안읽었거나 내용을 대충이라도 모르는 사람이 보면 과연 재미있었을까란 생각이 든다.
나는 적벽가를 한두어번 국립극장에서 본게 전부인데도 이 극은 너무 막 지나간다는 기분이 드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땠을까?

이 극을 보기 앞서 꼭 중국영화 '적벽대전'과 판소리 '적벽가'를 보길 권한다.
그러면 너무 줄여놓았더라도 대부분 이해안될부분은 없을거 같다.
판소리 적벽가는 삼국지 책의 적벽대전과는 느낌, 늬앙스 같은게 많이 다르다보니
가급적 판소리 적벽가를 들어보는게 훨씬 이해면에서 좋아보인다.

그리고 왠만하면 좌우 앞자리를 피하는게 좋다.
메인스피커를 그쪽에 배치하고 음량도 너무 커서 귀가 아플지경이었다.
생각같아선 헤드폰이라도 끼고 싶을정도로 소리가 크고 뭉개져서
감흥이 너무 감소하는 경향이 크다. (이 자리는 R,S,A,B,C 로 보면 거의 C석에 가까울정도로 똥이었다)

무대를 넓게 쓰기때문에 앞쪽보단 뒤쪽이 차라리 낫다.
배우들 얼굴을 자세히 보겠다고 앞자리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도 군무가 한눈에 안들어올수 있으니
가급적 앞쪽은 피하는게 좋다.
도데체 이런 자리를 왜 같은 가격을 받고 파는지 이해가 안된다.

음량때문이라기보다는 각 장별로 음악과 군무가 고조될때 전체적으로 음량이 커지는데
소리가 뭉개진다고 해야할지.. 산만한 노이즈처럼 들리는 구간들이 적지않게 있다.
특히 제창을 할땐 더욱더 합이 좀 안맞는다. 차라리 한사람 씩 돌아가며 창을 하는게 나을거 같은 생각이 들정도로
미묘하게 템포들이 흐트러져서 지저분하게 들린다.
(한국 소리는 이상하게 성부를 나눠서 부르는 합창이 없다. 왜 그런지 알수 없지만 항상 똑같이 부르는 제창만 있는데
사람마다 음색들이 달라서 개인적으로 한국창을 제창하는건 좀 듣기 거북해한다.)
정동극장 레퍼토리고 제법 오래전부터 정기적으로 해왔던거 같은데 왜 이럴까..
내년에 보면 또 달라져있으려나.

적체적으로 아~주~ 빠르고 막 건너뛰는 전개가 섭섭하지만
훌륭한 군무와 연주 그리고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원결의나 삼고초려같은 장면은
가슴 찡한 맛도 있고 조조의 참담한 장면에선 묘하게 눈시울이 좀 뜨거워진다.
그래서였는지 모르지만 100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움이 큰 멋진 창극이었다. 

그런데 관우 목소리는 불필요하게 너무 좋은거 아닌가? -.,-;;;;;

출연 : 추현종, 이건희, 이재박, 김의환, 임지수, 김하연, 강나현 외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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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9. 1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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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가 시작되었다. 추석연휴때라면 저녁에는 싸늘해야 하는데 아직도 덥다.
9월에 열대야도 있다고 하니 지구가 더워지긴 했나본데 북쪽으로 이사해야 할까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변강쇠.옹녀 이렇게 표현되는건가?
포스터를 봐도 그렇고 한국사회에서 변강쇠, 옹녀의 이미지는 코미디언에 가까운 캐릭터이다.
전례된 내용의 변강쇠는 동내 양아치 같은 존재랄까? 물론 섹스를 좋아하고 잘(?)했는지 여자들도 많이 따른거 같다.
다만 영화나 기타 매체에서 변강쇠는 오직 섹스에만 몰빵한 단순한 캐릭터에 오줌발(?) 미친 그런정도?

변강쇠전의 옹녀는 청상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남편들이 모두 죽는다.
그지같은 말중에 "남편 잡아먹는 년"이란 말이 이런곳에서 나온 것일텐데 이제는 살아져야 할 말들이지만
우수갯소리로 지나가듯 말하는 것은 아직도 남아있는거 같다. (현대극에선 완전히 없어져야 될 말같은데)

아무튼 창극은 옹녀의 등장부터 시작한다. 물론 남편들이 죽어난다. 여차저차한 사연으로 몇명이 죽고
동내 남자들이 가만두질 않았는데 그러다보니 이들도 다 죽어나서 월경촌이 과부촌이 되기직전 그녀는 마을에서 쫓겨난다.
여기까지 옹녀의 바탕이 되는 고난이 나오는데 이상하게 너무 서글펐다. 저 여자의 바람은 한사람과 백년해로하겠다는 대단하지 않은것인데
그게 안되서 결국 저지경까지 몰린것 아닌가. 아마도 죽은 남자들만이 저 여자의 순수성을 이해줄수 있었을것이다.
옹녀의 노랫가락이 너무 슬펐지만 장르가 코미디인지라 눈시울을 닦아낼수밖에 없었다. 한국 노랫가락들이 전반적으로
너무 슬프기도해서 가슴속 깊이 끌어내는 비극으로 만들어도 가능할법한데
'눈물없인 볼 수 없는 옹녀전' 뭐 이런? 언젠가 볼수 있으려나.. ^_^

그렇게 유량민이 되어 어디론가 떠나가다 변강쇠를 만난다.
변강쇠는 동내양아치마냥 놀고 먹고 여자들과 하룻밤 정을 통하고 또 다른곳 가서 그렇게 놀고 먹는다.
어떻게 돈도 안벌고 그럴수 있는지 조선후기땐 지금 한국보다 복지가 좋았던건지 여자들이 먹여살린건지 아무튼 부러운 능력이다.
옹녀와 변강쇠가 만나 부부의 정을 통할땐 온천지가 요동치내마내 하지만 영화같이 웃긴 장면들이 묘사되진 않는다.
(천지가 흔들리고 땅이 갈라지고 오줌싸면 태양을 식히고)

아무튼 전례되는 내용도 그렇고 이들은 분명 남다른 성기를 지니고 있었던지 그 묘사들이 기묘하다.
하지만 알아들을수 없다. 어느시절 말인지 한문인지 뭔지 자막을 봐도 모르겠다. 은유인거 같긴 한데 단어의 표면적 의미도 모르겠으니
이게 말장난인지 학술적 용어인지 뭔지.. 전라도 사람들은 알아듣나? 나만 못알아듣고 있는건가?

이렇게 물고 빨고를 어느정도 그러다가(얼마나 그런건지 모르지만 짧은 시간은 아닌거 같은데 이 사람들은 밥 안먹고도 가능한건가?)
마을로 내려가 정착하려고 했으나 양아치인 변강쇠가 일을 할턱이 없지 않은가.
결국 옹녀만 뼈빠지게 일을 하며 변강쇠를 먹여살리다가 결국은 지리산 어디론가 들어간다. 변강쇠전은 유량민들의 고단함을 표현하기도한다지만
이 극에서는 그러한 것이 표현되지 않는다. 게으른 한 사람과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 사람을 먹여살리기 위한 한 사람
그렇지만 그 게으른 변강쇠도 옹녀말을 안듣는것은 아니다.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라도 조금은 하려 했으니.

원작은 변강쇠가 저주를 내려서 옹녀가 재혼도 못하다가 힘들게 풀렸다곤 하지만
이 극은 전체적으로 둘의 사랑만큼은 애틋하게 표현된다. 변강쇠는 죽어서도 옹녀를 그리워 하고 옹녀는 변강쇠가 죽을때까지도 온갖노력을 하고
변강쇠가 죽어서도 장승들을 죽여가며 변강쇠를 되찾으려 애쓴다. 죽은 사람을 살릴수 없지만
적당한 해피엔딩으로 코미디 장르에 맞도록 그럭저럭 각색되어있다. 일반적인 코미디장르가 그러하듯 다 보고 나면
남는게 별로 없다. 해학적인 블랙코미디는 좀 다르겠지만 아무튼 그냥 남는거 없는게 코미디란 장르다. 스트레스 해소는 되었을라나..

사람들마다 취향이란게 있으니 이 극의 표현을 놓고 뭐라 하긴 그런데
전체적으로 말장난들의 연속이다. 그로인한 웃음이 나오는것은 좋지만 아쉬움이라면 해학적인 블랙코미디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다는것이다.
요즘 다시 부활한 개그콘서트란걸 보면 시대를 반영한 정치.사회풍자는 오간데 없이 상대방 외모비하로 웃겨먹는 코미디의 기술 중 가장 천박함만이 보여서 못보겠던데
이 작품도 그런 느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10년전에 만들고 시대상을 반영하며 바뀌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울궈먹고 또 울궈먹고 또 울궈먹으니 그런것이겠지만
과연 변강쇠전이란게 처음 나왔을때 단순히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대중예술로 탄생했을까?란 생각은 한번쯤 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아보인다.

그리고 항상 느끼는 거지만 한국의 전통 창 발성은 떼창에 과연 어울리는가?이다.
특히 국악기를 서양악기들마냥 세팅하고 마치 오페라를 연상시키듯
떼창을 하려면 오페라나 대형뮤치컬들 처럼 화음을 좀 맞추고 나눠서 전체가 하나처럼 들리면서도 복잡함이 섞인 심정을 표현하면 좋지만
그런것은 없다. 혼자 부르는건 심금을 울려서 사람 미치만드는데 떼창은 정신산만하고 시끄러워 소음처럼 다가온다.
좋은 청력에 절대음감이라도 갖고 있는 사람이 이런 음악을 들으면 미쳐버릴지도 모를일이다.
떼창때만큼은 발성을 좀 현대적으로 바꾸고 음을 좀 나눠서 화성(和聲)이란걸 좀 셋팅하면 어떨까 싶다.
솔직히 떼창때는 짧은 시간이라도 너무 힘들었다.

국악의 고질적으로 섭섭했던것은
고작 10년된 따끈따끈한 신작인데 자막을 보지 않으면 문장 한개도 제대로 듣기어렵다는 것이다.
옹녀는 북쪽 사람인데 왜 전라도 사투리를 써대고 있냐?
단어들도 좀 현대적으로 만들고 딕션좋게 만들어 자막을 안보고 배우들의 표정을 보며 바로 알아들을수 있으면 좋겠지만
머나먼 미래의 얘기다. 어쩌면 구글 통역기를 켜놓고 듣는 시대가 먼저 올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그때쯤이면 한국악은 사라지고 유물로나 남아있겠지. 적어도 지금처럼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정도라면
그리고 자막은 좀 중앙에 넣어라.. 눈 사시되게 무대 밖 양쪽에 넣지 말고.
사이코페스도 아니고 왜 관객에게 이런고통을 주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무대 밖 양쪽 모니터에 자막을 쳐까는걸 보면 욕이 안나올수가 없다.

그런데 옹녀의 소리는 왜 그렇게 슬펐을까.
그냥 너무 슬펐다.
가을엔 마냥 즐거운 그런것을 봐야 할까보다.

출연 : 이소연,최호성,김차경,우지용,김금미,이영태,나윤영,이광복,윤충일 외 국립창극단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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