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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1.26 연극 -오셀로:피는 나지만 죽지 않는다-
연극.공연2019. 1. 26.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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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의 오셀로는 바둑판 같은 알이 뒤집히는 게임.. ^_^
하지만 이번 오셀로는 세익스피어의 여러 비극중 한개

내용은 지극히 간단하다.
컴플렉스가 많고 사회적 편견을 받아오는 한 성공한 인물
이런 사람 주변엔 언제나 꼬이는 똥파리들
현실에선 비극으로 끝날까? 희극으로 끝날까?
하지만 소설속에선 대부분 비극으로 끝난다. 왜냐하면 그래야 재미나니까

나에게 비극은 로미오와 줄리엣(올리비아 핫세 나오는? ^_^)

나머지 비극들은 인간의 어리석음과 사회구조적 문제점들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면밀히 그려낸것이라
깊은 맛이 일품이지만 인간과 인간사이의 슬픔이 올라오진 않는다.
그러나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회적 편견부터 인간관계의 허망함, 어이없고 황당함, 아쉬움, 인간에 대한 갈망과 절규등 많은게 잘 녹아있어서
비록 극중 배경은 현실과 다를지라도 구성은 인간의 보편적 삶과 닮아있어보인다.
인위적 죽음(자살)을 인생의 종착역쯤으로 조금 길게 늘려서 생각하면 더욱더 비슷해 다가온다.

아무튼 오늘 본 오셀로로 돌아오면
현실에 맞게 각색했다고 해야 할지 오셀로의 구성을 이용한 현대극이라 해야 할지

하지만 오셀로가 갖고 있었던 내면세계를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극중엔 오셀로역을 맡은 이혼한 중년 배우,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도 아니고(20년 연극을 하는데 주인공은 처음이라는 설정임)
하지만 젊고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하게 된 또다른 의미로의 성공한 인생
그로 인한 주변으로 부터의 시기와 질투, 이런점에선 TV의 막장 드라마와 비슷하다고 할수도 있겠다.
(막장 드라마란것을 보질 않아서 잘 모르지만 '사랑과 전쟁'같은 단편 드라마를 생각하면 거의 흡사하다고 해야 할지)

작정하고 속이려 들면 속지 않을사람 없다는 말도 있고
미인은 근심(화)을 부른다는 말도 있듯(아무래도 남자들의 과한 탐욕때문에 생겨난 말인거 같다)

이런 환경에서 발생한 사건은 자연발화되어 큰 산불이 생겨나듯 그 전개는 당연해 보이고
생각을 해본다거나 할만한게 없다.(흐름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동물의 세계같다고 할까)

그래! 여러 남자들이 사랑하는 아름다운 한 여자.
누구나 인정할만 멋진 남자(?)도 아닌 늙고 힘없는 한 남자와의 결혼
결국 주변에 꼬이는 똥파리들의 시기와 질투 그리고 음모

남자는 파국을 맞이하고 절규한다?

인터넷 예매하는 곳에서 보면 '<오셀로>의 완벽한 해석'이라고 적혀있다.
완벽한 해석?
'또다른 해석'이라 해야 하지 않나?

한가지 비슷한건
열등감(고전엔 백인들 사이에서 혼자 흑인이란것, 이 연극은 나이먹고 능력 없는 이혼남) 정도?
이것이 오셀로란 연극을 지탱하는 힘이긴 하지만 그 느낌은 많이 다르다.

아무래도 원초적인-본능에 가까운-것은 빈곤한 삶속에서 잘 드러나지만
고등한 인간의 심연을 엿보기엔 부유한 사람들의 내적 갈등에서 잘 드러난다.

같은 행동이라도 이런 환경적 요소에 따라 관점이 달라지기때문일텐데
그래서 이 연극 치정드라마같다.

그래서인지 더 재미있다.
이 사람(세익스피어)의 비극시리즈는 좀 피곤하다고 할까? 곱씹어야 하는 것들이 좀 있는데
이 연극은 물 흐르듯 즐기면 된다. 물론 단순히 즐기기엔 좀 격한 연극이지만 아무튼 달리 표현하기 그러니
보이는것 그대로 보고, 감정 흐르는 그대로 느끼면 된다.

연극속의 오셀로연극과 연극속현실이 오가지만 줄거리를 비슷하게 설정하여 함께 진행하기때문에
(극중 배역의 성격이 오셀로속 인물들과 약간 다르지만 크게 신경 안쓰임)
왔다 갔다 하는 구성은 스릴감 있고 관련된 음모도 과하지 않으면서 세심하다.

'나는 관객, 너는 배우' 느낌이 좀 깔리는 섭섭함이 있지만 잘 선택했다는 느낌의 훌륭한 연극이다.

그런데 왜 고전연극(한 50년전 것이라도)만 하면 발성과 억양이 바뀌는걸까?
오페라를 보는것도 아니고 확성기 없는 시절도 아니고
소극장 극인데 일반 연극처럼 우리들 삶과 같은 발성은 안되나

아무튼 재미있는 연극이니 기회되시는 분들은 봐보시길..

여담인데
연극을 한창 보고 있는데 갑자기 목구멍에 뭔가 걸린거 같은 느낌이 들면서
기침이 강하게 나와 어떻게든 참으려 했지만 기침을 몇번하는데 순간 목구멍을 막고 싶었다.
얼마나 참으려 애썼는지 눈물이 뚝!(기침을 어떻게는 참으려 하면 눈물이 난다는걸 이번에 처음 알았음)
이럴땐 어떻게 참아야 하는건지.. 에휴

출연 : 원완규, 정성호, 한상철, 오수윤, 최현섭, 오택조, 구은홍, 김규섭, 정찬희, 김기주, 이혜진, 김성태, 한재진, 하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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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