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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5.08.23 연극 -옷의 기억- 3
연극.공연2025. 8. 2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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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동국은 무죽페스티벌도 좋고 지금 하고 있는 연출가전도 좋은거 같다.
이곳은 관객석 의자가 좀 후져서(앞뒤 좁고 자세가 조금 불편해서 다리 아픔) 그렇지
전반적으로 공연하는 연극들의 품질은 고민안하고 선택해도 될정도로 엄선된 것들만 올리는거 같다.

오늘 연극은 3명의 출연자들이 각기 다른 현재의 자신이 되도록 한 과거들의 사건들을 소개하고
그것을 이겨내고 있다는 일종의 3편의 옴니버스형식의 성장드라마 구조같이 진행된다.

셋은 서로 동무(친구보다 동무가 친근해보이고 국민학교시절만 해도 책에 동무라고 나옴)같은데 영화? 연극?
어떤 형식의 모임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서로 동무관계는 확실한거 같다.

모두 실명으로 나오는데 내용은 각각의 실제 과거 이야기인지 창작물인지 모르겠다만
흔하면서도 특이한 그런 과거를 지닌다.

우리 인간이 어느정도 성숙되었을때의 사고형태가 생각보단 모두 다르듯
이것은 자라온 환경에 따른 후천적 영향이 대단히 중요하기때문이다.
물론 선천적 성향도 있지만 그것들을 거부하게 만드는것이 현실의 왜곡된 시선들이 아니었을까..

기억의 장속에 넣어두는 세월의 흔적들, 특히 몸에 걸치는 의상류들이 주된 소재이나
엄밀히 따지만 이 소재들은 거의 의미 없어보인다. 그리고 잘 맞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특히 고현우의 아기때 입은 배냇저고리는 너무 오버 아닌가? 그 시절이 기억나는것도 아닌데
사랑에 목매면서 배냇저고리 냄새를 맡다니.. 이정도면 변태적 성향으로 변질될 우려가 커보인다.
잘못 생각하면 소아성애자 취급을 받을수도 있는 조금은 너무 간듯한 전개이다.
다만 이것은 줄거리를 이어가기 위한 소품정도에 불과하니 깊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김주은의 하얀색 드레스도 그런데 하얀색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이것이 깨끗해서가 아니라 자칫 잘못된 색을 입히면 돌이킬 수 없기때문이다. 그래서 조심히
가장 어울리는 색을 입히기 위해 신중 또 신중히 고려한다. 하지만 자신의 실수 혹은 타인의 방해로
원하지 않는 색이 입혀지면 평생을 이색때문에 시달린다.
여기서 말하는 잘못 된 색은 바로 주변의 잘못된 인식과 주입
그런것때문에 때묻지 않은 아이가 고통이란것을 알게 되고 괴로워 하며
그것을 이겨내고자 수많은 노력들을 하지만 모두 그것을 이겨내는것은 결코 아니다.
연극에서는 자신을 괴롭히던 과거를 회피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으로 마무리 되지만 이것 역시
쉽지 않다. 사람들 대부분, 어쩌면 모두 아이일때의 상처로 인해 평생동안 행동의 제약(강박) 한두개쯤은 가지고 있을것이다.
깊게 새겨진 이 죄의식을 흰색으로 깨끗히 되돌린 사람이 있을까? 기껏해야 외면하는것정도로 마무리 될뿐이다.

고현우와 장채원은 뭔가 조금은 과장된? 혹은 좀 쌔고 소설속에나 있을법한 내용들을 다룬다.
장채원은 가정폭력. 그래서 어머니, 딸(장채원), 오빠가 함께 가출을 했는데
어머니와 오빠의 잦은 싸움으로 어머니와 오빠가 집을 떠난다? 그리고 홀로 남겨진 장채원
아이일때 아버지의 폭력으로 오빠와 딸의 사이가 유독 돈독했었는데 장채원만 혼자 남겨놓고 떠난다?
그것도 엄마와 오빠 둘 모두가? 이게 사실이라면 너무 슬픈 과거겠지만 발생하기 어려운일같이 보인다.
(부모의 폭행으로 가출까지는 어느정도 가능한데 이후 아무런 기약도 없이 모두 흩어진다? 이 설정이 좀)

그리고 고현우는 비만에 대한 것인데 소아비만은 세포수가 많아진 비만이라 살을 빼는게 대단히 어렵다고한다.
대부분 성인이 된 후에 비만이 되면 세포자체가 커지는 것이라 식이요법으로 빼면 효과가 좋은데
세포수 자체가 많은 소아비만은 애초에 이 수를 줄이지 않으면 좀처럼 다이어트 효과가 덜하다고 한다.
이 사람은 소아비만에 해당되지만 일단 한국은 온갖 전쟁이 빈번했던 1800~1900년대는 빈곤함은 기본으로 달고 살았기때문에
아기들이 통통을 넘어 퉁퉁한것이 복인냥 서로들 칭찬하기 일색이다. 나 또한 아기일때 몸이 컸는데 동내 사람들이 엄청 좋아했다고 한다.
고현우도 아이일때 이러한 칭찬을 늘 받고 자랐기때문에 자신의 몸이 커지는것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없다가
몸이 커져서 불편해질 무렵부턴 무엇인가 잘못된것을 느낀다.
여기까지는 그럴수 있다손 치더라도 아버지가 목욕탕을 같이 가는게 챵피하다고 했다니..
이부분에서 솔직히 기분이 완전히 망쳤다고 할까? 사람의 자존감을 가장 많이 뭉게는 사람이 부모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남들 앞에 보이기 챵피하다고 부모가 자식에게 말한다고? 자식이 부모를 챵피해 하는 경우는 있어도
반대의 경우는 결코 없다는게 부모자식의 운명같은 관계인데..
물론 나의 부모를 생각하면 완전히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닌거 같지만 그럼에도 자식에게 그런말을 할수가 있을까?

김주은과 고현우는 사회의 잘못된 시선, 장채원은 가정폭력
이 모든 과거를 씻으려고 이들은 노력한다. 뭐 그런 성장드라마다.
내용이 좀 와닿지 않고(모두 사실이라도 내용을 순화하거나 관객이 받아드릴수 있는 정도의 각색은 좀)
75분 연극임에도 리듬이 툭!툭! 끊기는 흐름은 왜 그런지..
배우들의 서로 연계는 좋던데 전체 스토리 전개에서 설정 변경시에 리듬과 호흡이 모두 끊겨서
재미 있으면서도 답답하고 지루함이 있다. 한사람당 25분정도로 짧게 자신의 스토리를 이야기하니 웬만하면 넘어갈텐데
이 짧은 단락에도 리듬이 끊기고 호흡이 정지되니 75분도 기~일~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곳이 가끔식 생기니
프로젝터 영상이나 텍스트는 좀 줄이고 적어도 텍스트는 배우들이 각각 상황에 맞게 읊으며 넘어가도 되는것을
왜 정지시키는 건지.. 여운의 시간이 너무 길면 감동은 사라지고 하품이 찾아오는 전형을 보여주는거 같다.

각 배우들의 과거 디테일을 좀더 살리면 2시간도 지루할 틈이 없을 좋은 작품인데
설정이 좀 아쉽고 극장 관객석이 후진것에 다시한번 아쉬웠다.

그렇다고 관객이 열명도 안될만큼 이상한 연극은 아니었는데..
이정도면 이정도 규모의 소극장엔 거의 만석에 가깝게 관객이 있어도 될 연극인데 날이 너무 더워서였는지
적은 관객수는 좀 안타까움이 드는 연극이었다.

다음에 다시 공연한다면 그땐 꼭 봐보시길..

출연 : 고현우, 김주은, 장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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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