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박연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4.03.10 연극 -주머니 속의 죽음(원제:유생필유사)-
  2. 2022.09.05 연극 -대로 페스티벌-
연극.공연2024. 3. 1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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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사그러들어 돌아다니기 적당한 기온의 하루
오랜만에 서울시립미술관을 들러 구본창 작품전도 보고
여유롭게 길을 거닐지만 한국은 지독한 열병에 시달리고 있어서 마음 한편이 편하질 않다.

늘 먹던 칼국수 집에선 이젠 물어보지도 않고 수제비를 칼국수에 넣어서
먹는 시간이 오래 걸려 하마터면 연극에 늦을뻔..(맛은 있지만 오늘처럼 시간여유가 없을땐 칼국수만 먹는게 좋은데)
부랴 부랴 빨음 걸음으로 극장에 도착하니 10분정도 여유가 있어서 숨도 고르고
어떤 연극일지 생각해보지만 연극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제목이 생각안난다.
티켓과 리플랫을 꺼내보면 될것인데 그러면 시놉까지 모두 읽어버릴거 같아서 제목을 모른 채 봐버렸다.

죽음에 대해 초반에는 조금 가볍게 시작하나 싶었지만
글쎄
죽음을 가볍게 넘길만한 예술가가 어디 흔하랴
온갖 썰들이 난무한다. 수많은 한자들마저 동원하면서
한자를 말한 이상 그 해석도 말을 해줘야 관객이 알아들을테니 모두 해석까지 고맙게 해준다.
이럴바엔 그냥 해석만을 말해도 흐름상 전혀 문제될것이 없어보이는데 끝까지 한문을 말한다.
심지어 리플랫에도 한자들로 가득하다.(중국인용인줄 순간 착각)

두 가정이 나오고 서로 다른 죽음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한다.
한쪽은 최대한 여파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 남은 시간을 최대한 할애하여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을 가족끼리 나누고 토론한다.
다른 한쪽은 준비되지 않은 딸의 죽음으로 괴로워 하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온다.

두 가정의 공통점은 유가족이 될(된) 사람들은 죽음을 맞이할(한) 사람에 비하여 훨씬 괴로워 한다는 것
남겨진 자들의 슬픔을 표현한것인지

나 또한 유한한 인간의 짧은 생에 대해 항상 많은 생각을 한다. 하지만 연습할수도 없고 돌이킬수도 없기때문에
항상 물음표만이 남는 결론 없는 맽음으로 지워지곤 했다. 어느날의 어떤 경험이 있기 전까지는.....

예술가들역시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원하고 추구하지만 찌릿할정도의 작품을 본 기억은 없는거 같다.

나는 아직도 영생을 하면 내가 하고 있는 모든것들의 시간이 멈출것인가란 질문을 던져보곤 하는데
들리지 않는 메아리일뿐

연극을 보다보면 갑자기 급발진 하는 부분들이 있다.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화되면
내 안에선 이상한 보호본능이 발동해 감정선을 닫아버리는 경향이 있는거 같다.
그래서 연극에서 오열을 토하는 장면은 가급적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이 연극은 그러지 않는다.
부모로서, 가족으로서의 극한의 슬픔을 몸으로 표현하니 다소 거부감으로 다가온다. 이들의 슬픔을 관객에게 돌려줄순 없는것일까?
관객이 슬퍼하지 않도록 배우들이 슬퍼해주는 것일까. 나는 가급적 내가 슬퍼하고 싶지 배우들이 슬퍼하는걸 보고 싶진 않다.
배우들은 내가 슬퍼할수 있도록 밑자락을 깔아주기 기대한다. 물론 슬퍼야 할 부분에선만 말이다.
요즘 보는 연극들은 대부분 배우들이 모두 슬퍼한다. 한국사회가 어지러우니 배우들이 대신 슬퍼해주고
극장을 나설때 관객의 기분좋길 기대하는것인지는 모르겠다만 좀 아쉬움이 크게 다가온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어쩜 그리도 청량한지.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목청에 힘이 빠지기 마련인데
이 할아버지는 산삼을 드셨는지 혼이 되어서도 목소리가 너무 쩌렁쩌렁해서 할아버진지 청년인지 도통 감이 안온다.
인물에 대한 해석이 이상한건지 연출이 이상하게 표현한건지 후반부로 갈수록 그 어색함은 지칠줄 모르는 철마같다.
조금은 아니 아주 많이 기운을 뺐다면 그가 가는 길 좀더 아쉬웠을까..

죽음을 지혜롭게 그리고 삶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기 위한 마무리는 식상하고 그다지 납득되지 않는 그냥 그렇게
아버지는 현대의학으론 거의 효과가 없어서 죽음을 택했는데 수술 후 멀쩡히 살아있고..(앞으로 치료가 많이 남았다곤 하지만)

그냥 그렇게 죽음을 생각하는 온갖 말들이 난무하지만 결론은 살아있으니 그냥 살자 정도로 보이는 연극이다.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랬던 내일이다' 라는 말처럼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한
미련과 슬픔, 두려움 같은것이 녹아들어 가슴 먹먹하면서 후련함이 남는 죽음에 관한 연극 한편이 그리워지는 연극이었다.

출연 : 조주현, 김효신, 이태식, 시민지, 박유진, 윤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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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9. 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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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따가운 완연한 가을같다. 하지만 전날 술을 좀 마셨더니
걷기 쉽지 않지만 파랗고 시원한 가을, 낮잠을 잘 수 있는 휴일이라서 기분이 나쁠수 없는 날

이 연극은 독립된 3편을 한번에 모아놓은 것이라 공연시간이 길수 있지만
장장 140분인데 인터미션도 없다. 보통 이정도면 중간에 화장실 한번은 다녀오게 하는데..

-순이의 그림자-
첫번째 이것이 시작하기 전에 분신의 초입이 먼저 시작하되다가 시작된다.
그래서 좀 헷갈린다. 서로 연결되는건지 아닌건지..
머리속에서 엉키기 시작하면서 졸음이 밀려온다.
밥도 안먹었는데 졸음이 막 밀려온다. 저 사람이 저 사람일거란 생각은 들지만
졸음을 이겨낼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잠이 막 쏟아져 내리는것도 아니다.
그냥 저들이 뭔가 막 이야기하지만 도무지 귀로 들어오질 않고 눈꺼풀만 계속 무겁게 짖누른다.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걸까? 저들의 몸짓은 무엇일까..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느낌상으로는 알것도 같지만 명확한 무엇으로는 표현할수 없다.

열연을 하고 있는데 그다지 엄청난 주제도 아닌거 같은데 알기 어렵다.
어쩌면 알려는것 자체가 귀찮은 주제일지도 모르겠다.

출연 : 장연우, 노태균

-분신-
그렇게 무엇인지 모르면서 두번째 극인 분신의 초중반이 시작되었다.
얘도 뭔소린지 모르겠다.
졸음은 모두 사라졌지만 이걸 보는 내내, 어떤 소설가의 소설속 주인공이 현실속에서
죽지도 못하고 우울하게 살아가며 죽으려 애쓰던 영화가 생각난다.

또다른 자아? 다중인격에 관한것인가?
인간의 이중인격을 말하고자 하는것일지도 모르겠다.

내 속에 또다른 자아가 있고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다면 자웅동체로 봐도 되나?
인간의 외로움을 근본적으로 해소해줄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일수도 있겠지만
연극속 인물은 스스로 시대의 구태를 벗어버리지 못하고 파멸의 길로 들어선다.

그냥 그렇게 끝난다. 

이후 극중 작가와 감독의 약간의 논쟁이 있지만 묘하게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

이 연극 전체가 들어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순이의 그림자'와 쓸때없이 섞어놓는 병신같은 짓을 했고
좌우로 배우들을 배치해서 전혀 집중할 수 없는 또라이 연출을 해놨기때문이다.

도데체 왜 무대도 좌우로 넓어서 잘못쓰면 불편한곳인데 관객석 2층까지 무대로 써서 목아지 아프게 했을까?
좌우 2층 관객석에 앉아서 좌우 번갈아가며 대사들을 해대는데 이 연극 감독은
관객보고 연극을 보게 하는건지 목디스크 걸려 병원신세나 지라고 일부러 이렇게 연출한건지..

멀쩡한 연극을 그지같이 만드는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으로 보인다.
제발 무대만이라도 제대로 활용해서 관객이 집중할수 있게좀 하자

출연 : 오일룡, 서성영, 섬선일, 김형건, 엄정인, 신가은

-사탄동맹-
오늘의 하일라이트라 할수 있지만
다른 연극들보다 더 좋다거나 특별하다거나 할만한것은 없다.
이건 다른 두편도 구성이 좀 이상해서 그렇지 충분히 멋졌기때문이다.

다만 그나마 덜 난해하고 이상한 짓거리를 하지 않는등
극 내용에 가장 집중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제일 일반적인 연극이었기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돋보이는 연극이었다.

어머니의 자식사랑 같기도 하고 상투적이고 식상한 내용인데
루시퍼같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불같이 타오르다 소멸할것만 같은..

앞선 두편과 묘하게 통하는 면이 있다. 인간의 내면을 깊게 다루고 있으며
이중성 또한 다루고 있다. 조금 다른점이라면 훨씬 직선적이라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고 그만큼 강하고 쌔기때문에 한편으론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오히려 악마(사탄?)가 가장 설득력있고 합리적이며 올곧은 인물처럼 묘사된다.
'인간의 표본이 될뿐 인간의 요구를 들어주지는 않는다.'

어떤 표본이냐에 따라 성인이 될 수도, 악인이 될 수도 있다.
단지 이 극중 저 인물은 후자에 속할뿐이고 그를 뒤따를뿐이며
가슴속에 꿈틀거리는 뱀들의 욕구를 충실히 이행하는 저 수녀는
악마가 걸어온 그것을 뒤따르는것이 아닌 자신의 욕망을 뒤따를뿐이다.
그것에 대한 명분을 악마에게서 찾고 악마는 명분만을 제공한다.

매우 영리하고 뛰어나다. 악마가? 아니 그를 따른다면서 이상한짓을 하는 인간이..

악마는 사악한 인간들에 의해 영원한 고문에 시달리고 있을지도 모를일이다.
연극이 끝났을때부터 시작되는 뒷끝 작렬하는 멋진 연극이었다.

그런데 우르술라라는 이름은 디즈니인어공주 문어 아줌마 이름으로 마녀인데
수녀의 탈을 쓴 마녀를 그리고 싶었었나?

사탄으로 나오는 살로메는 낯익어서 찾아보니 사도 요한의 어머니로 나온다.

알수없는 무엇이 오묘하게 꼬여있는 연극이다.

출연 : 이미라, 임윤진, 박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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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