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날이 무척 덥다. 비가 올때만 시원한 여름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른, 유월인데
올해는 더울런지 아니면 이정도로 멈춰줄런지.. 나는 그 흔한 에어컨도 없다.
달달한 살랑이야기 세편
엄밀히 말하면 중간 한편은 아니지만 시점에 따라선 달달할수도 있을거 같다.
내가 연인 이야기를 공연으로 보기 꺼려하는 것은 너무 과몰입하기때문인데
나이가 차면서 점점 사라지길 기대했지만 결코 그러지 않아서 이런 이야기는 더욱더 두렵다.
그렇지만 우연히라 보게 되면 잠깐이나마 가슴한편이 따뜻해지며 극장을 나오게 된다. 금세 사라지지만
무대에서 다들 모여 컵을 차며 놀고 있던데 구성을 그래서 저런고 있는 거겠지만
왜 이렇게 산만하게 시작하는지 모르겠다. 내용을 이어놓은것도 아니고
예전 어떤 연극이었는데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때도 옴니버스 형식이지만 전체라는 테두리를 설정하고
몇명씩 나와서 연극을 하고 다들 환호해주며 퇴장하고 또 다른 사람들이 나와서 새로운 극을 하고
또다시 다들 환호해주며 퇴장하는 전체가 한팀이고 팀내의 소그룹같은 구성이었다면 초반에 그렇게 시작해도 괜찮은데
이 연극은 그런것이 전혀 없다. 3개의 연극으로 배역이 많이 할당되어 있다는 정도가 전부이다.
연극 시작전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기엔 아무런 개연성도 보이지 않는 불필요한 구성이 아닐수 없다.
총 세편중 '크리스마스 선물' 말고 나머지 두가지는 모르겠는데 유명하겠지라며 넘지는데 매우 흥미롭게 잘 만들었다.
무척 슬프기도 하고 크게 웃진 않았지만 너무 웃기기도 하고 눈물이 자꾸 고여서
여간 신경쓰인게 아니지만, 소설 속 연인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극적으로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다.
다만 실제 작자의 입장에서 글자로 표현된 그들은 무대위 저들처럼 선남선녀들이었을까 란 의구심과 차잇점이 생겨나겠지만
좀더 극적으로 만들기 위함으로 간주해버리면 된다. 그러나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보일수도 있다는 단점도 생겨난다.
머리카락만 경쟁력 있는 너무 가난하여 남녀 둘이 의지하며 살아갈수밖에 없는, 남루하고 추하기만 해서 곁에두기 어려운,
냉정하고 퉁명스럽고 남자같게 보이는.. 이런것을 연극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머리카락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차림이 남루하지만 한없이 따뜻한, 말투만 남자같은 푸딩같이 조심히 다루어야 할...
이런 구성은 멀티버스의 다른 세계로 밖엔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여운이 금세 사라지는것일지도 모르겠다.
다들 젊은 미인들이라서 무엇을 해도 아름다움이 흘러넘치는 배우들인데 연기또한 훌륭하다.
어색함 없고 당차고 매끄럽다. 오히려 지난주에 봤던 믿고 볼 수 있는 무죽페스티벌이 더 어색했다.
젊은 세대들의 멋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듯 한, 무겁지 않은 아니 무겁게 보이지 않은 연극이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의 배경이 거의 회색톤이어야 할거 같은데 연극 속에선 핑크톤이다.
아니 모든 연극의 기본 배경은 눅눅한 청녹빛이 맞을거 같은데 출처를 도무지 알수 없는 눈아픈 핑크다.
그래서 그렇게 눈이 시큰거렸던 거겠지.
가급적 눈부신 사랑이야기는 피하는게 내 눈건강에 좋겠지만
눈물구멍이 자꾸 막혀 연신 닦아내는것도 귀찮은 때지만
그래도 가끔은 이런 탱탱하고 굴곡없어보이는 연극도 괜찮은거 같다.
출연 : 장영은, 김연수, 박지수, 이주원, 정인지, 박성민, 박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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