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알과핵'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0.02.09 연극 -아비-
  2. 2019.09.07 연극 -엔드게임-
연극.공연2020. 2. 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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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날이 아무리 추워도 밤은 아늑하지 않다.
수많은 생명들이 봄준비로 분주해지기때문이겠지

이 연극은 시놉을 읽으면 연극을 다 본거나 마찬가지인 주제다.
(재미를 위해서 시놉을 미리 보진 않지만)
그만큼 흔하디흔한 소재지만 흔하다는것은 수많은 작가들이 사용했어도
그 답을 찾지 못한 아니 정의하기 어려운 인간의 유한한 시간이란 것 때문이다.

부모자식간의 갈등도 이 울타리에서 벗어날수가 없다.
특히 자산에 관한것이라면 더욱더 깊은 관계를 갖는다

요즘 부모 자식간의 관계는 예전에 비하면 좋아진듯 보이지만 예전에는
생존에 대한 생활권이 위협받았기때문에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수많은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관심을 표현할수 없었을것이며 한국사회에선 흔하디 흔한 현상이었다.

나의 부모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연극과의 차이라면 내 부모께선 재산이 거의 없기때문에 자식들이 재산을 놓고
싸울일이 없다는 정도랄까.

아마도 사회에서 가장 도덕적이며 대인관계를 신경쓰는 부류는 중산층일거다.
너무 못살아도 남생각하기 힘들고, 너무 잘 살아도 남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들의 재산은 후자에 가깝다. 이러다보니 아버지의 재산을 놓고 그 어떤 권한도 없는
자식들이 서로 차지하려고 부모들의 이혼을 조장하기도 하고 자식인데 불필요하게 부모 가슴에 못을 박는다.
(왜 부모의 재산을 자식은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거지? 지금이 조선시대인가? 부의 되물림을 못없는이상
인간 사회의 유토피아는 존재할 수 없다.)

연극 진행은 식상하지만 누구나 자식이고 대부분이 부모가 되며 끝은(죽음은) 누구나 맞이하는 이상
전체적인 구성은 어느정도 나이가 있다면 직간접적으로 체감하는것들로 극적으로 과장된 장면들로
일반적인 소재의 장점인 엄청난 공감력을 충분히 발휘한다.

납득이 안되는것은 극중의 내용과 같은 큰돈을 본적 없기때문에 저들의 탐욕에 대한것일거다.
황혼이혼의 중심에 자식들이 부모의 재산을 탐하기때문이라는게 심심치 않게 나왔던 적이 불과 얼마전이고
현재도 가끔식 단신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런 사건을 조금은 희화하고 조금은 과장해놓긴 했는데

90분에 모두 넣기엔 진행이 너무 빡빡하다고 해야 할까
상황전개가 너무 빠르게 훅!훅! 지나간다고 해야 할지
얼핏보면 단 하루의 내용으로 보일정도로 시간을 너무 축소해버려서
연극 전체 흐름은 그다지 감흥이 없다. 어느정도 전달되는 감정을 음미할 시간적 여유가 필요한데
그런 맛이 너무 없다. 하루에 몇회 공연하는 코믹극마냥 시간만 빨리 떼우려 하는 기분마져 든다.

엔딩은 다소 최루성으로 마지막 한마디는 무척 슬펐지만 그것으로 모든게 완성될만큼
중간이 탄탄하진 않아서 엔딩이 아무리 좋더라도 그 기분을 뒷받침 해줄 무엇이 없다.

이 작품이 나온지 20년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 사이에 많은 극단에서 매년 공연할정도의 내용이라면 제법 좋은 작품이란것이고
전체 흐름을 보더라도 내용이 엉성하지 않아 재미있을거 같다. 그러나
희곡을 읽어본것도 아니고 다른 극단의 공연을 본것도 아니니 뭐라 말할수는 없지만
급하게 넘겨버리지 않았으면 훨씬 깊은 감동이 몰려왔을텐데 조금 아쉽다.

재미있을거 같은 기분이 들었으니 다음에 또 하면 그때 다시 보지 뭐..

출연 : 이일섭, 하미혜, 김예기, 김미나, 최혜주, 최우성, 김동일, 김영, 정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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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9. 7.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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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했음에도 연극은 멈춤이 없다.
하지만 내 우산은 이리꺾이고 저리꺾여 오늘 내일하는 것이 폭풍우 한복판에 서있는 촛불신세같다.

엔드게임?
추리물인가?
스릴러? 호러?
적어도 코믹이나 멜로와는 거리가 먼 제목

리플렛-전단지-도 없고(리플렛도 없이 프로그램을 별도로 파는 연극은 초대권이 많이 나갔다는 소린지)

근로자 할인으로 구입했다고 확인하기 위해 명함을 보여달라고 하질 않나..
(이 연극은 백수 할인은 없다. 연극이 부조리하다고 티켓까지 그러면 좀 이상하지 않나
가격 할인 정책중 늘 희한한 할인중 한가지가 근로자 할인?
뭘까 연극 액면 가격을 낮추긴 죽어도 싫다는 의지의 표명이란소린지)

보통 명함을 받으면 나중에 홍보 문자라도 보내기 위해 보관할텐데 돌려주는건 또 뭔지.

아무튼 적당한 자리에 앉아 약간 젖은 몸을 말리며 공연을 기다려본다.
무슨 연극인데 저 사람은 저렇게 서있는걸까?

연극은 아무일 없듯 그냥 시작한다.
혼자 분주하게 이리 저리 움직이지만 유독 높은 창문이 눈에 띈다
감옥같은 형상을 한 어두침침한 이곳은 어디일까

점점 인물들이 살아나듯 등장하지만 저들은 또 무엇인지

이 연극을 한국에서 처음 보는 한국사람이 연극이 무엇을 가르키는지 알 수 있나?
1950년대에 영국에서 초연을 했다는데 그 시대에 맞춰진 연극인가?

한명은 앉지를 못하고 한명을 서지를 못하고 볼수도 없다.
하지만 서로 그다지 보완적인 관계같아보이지도 않는다.

세상 탓을 하지만 그것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범민의 모습만이 저들에게 보일뿐

그 외 부모가 각각의 통(쓰레기통)안에 있는데 어떤것을 상징하는지도 모르겠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는 두 사람. 서로의 대화엔 무엇인가를 가르키는거 같지만
막상 귀 기울리면 막상 별뜻은 없다.  클로브(Clov)는 하인같지만 햄(Hamm)과 그다지 수직적인 관계같아보이지도 않는다.
서로의 관계에 충실할뿐, 힘없는 고용인과 피고용인 같아보이기도 하고

그런데 정작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그 요점이 다가오질 않는다.
끊임없이 궁시렁궁시렁. 불만과 합리화 만을 처음부터 끝까지 늘어놓는다.

전개가 이러다보니 집중도 안되고, 처음엔 좀 색다르다 싶었지만 금세 집중이 흐트러진다.
한국의식에 맞아보이지도 않고 초연당시의 사회상이 어떤지도 모르겠고
작가는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부조리극이라 하지만 예술이란게 그 시대를 반영할수밖에 없으니
1950년대의 전쟁 직후의 모습일수 있지만 이것을 지금 그대로 표현했을경우 와닿기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아무튼 가장 인상적인것은 높고 작은 창문
창문을 열고 닫는게 힘겨워 보이지만 이부분이 내 현실과 가장 가까워 보인다.

무엇인가를 접하기 위해 무던히 애쓰지만 막상 보이는 세상은 극단적인 단편만을 본다.
그 좁은 면만을 보면서 꿈과 희망을 키우지만 헛된 희망이란것을 뒤늦게 깨달을 뿐이다.

그러나 이 연극이 이런면을 부각하는것도 아니다.
저 너머엔 무엇인가 있으나 클로브(Clov)를 제외하곤 모든 사람은 그 자리에서 볼수도 없고 보려하지도 않는다.
아니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게 바껴버린 것 일수도 있다.

결국 클로브는 그 곳을 나가지만 무엇이 그를 맞이할지는 알 수 없다.
이곳도 지옥이고 저곳도 지옥일경우 보통은 낯선 저곳을 가진 않을텐데

나는 아직도 궁금하다.
햄이란 사람과 그의 부모들
작은 창문으로 빛이 들어오지만 볼 수 없다
문은 있으나 나가지 못한다.

전쟁 직후의 영국 모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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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