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4. 8. 1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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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점점 가벼워진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몸도 가볍게 느껴지고
하지만 아직 많이 뜨거워 에어컨 빵빵한 회사가 그립다. 공휴일이자 휴가 시작인 오늘인데
말복도 어제였지만 아직 삼계탕을 못 먹었다. 있을수 없는 일이지만 왠지 삼계탕을 먹으면
그 동안의 다이어트가 실패로 돌아갈거 같아서 일단 참아본다.

파더레스가 애비없는 자식이란 뜻인가? 극중 학교 선생으로 나오는 '플라토노프' 란 제목도 있다.
'제목 없는 희곡' 이란 말도 있다. 원작은 7시간 가량 된다고 하는데
흐름을 보면 각 장 별로 2시간정도는 충분히 끌고 갈법한 매력이 있다.
조금은 야하지만 어느정도 절제해놨는데 체홉이 19살때 썼다고 하는데 그 시대에 성년이 막 된 청년의 세계엔
이런 난잡함이 많이 보였던걸까? 아니면 사회의 불만때문에 악의적으로 사회를 과장하고 부정적으로 그려낸것일까

전체적으로 이 곳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은 매우 부정적으로 그려진다.
결혼한지 얼마 안된 부인이 과거 남자와 바람을 피고 성교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풍토랄까
다르게보면 약간은 냉정하게 보는 인간 사회일수 있다. 오히려 한국은 엄숙주의(Rigorism)라고 해야 할지
불필요할정도로 경계와 절제를 하고 지적질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자유분방해보이도록 그려지지도 않는다. 약간은 퇴폐적인 늬앙스가 풍기는데
이것이 연출의 의도인지 체홉의 의도인지 원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궁금함이 커진다.

등장인물들은 매우 다양하게 표현되는데 전체적으론 형태만 다를 성적 판타지들을 만들어간다.
눈에 띄는 이상한 행위가 있다곤 할 수 없지만 은연중 비추는 욕망의 표현양식은 각기 다른 모습을 띈다.
원작은 3배정도 더 긴 분량인데 그렇다고 더 노골적이며 적나라하게 저들의 세계를 그려갔을까

그 중엔 주인공같기도 한 학교 선생(플라토노프)이 있는데 모든 여자를 건든다고 할까
이 시대엔 이정도는 무마되는 시대였던거 같긴한데 현대 감각과는 확실히 다른 면이 있다.
그리고 모든 인물들은 어떤 굴곡이 있어보이지만 나타나진 않는다.
현대사회와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은 안나정도랄까? 돈도 신경쓰면서 사랑과 약간의 야망도 있어보이는
연극상으론 플라토노프와 비슷한 질나쁜 캐릭터처럼 묘사되지만 제일 인간답고 신경 쓰이는 인물이다.

전제적으로 훌륭하고 지루함없이 뛰어한 전개를 보여주기때문에 아무꺼리낌 없이 볼수 있었다.
다만 체홉 작품을 공연시간 길이에 비하여 지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훌륭하게 연출되고 공연하지만
다른작품 같은 배우라는것은 뭐랄까. 캐릭터가 오버랩된다고 할까.
아예 극장과 극단이 다르면 예전에 봤던 배우라도 겹치는 느낌이 덜한데
여기는 늘 같은 곳, 같은 극장, 배우들의 절반 이상은 이전 연극에서 봤던 사람들 그리고 시대도 비슷하고(작가가 같으니)
감독도 같으니 더욱더 뭔가 겹치는 느낌이 든다. 

특히 이번 연극의 대사는 그 시대이고 배경은 현대같이 각색되어 그려진다.
(그 시대 대사가 어땠을까.. 러시아는 독일, 영국 문학과는 또 다를텐데.)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 해서 대사들을 현대화 한게 아니라
멋진 슈트를 입혀놓고 대사는 중세시대 세익스피어 원작을 읊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오~ 쭐리엣~" 어쩌구 저쩌구 이딴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귀와 눈이 서로 따로 논다고 할까? 각각의 인물은 너무 매력적이지만 이질감 또한 크다.
차라리 그 시대를 그대로 그려넣던가 대사를 현대적으로 각색하던가
과거와 현대 두 시대를 섞어서 이상한 꿀꿀이 죽이 된 기분이다.

그리고 내용이 너무 점핑한다고 할지.. 7시간이나 되는 긴 내용을 140분정도로 줄여놨으니 그러겠지만
너무 듬성듬성 나무토막 마냥 잘라놓은거 같이 노래방에서 간주점프를 한거 같은 기분이 든다.
좀더 긴밀하고 내밀하게 그리고 끈적거리면서도 끊임없는 밀땅이 있을거 같은데
결과만 툭!툭! 내던져지는거 같아서 좀 딱딱해진다.

왜  Fatherless(아빠없음?)란 제목이 붙은걸까? 플라토노프만 특이한것도 아니고
이 극은 모두 각각 특이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체홉이 제목을 안붙인('제목 없는 희곡') 이유가 이것때문 아니었을까
어떤것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성을 표현하기 위해, 체홉 자신의 세계를 제3자가 가늠할 수 없도록 말이다. 너무 거창한가?
이나이때는 중2병이 아직 없어지지 않을때긴 한데..

19살에 어떻게 이런 희곡을 쓸수 있는건지? 피카소도 청소년때 구상화 실력이 이미 만랩이긴 했지만
희곡은 자아를 버리고 제3자의 눈으로 세계를 봐야 하는거 아닌가? 젊었을땐 이런 시각을 갖는다는게 쉽지 않을거 같은데.
원작 텍스트가 궁금해지는 훌륭한 연극이었다.
약간은 중2병스러운 하렘장르같은(일본 애니에 보면 모든 여자가 자신을 좋아하는?) 냄새도 풍기지만

재미있고 코딱지 만큼 야함. 그러니 문닫기전에 보길 추천함

출연 : 주현주, 김원경, 진민범, 김세윤, 정유림, 박준홍, 박장용, 성가인, 나신영, 정승현, 강누리, 김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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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3. 1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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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였을까? 일찍나와 미술관을 가려고 했는데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정리하다보니 연극을 보러갈 시간이 되버려
미술관은 다음기회로 미루고 바로 혜화동으로 직행
그래도 조금은 걷고자 동대문에 내려서 걸으니 기분은 좋지만 발걸음이 어색하다.
왜 걷는게 자연스럽지 않은걸까. 아직 시간도 여유가 있는데 무엇인가 조급하다.
꼭 오늘 볼 잉여인간의 조급함처럼..

이 연극은 전에도 한번 봤던것이다. 그때 관람기를 보니 시간을 40분가량 줄였다고 나오는데
이번도 휴식시간 15분 포함해서 160분인걸 보면 똑같이 줄인 그대로인거 같다.

처음 봤을때 기억이 나는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느낌을 받는 기분이 든다.
어떤 목적에 미친듯 달려가다가 갑자기 지쳐버려 무기력해진 한 인간.
현대인도 마찬가지일듯 한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같지 않을까

이바노프는 그것이 조금 더 강렬하게 왔던것인지,
마지막 자살하는 것이야 어느정도 예정된 순서같아보이는데 이것은 어떻게 보면 무척 위험한 결론이 아닐수 없다.

어느순간 겪게 되는 무기력증, 후회, 회한, 일어설수 없는 좌절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것들을 이겨내고 또는 뒷전으로 미루고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를 살아간다.
하지만 이바노프는 과거를 회상하는듯 보이나 실상을 미래를 살아갈수 없는 자신을 원망한다.

무기력증이란 이런것이 아닐까. 미래로 나갈 힘을 상실하는것
이것과 동일시 되는 것은 바로 죽음

이 연극은 시작과 동시에 이바노프의 죽음을 보여준다.
이미 죽은 사람인데 생물학적 죽음을 보여준다고 해서 비극이라 할 수 있을까

물론 극의 전개 자체는 비극과는 거리가 멀다. 세익스피어의 비극들처럼 전체적으로 먹구름이 끼어있는것은 아니다.
다만 이바노프 머리위에만 언제나 우울함이 따라다니고 있다.
생각보다 무기력해보이지 않을정도로 짜증을 잘 낸다. 에너지는 충만한데 심리적인 의욕을 상실했다고 할까
그래서 밤마다 레베제프 집을 가서 보내다 오는거겠지. 지옥같은 집을 떠나서

그렇지만 아직도 왜 이바노프에겐 집이 숨막히는 곳인지 그 이유까지는 모르겠다.
아내와 같은 공간에 있는것이 싫다는 것같지도 않은데(애정이 식었을뿐 이혼하고 싶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니)

나도 어느순간 잠시였지만 내 집에 있기 싫었을때가 있었다. 물론 잠시잠깐이었다.
알수없는 답답함으로 무엇인가 고립되는 느낌이 싫다고 해야 할지
그래서 끊임없이 나왔던 적이 있었는데
또 어느때는 밖을 나가는것이 한없이 귀찮을때도 있었다. 집이 세상 편안한 안식처 같았다.
지금은 한 3분의2는 집에 있고, 나머지 3분의1만 밖에서 보내고 싶다.
오늘같이 연극을 본다거나 미술관을 간다거나 한없이 걷는다거나..
그러다가도 한 며칠은 방구석에서 뒹굴뒹굴 이게 현재 내가 원하는 삶인데 전혀 안된다는게 현실

이바노프의 행동이 이해되지는 않고, 이해 할수도 없을것이다. 나는 부유하지 않고 능력도 없기때문일텐데
그럼에도 이상하게 저 사람의 괴로운 심정이 이해되는듯 하다. 어쩌면 내가 지금 겪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몇해전 약간은 무기력증이 와서 회사를 그만두고 1년을 그냥 쉬었던 적이 있는데
그리고 적당히 좋아진줄 알았지만 얼마전 병원을 좀 다니면서 치료들을 하면서 다시 생긴거 같다. 알수 없는 무기력증

그렇지만 이바노프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할 필요가 내겐 없다.
조용히 쉬고 싶으면 조용히 있으면 된다. 물론 다니던 회사는 그만둬야 겠지만
이바노프처럼 잉여인간이 되면 되는것 아니겠는가. 찾는이도 없으니 훨씬 홀가분하게 털어낼수 있겠지

연극 자체는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계속해서 나를 빗대어 보게되어 묵직해지는 문제가 있지만
주제가 회색이라 구성은 전체적으로 밝은 톤을 유지하려 애쓴다. 물론 이바노프는 제외되지만 아무튼 웃음도
적당히 섞이는 흐름으로 휴식시간 포함해서 거의 3시간동안 지루함을 전혀 느낄수가 없다.

그리고 이렇게 작가 한사람의 작품을 계속 공연 해주는 극장이 있다는 것도
제법 좋다는 생각이 오늘 문득 들게되었다.
미술관에서 한사람의 작품을 연대별로 모두 보여주는것 만큼 재미있고 작품을 이해하기 좋은 관람도 없는데
연극도 한 작가의 작품을 계속 볼 수 있다는 것은 선택의 폭을 넓히고 깊이있게 관람할수 있는 방법같다.
전체 소극장의 한 1%정도는 이렇게 한 작가만을 위한 극장이 있으면 어떨까 싶지만 현실은 쉽지 않겠지

연극이 끝난 후 좀더 걷고 싶었는데 오늘은 발걸음이 너무 어색해서 오래 걷질 못한 하루였다.
보이는 세상 모두가 귀찮았던 이바노프같이

출연 : 이동규, 서이주, 강희만, 김병춘, 진민혁, 이주환, 조경미, 한소진, 이시향, 박인옥, 엘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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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3. 4. 1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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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똔체홉 작품은 이 극장에서 저렴하고 안락하게 항상 관람할 수 있다.
이렇게 한 작자의 이름을 걸고 그 사람의 희곡을 주로 공연한다는건 관객입장에선
한 작가의 작품을 계속 보고 싶을때 큰 위력을 발휘한다.
물론 이 극장에서 한 사람의 작품만 하는 것은 아니다.

전에도 그런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관객석 앞 무대가 하얀막으로 닫혀있다.
협소한 무대를 보여주기 창피했던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앉아있으면 답답한 기분이 들어
눈을 감고 있어야만 했다. 그런데 내 다리가 짧아진걸까 의자가 무척 높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크고 쿠션좋은 의자지만 자세가 무척 불편했다. 전에는 안그랬던거 같은데 뭐가 바뀐걸까
여전이 안깨끗해보이는 폭신한 의자 

영화 '시라노 연예 조작단'인가?가 떠오른다. 그 영화도 제목은 이 작품에서 따왔다고 하고
대충 일부분 비슷한 내용 스럽기도 하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런 내용의 연극 영화는 널려있다. 고백할 수 없어서 죽쒀서 남주는 그런 내용

그런데 17세기 여자들의 위상은 형편없었을텐데.. 백작(드기슈)이 그렇게 예의바를수 있을까?
(과거 서양의 여자 위상은 대부분이 일종의 소유물로 취급받았었기때문에 20세기초 서양에서 여권신장운동이 퍼진건데)

힘과 돈이 있는 백작이라면 강제라도 취하려 했을텐데..

아무튼 시라노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심각한 열등감이 있다고 나오지만 왜 그런지는 알 수 없다.
코 얘기를 한다고 칼부터 꺼내는건 시정잡배 아닌가? 흐름은 그러하지만 원작을 읽어보진 않아서
시라노의 내면을 깊게 볼수는 없다. 유쾌하게 표현하지만 조금 깊게 생각하면 정신병적 증상들이 많이 보인다.

17세기 프랑스는 그래도 됬던것인지
작가 에드몽의 강한 열등감이 작품으로 표출된거겠지만 이러한 전개는 수많은 영화에서도 봤기때문에
식상한다. 1897년에 나온 희곡이니 식상하지 않은게 이상한거지만 아무튼 신선하거나 세련됨이 보이진 않는다.

연극 전체의 분위기는 영화 아마데우스와 무척 비슷하다. (뮤지컬 아마데우스를 본적은 없음)
발성이나 표현등 많은 것들이 이 영화와 매우 흡사하고 아마데우스라는 뮤지컬도 이 극장에서 같이 공연하며
배우들이 일부 겹치기도 했기때문에 비슷하게 맞춰진건지 모르지만 아무튼 영화가 겹친다는건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니다.

영화가 워낙 뛰어나게 사기 치기도 했고, 너무 재미있다보니 다른 것에서 이렇게 잘 만들어진 것의 냄새가 풍긴다는건
아류작같은 기분이 나기때문인데 영화 시라노도 시대별로 찾아놨으니 봐보면 어느것이 원조인지 알수 있을거다.
영화 아마데우스는 1984년작이고 내가 찾은 시라노는 1950년작, 1990년작, 2021년작이니..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협소한 극장을 커버하더라도
너무 작은 무대는 분주하게 움직일수록 소극장의 답답함이 보이는건 어쩔수 없으니
좀더 큰 무대에서(너무 크면 배우들이 잘 안보이니 대학로에 있는 것들중 좀 큰 곳)
무대장치도 좀 더 잘 만들어진곳에서 다시 한번 보고 싶다.

전체적으로 밝고 이상하고 납득안되고(시대적 배경같은?) 특이하지만
무척 재미있고 신나고 슬픈 2시간30분(쉬는시간포함)이 짧게 느껴지지 않는 훌륭한 연극이었다.

출연 : 조환, 염인섭, 조경미, 조희제, 신우혁, 김미리내, 최성우, 박준홍, 최장천 외 많음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4. 1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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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극장에선 안톤체홉것만 하는지 모르지만(전엔 다른것도 본거 같은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임에도 훌륭한 연극을 볼 수 있다.

이번엔 이바노프

조금전 구매사이트를 가서 연출의 의도에 관한걸 읽어보는데 원작보다 40분을 줄였다고 나온다
지금도 2시간이 넘는데 40분을 줄였다고? 왜?

아쉽다.

스피드감은 있지만 뭔가 가위질 당한 느낌이 있는거 같긴 했으나
공연시간이 2시간이 넘기때문에 내 느낌이거나 작가(안톤체홉)가 그렇게 만든거겠지란 생각을 했는데
연출의 의도였다니..(한국정서에 맞지 않는다는건 어떤 부분인지 더욱더 궁금하다.)

차라리 자르지 말고 조금 호흡을 빠르게하지
아무튼 궁금하다. 1/4이나 잘려나간 부분이 어떤것인지
(다음에 공연할땐 한국 정서고 뭐고를 떠나 모두 해주시길)

갑자기 무기력해져있는 이바노프
딱 내나이때 오는 그 무기력증과 비슷한것일까
아닐수도 있고 그럴수도 있다.

체홉이 쓸 당시 러시아 부호들의 고맘때 흔히들 그랬다는식이던데
내가 아는 세계는 아니니 그러려니 하지만 아무튼 이바노프의 나이대와 나와 비슷하고(비슷한가?)
젊었을땐 누구나 그렇듯 열심히 뭔가 했을것이고 그것이 원인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무기력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나 자신을 보면 일부분은 이상하게 저 사람의 심정이 이해되는 면이 있다.

일부 친구들은 나와 비슷한 회의감에 빠져있는걸 보면
인간이 인생의 중간토막을 건너갈때 오는 어떤것인지 그리고 이 연극의 주인공이 그러한것인지

이바노프는 부자이고 나는 아니지만 이바노프시절의 부자가 누렸던 것들을 지금은 사람들 모두 누릴수 있는 부분도 있으니
그 시절 일부 계층의 메너리즘에서 오는 무기력증 같은것이 지금 시대엔 나같은 서민에게도 올수 있는것이 아닐까
(당시의 서민들과 노예들은 먹고 사는 생존권 자체가 위협받던 시절이니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이런것을 느낄수조차 없었겠지)

볼적엔 홀딱 빠져들어 못 느꼈었는데 나올땐 뭔가 심현에 깔리는 여운이 끊기질 않아서
약간은 혼란스럽다.

이바노프라는 이 극때문인지
그렇게 각색, 연출했기때문인지
내 상태가 삐리리 한것인지

그런데 첼로라는 악기를 듣기나 했을뿐 연주란걸 해본적이 없어서 모르지만
TV드라마에도 그렇고(예전 베토벤 바이러스인가?) 이번 연극에서도 나온걸 보면
연주가 가히 엉망이 아닐수 없다. -.,-;;;
(훌륭한 연주자의 바흐 무반주 첼로 연주 듣는걸 좋아하기때문에 더욱더 그렇게 느낄 수 있음)

이럴바엔 차라리 음악을 깔고 모션만 취하지(공연용으로 소리 안나는 현이 있을법 한데)

백작과 합주도 한다는 등 말은 하지만 뭐랄까? 확! 깬다고 할까?

이 연극의 설정에서 이렇게 좀 깨는 면이 있는데

무대가 좀 특이하다
온통 깔려있는 하얀색 천.

이것때문에 암전상태에서 불이 켜졌을때 그 거부감은.. 으~
(어두운 방에서 잠 곤히 자고 있는데 커튼을 갑자기 걷어내어 쏟아지는 빛에 깜짝? 하지만 잠을 깨는 불쾌감이 뒤따르는)

하얀색 배경, 혹은 검은색 배경은 배우들에게 집중이 잘 된다는 것이야 사물 촬영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만
하얀색 배경의 연극은 눈 아프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눈이 계속 아픈건 아니고 처음 환하게 되어 홍채가 갑자가 좁혀질때만)

앞자리 일반석에 앉아서 그랬을까?(VIP석이라고해서 영화극장 의자가 있는 독특한 극장임)
좌우 넓게 퍼진 배우들에게 집중하기엔 좀 불편한 감이 있다.
(부부는 두배 가격인 VIP석을 절반으로 할인해준다. 난 솔로고 부부라고 우길만한 이성친구도 없다 젠장)

일반석이라도 가격이 저렴하면서 의자도 크게 불편하지 않아서 좋다.
이소극장에서 너무 근사한 의자에 앉아 관람을 몇번 해보니 왠지 배우들에게 미안한 기분도 들고 해서
이번엔 일반석을 사서 본건데 전혀 불편함은 없으나 배우들과 눈높이는 좋았지만 좌우로 긴 무대를 관람하기엔
좀 가까운 단점이 있어보인다.
솔로석도 있던데(몰랐음) 이곳은 어떻게 구입하는거지? (커플석도 있음.. 젠장)

단순한 무대 연출
하지만 구성때문인지 오히려 상상을 자극하여 허전함을 느낄수 없다.

소극장을 당골로 한다는것은 이상하지만
그래도 이곳은 가급적 오래 지속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드는 곳이다.
커피도 주고 박카스도 주고(공연중 소변마려울까봐 마셔본적은 없음)

그런데 011전화번호 쓰는게 그렇게 특이했나? 큰소리로 물어보고.. -.,-;;
아직까지 수백만명이 쓰고 있는데.. 흑흑흑

재미있고 잘 만들어진 연극이나 따뜻한 봄날 보기엔 적합한 내용은 아닐수있다.
(봄엔 분홍분홍 약간 심장이 펌핑되는 그런 연극이 잘 어울리지만)
연인 이벤트성이 아닌 연극 좋아하는 분이라면 후회 없을 연극 같음

출연 : 이동규,남명기,유영진,신지은,한소진,김인수,오정민외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1. 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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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추웠다가 금세 날이 풀리니 미세먼지는 많아져
건강에 안좋은 방진마스크 착용자들이 많이 보이는 대한 전날이다.

안똔체홉극장은 특이하게도 좌석이 대단히 좋다보니
(이번엔 VIP석이라고 비용이 다르던데 전에 볼땐 이런 구분 없던데 원래 있던건지 신설된건지 모르겠음)
머리까지 기댈수 있고 팔걸이까지 하지만 소극장이다보니 이런 넓은 의자가 있는 만큼의 좌석수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리고 커피를 그냥 나눠주는데 커피는 이뇨작용이 있는 음료라 극중에 소변이 급해질수 있어서
공연전에 마시는 음료로는 부적합한 품목이고 2시간20분짜리(10분휴식) 공연이라 더욱더 위험(?)할수 있지만
아무튼 추운 겨울 따뜻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다만 스마트 티켓이라고 이미지를 손전화로 보내주던데 이러면 벽에 붙여놓을게 없어지니 코딱지 만큼 허전한 맛이 있다.
(리플렛은 어딘가에 있었던거 같으나 보질 못햇음)

안톤 체호프란 작가의 극을 본게 있는지 모르겠다.

바냐 삼촌?(아저씨)
왜 친척용 호칭을 쓴것이지?
보통은 주인공 인물 이름을 쓸뿐일텐데

바냐(이반 페트로비치 보이니트스키)가 주인공이란것을 가장 마지막 창문사이로 비춰진 그사람의 후회를 보며 알게 됬을뿐
극중에는 전혀 그런것을 알 수 없었다.
오히려 의사(미하일 르보비치 아스트로프)와 교수의 딸(소피아 알렉산드로프나 세레브랴코프)의 애정이야기라 생각해
이들의 이야기인줄만 알고 있었다.

정말 택도 없는 생각.

아마도 내 생각대로 흘렀다면 재미를 떠나 뒷맛은 별로였을것이다.

한달동안 마음을 흔든 객(교수 두번째 젊은 부인)과 다른 의미로 마음을 흔든 교수로 부터 밀려오는
극한 감정묘사는 시간이 흐른 지금도 어색함 없고 손색없고 뛰어나다.

수많은 감정선이 뒤엉켜 중후반엔 난잡한듯 보였지만
그 무엇도 이뤄지지 않아 엉켜보이던 모든것이 아무것도 아닌듯 솜사탕처럼 흐지부지 사라져버린다.
달콤함은 아니지만 오묘한 뭉클함이 감동으로 되돌아오는것은 무엇때문일까

한달여시간동안 몰려왔던 파란

답답해 보이는 창살 안쪽에서 창밖을 보고 열심히 계산을 하고, 책을 읽으며
정리 정돈을 하는 그들의 되돌아간 일상

그러나 평안이 더욱더 간절해져서 애써 딴청피우는 그들이 안쓰럽고 애처로워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내내 그들의 마지막 장면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은,
괴롭지만 말을 해도 해소되지 않는 답답함
평온함이 반드시 찾아올거란 것을 알고 있지만 그들의 이데아는 그것이 아니란것
단지 지금의 괴로움을 잠재울수 있는 하찮은 수단일뿐

백년전 연극일뿐인데 현실에서 본듯한 그림들....

내용상 조금 이해가 안되는것이
그 시대엔 딸을 돈벌이 시키고, 자신은 그 돈으로 먹고 사는 독특한 현상이 있다는것
(일본 영화 '게이샤의 추억'을 보면 자식을 팔긴 하던데)
그리고 삼촌(바냐)도 똑같이 일을 해서 매형(교수) 생활비를 보내준다.

이 시대엔 납득이 되는 상황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이 상황이 조금도 납득 되질 않는다.

딸이 돈을 벌어 아버지에게 생활비를 보내는것은 그럴수 있지만
바냐(처남)은 왜?

교수는 그 집의 일종의 우상같은 존재로 여겨진거 같은 늬앙스를 풍기지만
교수를 했다는것은 가장 풍족했다는 의미일수도 있는데
살다보면 망할수도 있고 그러니 시골로 내려와 잠시 살았던거겠지만
새로 결혼한 젊은 아내까지 먹여살리는 이런 특이한 상황은 잘 모르겠다.
(러시아에선 이런 일이 대수롭지 않은 상황인가? 100년밖에 안되었는데)

외국 극은 가끔 시대 배경이나 그 당시의 감성을 몰라서 이해안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몇가지 물음은 잠시 한쪽으로 밀어놓고 봐도 관계 없는 훌륭한 극이다.
(한국적으로 각색을 할거면 이런 배경도 좀 손봐도 될거 같긴 한데. 얼핏보면 무지 난잡한 상황임)

창살 밖에서 그들을 보는 마지막은 참 좋지만
전반적으로 창틀때문에 시야가 가려지니 그리 좋은 무대설정은 아닌거 같다.

그리고.
젊은 여자라고 말하면서 막상 젊은 여자는 젊어보이지 않고
자신이 못생겼다고 한탄하는 여자는 전혀 못생기질 않았다.

왠만해서 외모에 대한것이 그들의 심리상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역활이면
어느정도 맞춰주는게 낫지 않나?
계속해서 자신들의 외적묘사를 하는데 일치되지 않는 것은 너무 어색하다.

두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 훌륭한 극이고 자리도 편하니 기회되는 분들은 보시길 권함

출연 : 김진근,이선용,이동규,김병춘,이규빈,진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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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