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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1.16 연극 -물고기 남자-
연극.공연2022. 1. 16.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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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까지만해도 엄청 춥다가 슬금슬금 풀리더니
오늘은 숨어있던 습기들이 모두 삐져나올만큼 포근한 눅눅한 한겨울.

중년층에 인기가 있는건지, 중년층에게 단체로 판매한건지, 지인들인지
아무튼 젊은이들이 무척 적길래 신파극을 잘못 택한것인가 생각해보지만 내용은 신파하곤 맞지 않아보인다.

글쎄.. 한국사회에서 국가 전체를 뒤흔든 세월호 참사가 바로 몇년전에 있다보니 여객선 침몰 관련 뉴스가 나오면
강건너 불구경처럼 느낄수 없게되었는데
블랙코미디식으로 여객선침몰을 담고 있는 이 연극을 편하게 웃고 있는 중년들을 보고 있자면
뭔가 알 수 없는 벽이 느껴진다.

단순히 생과 삶이라기 보다는 먹고 살기 힘들다는 이유로 돈을 벌기 위하여 침몰한 여객선 주변에서
시체를 찾고 있다는것이 납득하긴 어렵지만 예전 삼풍백화점 무너졌을때도 돈되는것을 가져오려는 사람들이
많았다곤 하는데 근거없는 지어낸 말도 안되는 소문으로 믿고 싶다.

아무튼 이 연극은 여객선의 침몰보다는 인간 대 인간 사이에 브로커의 개입으로 단절된 관계의 연결고리를 깊게 다룬다.
중간 한두번만 건너가면 의외로 많은 부조리들이 보인다.
내가 즐겨마시는 커피는 소매상, 수입상, 외국생산자, 노동착취당하는 노동자들
하지만 나는 향이 뛰어나다며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저들을 생각하지 않는다. 죄책감에 들지 않게 하는 조건으로
중간 판매상들에게 수수료(이윤)를 지불하는 구조, 이것이 글로벌자본주의의 민낯일 수 있다.

이런 구조로 본다면 여객선 침몰은 이 연극에선 큰 문제도 아니지만 시체장사를 한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하므로
상황을 극대화 한다. 하지만 불편한다. 기억속에는 아직도 배가 뒤집힌 영상이 머리속에 생생히 있다보니
이러한 설정을 편하게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흘러가는대로 보고 생각하고 느끼면 되는데
문제는 '물고기 남자' 라는 상징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난대없이 그 남자는 왜 배를 탄것인지(자신이 어렷을때 그렸던 물고기 남자와 똑같은 홍보 포스터를 봐서 타게됬다곤 하지만
보통 유부남이라면 가족이 함께 오지 통보도 없이 갑자기 혼자서?), 배 위에서 내가 죽게되었을때 슬퍼할 사람을 헤아릴 여유까지 있었다면
그 생각할 시간에 빠져나오면될텐데. 물론 이 후에도 빠져나와서 살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많이 죽은것으로 나온다.
상황자체가 맞아떨어지는 맛이 없지만 한정된 시간을 이용하니 그럴 수도 있겠거니 넘기려는데
그 남자의 아내는 보험료를 받으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며 즐거운 상상을 하는 장면은 또 무엇인가?
여자에게 피해의식이 있는것인지.. 아니면 지금것 잔혹성을 보인것이 남자(남자라서가 아니라 그냥 배역이 남자)라서
성비를 맞추기 위해 여자도 넣은것인가? 아니면 살려낸 남자를 죽음으로 몰아내기 위한 복선인가?
내가 죽었을때 슬퍼할 사람, 기뻐할 사람들이 없다 하여 살겠다고 구명조끼를 입고 애써서 살아온 사람이 택한 선택은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다.

엔딩을 위한 연결고리가 매끄럽질 않아서 갸우뚱.
작가가 말 하려는것이 무엇인지 알것도 같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치밀함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내용 전개는 나락에서 나락으로 계속 떠밀고 있는거 같아서 편하기 쉽지 않고, 극장내 관객들의 웃음기가
점차 사라지고 무거운 호흡만이 느껴진다. 내용 자체를 우울하게 풀어내고 있어서 세월호라는 아픈 기억이 없어도
씁씁한 내용의 연속이다.

이 작품은 1999년에 처음 나왔다고 하니 세월호(2014년)하곤 아무런 연관이 없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두군거렸을뿐)

그럼에도 아직도 모르겠다. 물고기 남자? 인어공주는 여자를 공주라 하니 당연히 암컷물고기겠지만
인어는 수컷도 있고 암컷도 있는것이지 인어=물고기여자에 국한된 말은 아닌데..
작가가 말하는 물고기 남자는 무엇일까? 물고기남자 그림이 신기해서 곰곰히 보다가 파라다이스호를 타게 되고
그러다가 양식장을 사게 되는등 모든것이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걸까?
(같은 그림을 보게 된 그 남자와의 연계성?)

서산대사의 '눈 덮인 들판을 걸을 때 함부로 걷지 마라'라는 시가 떠오르긴 하지만............

그런데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 아닌가
관객들을 모두 다닥다닥 붙여 앉히던데 그래도 되나?
객석수 신경안쓰고 티켓을 막 팔았었나.. 라고 생각했는데 관계자께서 사회적 거리 해지 됬다고 함

출연 : 선욱현, 박신후, 류지훈, 윤관우, 오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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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