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19. 9. 2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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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많이 보진 못해서 아직도 새로운 느낌이 든다.

흥부가나 춘향가는 희극으로 많이 했던것이고 예전에 약장수들이 공연할때도 많이 했던것들이라서
아무튼 익숙하다. 그런데 오늘 사회자가 이런 말을 한다.
흥부가는 희곡같지만 슬픈장르라고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접했던것은 놀부의 악덕한 짓이나
흥부가족의 슬픔보단 제비다리를 고쳐준 선행으로 부자가 되고 놀부는 못된 심보로 화를 입는다는것 정도다.
희화된 권선징악 장르정도로 인식되도록 만들어진것들을 접했기때문일것이다.

판소리에선 결코 그렇게 오진 않는다.

흥부와 부인의 울분, 가족들의 비참한 생활고
이러한것들이 처량맞은 노랫가락으로 끊임없다.

반면 놀부의 못된짓은 매우 짧다. 오히려 못된짓은 희화된경우가 많지만
막상 곱씹어 생각하면 잔인하기 이를데없다.

못된짓은 웃기게 넘기고 착한놈은 슬퍼 울고 있고

이게 권선징악인가? 놀부가 제비다리를 부러뜨리는 만행만 저지르지 않았어도 박은 없었을것이고
박씨에 적혀있는 것을 놀부 부인이 알아차리고 알려줬을때 놀부가 심지 않았어도 화는 없었다.
또한 박을 한개로 끝냈어도 어느정도 괜찮았을것이다.

우여곡절끝에 모든 재산을 잃어버린 놀부가 흥부와 함께 살았더라도 과연 잘 살수 있었을까?
그 늙고 못된놈이 개과천선했을까?

못된놈은 반드시 댓가를 치른다기보다는
과한 욕심은 화를 부른다는것이 맞아보인다.

물론 흥부는 착한일에 대한 댓가가 주어진것이지만 무엇을 기준으로 흥부가 착한 사람이라 하는것이지?
형님을 대우 해준것 밖에는 없다. 흥보는 그다지 사회에서 좋은 일을 한사람도 아니다 그냥 제비다리 고쳐줬을뿐이다.
살신성인의 자세도 아니고 그에 비하여 일확천금이 떨어진것도 의아하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내려온것일까

삼강오륜이 무너진 시대에 탄생한것들이 판소리의 기본 바탕이 되어있는게 아닌가 싶다.

무엇인가 지독하게 강요하고 있는 느낌
주제가 명확해도 너무 명확하다고 해야 할지
이 모든 것을 심파극처럼 사람들의 애간장에 슬픔을 가득채워넣으며 세뇌시킨다.
그것도 아주 고급스럽고 사치스러운 수십년을 갈고 닦은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채운다.

이 정점에 서 있는 사람중 한사람이 신영희 명창이다.
15개월있으면 팔순이라는 사람의 목소리가 왠만한 젊은 사람보다 쩌렁쩌렁
그것도 두시간을 끊임없이 노래하고 연기하고 대화하며 관객과 교감한다.

놀부의 만행보다, 흥부의 선행보다, 시대의 슬픔을 관객들에게 넘치도록 밀어넣는다.
구슬픈 판소리라는 장르를 이용하여

신영희명창의 공연을 앞으로 몇번이나 더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제법 행운이면서도
판소리 완창이라는 이상한 무대에서 투쟁하는 한 사람을 보며 즐거워 해야 하는지 갈등에 빠져들기도 한다.

작년 연말에 보니 안숙선명창께서는 제자와 함께 하시던데
어느정도 연세가 있는 분은 제자들과 함께 해도 그 감동은 충분하지 않을까..
한사람을 몇시간동안 혼자서 공연하는 이런 학대수준의 장르가 왜 탄생한건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전체 줄거리를 놓고 짧막하게 공연하던것을 뽐낸다며 완창하는 누군가의 시작으로부터
생겨난 잘못된 관습이 아닐런지)

내용 자체를 줄이는건 잘못줄였다간 티날수 있으니 완창을 하되
고문하듯 혼자서 하지 말고 여럿이서 혹은 몇회로 나눠서 하는 문화가 생겨났으면 좋겠다.

오늘도 두시간 공연으로 이쪽에선 제법 짧게 잘라냈는데 글쎄
처음 듣는 사람도 이번 같은 경우 빈곳을 제법 느꼈을거 같다.
이럼에도 뭐라 할수 없는 가학적인 공연이 현재의 판소리지만 점차 개선되길 기대한다.

그런데 같은 무대장치는 몇년간 사용하는거지?
오늘은 귀명창 자리라며 창자 바로 앞에 좌식형태로 만들어진 이상한 좌석도 사라졌던데
그럴거면 좀더 앞쪽에서 공연해서 좀거 가까이서 보게 해주지..

하여튼 공연기획자가 누군지 몰라도 꽤나 엉성하고 나태하다.

자막은 언제쯤 붙여줄지..
불편한 좌석
소리나는 바닥
판소리를 듣기에 꽤나 안좋은 산만하기 그지 없고 예술성이라고는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엿같은 공연장 내부

이런곳에서 수십년을 공부하신 분들이 공연해야 한다는 현실도 판소리마냥 처량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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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0. 27.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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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초겨울이라 불러도 될까?
태풍이 올거 같은 강풍은 또 무슨 경우인지

판소리..
으~ 늘 고민스러운 장르다.
실제 공연을 본건 이제 1년. 그중에서도 판소리는 올해 처음
이번으로 다섯번째인가?

처음 봤던게 춘향전이고 이번도 춘향전이라서 걱정이 조금 덜하고
대본도 모두 읽었기때문에 더욱더 걱정이 덜했지만
대본을 읽으면서 이런 대사를 사람들보고 이해하라고 만들어놓은것인가?싶을정도로 한문이 많다.

글을 봐도 모르는데 알아듣기 힘든 창법으로 노래하는 걸 들으며 이해하라고?
이들은 이 한문을 모두 알고 있을까?
일단 이건 좀 나중에 얘기하고..

판소리는 매력적인 공연임에는 틀림없지만 현대에선 벽이 너무 높다.
이번같은 경우 특히나 발음을 너무 뭉뚱그린다고 해야할지 유명한 대목이 많은 춘향가임에도 불구하고
대충이라도 알아들으면 얼추 넘길수 있는데
이 사람의 창은 대단히 난감하다.

막상 동영상으로 명창이라 하는 분들것을 찾아들으면 발음이 대단히 좋다.
그래서 한문이라 알아듣기 어려운것을 제외하면 가사를 알아듣는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완창을 하지 않아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번 공연은 너무 심각할정도로 알아듣기 어렵다.

한자도 많고 발음도 알아들을수 없고 게다가 자막도 없다.

그런데 이걸 들으며 즐기라고?
한국의 고유한 전통문화니 들어야 한다고?
꽤나 어이없는 상황이다.

대사를 모두 읽고 춘향전은 두번째니 그나마 해당 대목이 어떤 느낌인지 공감되어 눈시울 뜨거워지지만
이번은 조금 심한거 같다.

한 6시간짜리를 3시간30분정도로 줄였다고 하는데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보지만
어떤 기준으로 줄렸는지 몰라도 막 잘라낸 느낌이 든다.
(가위로 자르듯 싹뚝 잘라내서 매끄럽게 이어지질 않음)

좀 재미난 장면도 뭐에 쫓기는지 후루룩 넘어가니 내용도 이상해지고

특이한게 리듬을 반숨정도 그냥 놓던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대사를 잊어먹은건지 감정적 쉼인지 그렇게 배운것인지

안숙선 선생도 오셨던데 내가 안숙선 선생의 쑥대머리 대목을 좋아하고
이분에게 배웠다고 하던데 막상 정미정의 쑥대머리 대목은 안숙선 선생의 그것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안숙선 선생은 발음도 무척 좋아서 알아듣기도 좋음)

물을 연신 들이키는것이 몸상태가 무척 안좋다는 의미일수도 있고
계속 '아이고' 하는것을 볼땐 안쓰럽기까지 하던데
그렇다고 무슨말인지, 어떤 대목인지 모를정도로 막 넘겨버리면 좀 그렇지 않은가?

이번에도 앞에서 대본을 읽어주는 사람도 있던데
이러지 말고 공식적으로 프롬프터 같은걸 사용하도록 하면 안될런지

목소리가 굵직하면서도 힘이 있고 때론 대금 청 같은 멋진 부분도 있던데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한국의 판소리 문제로 넘어오면
이번 대사를 읽으면서 정말 난감했다.
이렇게 한자(문자)가 많았다니 주석이 달려있지 않았다면 거의 못알아들었을것들
이런것을 하루빨리 현대어로 바꾸지 않으면 얼마동안이나 더 버틸수 있을까?

판소리 완창이란 보기 쉽지 않은 공연임에도 관객이 많지 않은데 이런점을 감안한다면
국가에서 지원하는 정책이 조금만 미흡해져도 바로 사장될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도 관계 없다는 것인지 이들의 행태를 이해할수 없다.

현대어로 바꾼 판소리가 나와야 하지 않은가?
그동안 계속해서 대사들이 바껴왔을테고 '무슨제', '누구제'라고 하는것들은 그들이 바꿔나간것 아닌가?
그 전에도 계속 그래왔을것이고
그렇다면 현대에 맞게 대사도 바껴야 하는거 아닌가?
이제 학교 정규과정에서도 배우지 않는 수많은 문자들이 들어가 있는 그것을 백날 불러본들 누가 알아들을것이고
소리꾼들 자신들 마져도 제대로 알고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

인지도 높은 서양음악과 콜레버레션하는것도 좋지만
일단 기본을 외면해선 안되는것인데 뿌리 없이 이상한 것들만 하고 있는거 같다.
음식을 못하는 사람들이 치즈넣고 감미료 범벅하는등 자극적으로만 만들어
질 떨어지는 그것으로 모든 요식업을 망쳐버리는것 처럼
지금 한국의 전통음악이 그러한 길을 걷고 있는거 같아 아쉬움이 따른다.

어쩌면 늦어서 돌이킬수 없기 때문이 이럴수도 있겠지만 아직 늦지 않았더라도 지금 이대로라면 늦은것과 다름없는 상황일거다.

한국 음악을 한국인을 위해 자막 붙인다는게 자존심 상할지 몰라도
하루 빨리 자막을 붙이길 바라며
택도 없는 문자들은 모두 현대어로 바꿔지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지망생들께선 발음에 좀 신경써주시길
(명창이라 하는 분들의 판소리를 들으면 자막 없이도 어느정도 받아쓸수 있을정도로 알아듣기 좋음)

그나저나 춘향가는 왜 이리도 슬픈건지(지하철에서 대사집을 읽는데 눈물이)
영화나 TV를 봤던 기억을 보면 춘향의 고난은 약간정도로 기억되는데
막상 판소리를 보면 초반 단 몇분정도(시간으론 몇일정도?)만에 행복은 끝나고 생이별부터 시작해서
끝까지 고생도 이런 고생이 있나?싶을정도로 생고생을..
(올초 처음 봤을땐 처음이라 감동받아서 그랬겠거니 했는데 대사를 읽어도 그렇고 오늘 봐도 그렇고 너무 슬프다)

다음달은 적벽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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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