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끝자락의 힘을 내는건지 맹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바로 다음날부턴 계속 영상의 온도인데
이렇게 추운날 극장 관계자는 연극 10분전에나 입장가능하다며 추운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보통 20~30분전엔 입장가능하게 하는데 밖 길가에서 기다리라니
한두시간 남았으면 커피숍이라도 가겠건만 35분에 도착에서 15분을 밖에서 기다리는것은
짧지만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관객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희한한 공연
단 이틀 공연이라서 이런걸 준비할 여유가 없었던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무대를 보곤 알수없는 배신감이 든다.
불편한 관객석, 생각보다 많이 찾아온 관객들(꽃다발을 들고온 사람이 많다는건 대부분 초대로 왔다는 소리겠지?)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
SF영화에서 잘 사는 곳과 못하는 곳(엘리시움, 디스트릭트9 등)을 나눠서 빈민가쪽을 그려내는
식상한 배경과 그속에서 생겨나는 신선함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원작자가 연출을 했으니 내용을 생략하진 않았을텐데
내용들 전개가 꽤나 앞뒤 맥락이 없다.
난대없이 저 여자를 사랑하고 그 여자는 또 생뚱맞게 다른 칼잡이 남자를 사랑한다.
제일 납득이 되는건 이 칼잡이 남자가 구멍에서 떨어진 한 여자를 소설속 여자라 생각하며
사랑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것은 이 남자가 소설을 신앙에 가깝게 대하고 있었기때문이니 그럴수 있어보인다.
그런데 안경쓴 꼬맹이는 남자 배우를 쓰지 않아서 배경때문에 초반에는 동성애자인가? 착각을 하기도 하였다.
돈까스.. 친구들과 같이 먹고 싶다는데 전단지를 보고 거세한 수퇘지로 어쩌구 저쩌구 말을 한다.
내용을 보면 돼지 자체를 볼 수 없을 환경인데 어떤근거로 같이 먹어보고 싶다고 하는걸까?
돈까스 사진을 보고 먹어본 사람은 군침이 돌겠지만, 생전 처음 본사람은 두툼하고 누런 행주같아보일텐데
이 소년은 집요하게 그것을 추적해간다. (작가가 돈까스에 대한 추억이 있는건가?)
연극을 보는 내내 이 부분부터 시작해서 그 어떤 주제도 찾아볼수가 없다.
여기에 나오는 수많은 배우들의 연기가 엄청 진지하면서 엄청 어설프다.
요즘 배우들은 상향평준화되어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의 착각이었을까?
심리적 묘사로 중요한 역활이 감정사(어린왕자의 여우같은?)인거 같은데 그 연기의 어색함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화없다. 왜저러는건지 알수 없는 존재자?
총잡이와 칼잡이가 싸우고 있는것도 우끼다. 칼잡이 여자가 구멍을 막고 죽은것은 남자 칼잡이가 공주와 윗 세상으로 갈수 있도록 한 배려인지
그냥 자살을 한건지도 모호하다. 감정사는 또 왜 그렇게 죽겠다고 그러는지도 모르겠다.
(짝사랑하니 절망적인 감정이 생길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나약한 사람으로 행동하지도 않는다.)
제일 특이한것은 수집가...
이 사람은 뭘까? 사람들이 가져온것을 자신이 판단하고 교환해준다?
막판에 설명하지만 자신의 창고는 텅텅비어 있다. 그런데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어떻게 있는거지?
보통 이런 상황에선 쓸쓸하고 천천히 죽어가는 늙은이가 떠오를텐데
이 사람은 갖은게 전혀 없고 그 어떤 능력도 없는데 경호하고 따르는 세력이 있다.
무엇때문일까... 그 사람을 따라야 하는 매력이나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사람을 따를때는 반드시 그 이유가 존재하기 마련인데 이 연극은 그것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
전혀 설명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마치 신적인 존재처럼 그려진다. 마지막엔 일반사람처럼 간단하게 죽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그(수집가)를 무서워 하지만 도데체 왜 무서워 하고 있는거지?
물건이 가치 없으면 막 죽이나? 그래도 될만큼 인구가 넘쳐나나?
2019년에 뭔가 선정됬다고 하는데 이렇게 어디선가 본듯한 내용들로 가득한 연극도 선정되는건가?
심지어 포스터에 그려진 산 모양(윗세상에서 떨어지는 쓰레기가 산이 된것이겠지만)은 유영국 그림을 가져온것 같은 착각마져 드는데
2020년 예술극장에서 한 포스터가 내용에는 훨씬 적절해보인다.
학생들 졸업공연한거였나?
출연 : 김지우, 최진혁, 김기홍, 이종원, 전민지, 오준혁, 김경한, 배진석, 이여진, 김성경, 이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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