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본의아니게 오래 걷게 된 하루였다. 짐이 무거운것도 아니었는데
15km정도 걷고 허벅지쪽 관절이 아프다니.
아무튼 가을은 많이 걸어도 쓸쓸하게 차분해져서 좋다.
그런데 이 연극을 무슨 생각으로 예매했을까?
근래엔 도통 웃을일이 없었기도 하고 연휴도 없고 회사에서 주4일근무을 할턱도 없다.
(지난 정부때만 해도 주 4일근무 회사들이 늘고 있었는데 이번정부에는 씨가 마를줄이야)
그래서 좀 웃을수 있는 연극을 찾았다.
아무튼 코믹극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웃긴것을 떠나서 도통 무슨 내용인지를 모르겠다.
게릴라씨어터는 혜화동에 있던 극장 이름 아닌가?
아무튼 보는 내내 이게 도데체 무슨내용인지 알수 없었다.
진보주의자들의 이중성 혹은 무모함을 말하는건지 세상은 강자의 편이란것을 말하고 싶은건지
적어도 기회주의자같은 매국노를 말하진 않는다.
인간의 존엄성따위도 없다.
저들은 반정부게릴라와 정부군 그 사이에 있는 일반인들 정도로
모두들 특이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것이다.
연극에서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정부군은 사람들을 탄압했다고 나온다. 게릴라들은
그런 폭정에 굴복하지 않고 나온 반정부군들이다. 다만 연극에선 이런 극단적 형태를 표현하지 않는다.
광주민주화운동때 학살당한 광주사람들과 군인들, 제주사람들을 학살한 서북청년단.
군인과 서북청년단들도 다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도 술자리에서는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었을거다.
하지만 어떤 그릇된 신념을 갖는순간 살인마로 변한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무한히 죽어가지만
시간은 저들을 용서하라고 한다. 참 엿같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시기가 그래서 그런가?
대수롭지 않게 웃고 넘기기엔 약간은 억울함이 든다.
오늘 대규모 집회가 서울에 있었다.
집회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스피커를 엄청 크게 들어놓은 세력이
경찰의 비호로 용상까지의 행진에 똥을 뿌려놓고 있었다.
이게 지금 한국의 상황이니 정부군도 사람이라며 인간미 풍기는 저 연극을
웃으며 보기엔 시기가 너무 안좋은건지 내가 과잉반응하는건지
아무튼 연극은 생선 중간 토막만 있어서 앞뒤는 관객의 몫으로 두고
적어도 무모해보이는 저 게릴라들은 자신들의 신념으로 죽어갔고 죽임을 당했다.
그리고 죽이는 선봉은 권력과 탐욕에 눈이 먼 정보군이고 지금 한국 사회와 비슷해 보인다.
바뀔수 있을까.....
출연 : 홍승일, 서민균, 오지숙, 조석준, 정유신, 김기홍, 김동훈, 성경선, 양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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