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6. 9. 19.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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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때부터였지? 하루 세시간에서 여섯시간이나 되는 완창판소리공연이 힘들지 않게 느껴진 후부터였을까?
슬슬 품질을 생각하게 된다. 내 주제에? 가사도 제대로 이해 못하면서?
장단도 모르는데? 무슨 품질? 그래도 슬슬 느껴지긴 한다. 그렇다고 평생공부해서 일가를 이룬 저들을 품평 한다는건
예의에도 어긋나고 맞지 않아보이긴 하는데 오늘은 조금 몇 마디 하고 싶어진다.

조주선 명창의 목소리나 발음 같은것은 매우 훌륭하다. 그래서 초반 이후 점점 더 기대가 되었었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발음이 엉망인 창자도 많고 가사집을 봐도 못 알아듣겠는 사람들이 이 분야엔 참 많다.

조주선명창은 목에 힘과 여유가 묻어나온다. 힘든 대목에서도 여유롭고 호기롭게 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많은 인물들의 표현과 특징도 잘 살려서 보는 맛까지 뛰어난 훌륭한 무대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왜 이리도 많이 건너뛰는건가?다. 처음엔 콘디션이 안좋은가?싶었지만
소리를 끝까지 뛰어난 기세로 몰아붙이는걸 봐서는 몇시간을 혼자서 노래하고 연기하려면
보통사람은 어림도 없는 일일테니 대사(가사)를 까먹는 일은 이제는 아무렇지 않지만 건너뛰는 경향이 좀 많았다.
건더뛴다고 해도 4시간(20분쉬는시간포함) 가량을 소리했지만 김세종제가 6시간짜리임을 감안한다면
그리고 애초에 기획된것도 4시간30분정도를 기획하고 있었던거 같은데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짤린 대목들이 많다.

6시간짜리가 4시간이하로 줄어들면 완창이라고 해야 하는건지도 솔직히 모르겠다.
물론 춘향가는 너무 인기가 있는 판소리라서 이렇게 길어졌다고 한다.
다른것들은 4시간 이내에 끝나는거 같다. 공연예술이니 초창기 내용은 1시간정도 되는것부터 시작하지 않았을까싶지만
아무튼 지금은 6시간이나 되는 황당한 공연인데 3분의1이나 잘라낸것은 개개인 사정에 따라 그럴수 있다고 보지만
내용 흐름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고 가위질 당한듯 툭!툭! 끊기는 기분은 좀 그렇지 않은가.

그래서 잘 보다가 갑자기 응? 이란 기분이 좀처럼 사라지질 않는다. 사라질만 하면 응?의 반복
무엇인가 리듬이 계속 끊기고 대사가 끊기는것도 초반을 제외하곤 알게모르게 계속 잘려지는 기분이었다.
이런 기분이 든다는것은 기획되지 않게 잘렸다는 소리일 수 있다.
공연 전에 기획되었다면 자연스럽게 넘어가도록 장치들이 들어가 있을텐데 전혀 그런게 없었기때문에
춘향가를 좀 들어본 사람이라면 쉽사리 느낄수 있을것이다. (내가 판소리 다섯바탕 중 유일하게 음반으로 자주 듣는게 춘향가)
초반의 기대와 다르게 뭉게지는 발음. 하지만 목의 힘은 그대로 살아있다는것은 참 특이하다.
그리고 조주선 명창은 목이 풀린 상태로 나온것마냥 처음과 끝의 음색이 크게 변화가 없이 좋은 콘디션을 보여주는데
이부분에서만큼은 찬사를 보내고 싶다.(몇시간을 동일한 목 콘디션을 유지한다는건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라 생각됨)

춘향가는 들을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는데 오늘은 거의 그러지 못했다.
조주선 명창때문이 아니라 공연기획때문인데 관객석을 무대와 큰 차이 없는 조도를 유지하는 이상한짓을 했다.
그래서 주변에 꼼지락 거리는 것들이 눈에 고스란히 들어와서 엄청 산만하다.
주변이 밝아졌으니 다들 가사집에 몰두를 하고 있다.
도대체 이게 얼마나 멍청한 선택인가. 훤하게 밝으니 구입한 가사집을 안볼리 없지 않은가.
하지만 건너뛰고 바뀌고 하는통에 과연 제대로 읽으며 따라갈수 있었을까란 생각도 든다. 그러니 다들 가사집을 덮었다 열었다를 반복
어떤 노인은 계속 휴대폰을 보고 있고(한참을 지나야 관계자가 나타나서 보면 안된다고 제재)
재미 없으면 그냥 나가서 편한 의자에 앉아 전화기나 쳐다보다가 집에가지 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건지
어떤 사람은 뭘 그리도 열심히 적고 있는지.

판소리가 관객과 상호 작용이 필요한 한국 고유의 공연방식이지만
관객석에 조명이 켜져는 순간 관객들은 웅성웅성거릴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냥 거리공연을 보지 뭐하러 이런 공연장을 오겠다.
오로시 공연자에게 집중하기 위해 이런 공연장이 있는거 아닌가? 그런데 관객석 조명을 켜버리는 빙신짓을 해대니 이 모양이 되지.

오늘 공연은 차마 자막을 제발 달아달라고 말을 하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자막이 중앙 뒷벽에 나왔더라면
적어도 관객들이 고개 쳐박고 가사집에 몰두하는 일은 없었을것이다.

실내전통 공연에 바리에이션은 주지말자. 추임세는 이제 어렵고 어색한 시대다.
전공자들도 많이 오던데 그들이 추임세를 좀 넣어서 흥만 좀 돋궈주는 정도에서 끝내자
가사집은 집에서 천천히 읽어볼 수 있도록 공연장 관객석은 철저히 어둡게
그리고 휴대폰으로 놀고있는 사람 있으면 재빠르게 바로 제재좀 하고
가급적 가사집을 팔지 말고 무대 중앙에 가사를 표기하자. 얘네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버티려는건지.

소리 : 조주선
고수 : 조용안, 조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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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2. 5. 14.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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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도 끝나고, 정부도 바뀌고, 회사 일도 많아지고
올해는 환경 변화는 많은데 막상 내 자신의 변화는 없다.

어젠가 그젠가 국립극장 홍보메일이 왔길래 뭐 있나 보니 판소리가 껴있다.
하지만 코로나때문에 자리도 별로 없고 그나마도 안좋은 자리만 남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때문에
별 생각없었지만 예매처를 한번 들어가보니 제법 좋은 자리가 남아있던데 기존 예매자가 취소를 했던것인가?
아무튼 잠시 고민에 빠진다. 다음달 초까지는 공부할게 많아서 공연 보는것은 좀 쉬려고 했는데
좋은 자리와 판소리중 좀 특이한 적벽가를 하니 예매하고 만다.

2020년 10월에 본게 마지막이었으니 1년반만에 보는 판소리. 그렇다고 그전에 많이 본것도 아니다.
판소리 공연을 본게 몇년 안되고 볼 곳이 많은것도 아니니 분기별 행사정도

판소리 적벽가는 소재가 삼국지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도원결의 한 후 재갈량과 합세하여
관우와 조조와의 관계, 장판 전투, 적벽 대전까지 제법 긴 내용을 다룬다.
그런것 치고는 2시간30분정도(자르지 않으면 한 3시간30분정도 되려나)

소설을 보면 흥미진진하지만 단조로운 플롯에 비해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좀 어지럽고 조잡스럽지만
재미있는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판소리의 적벽가는 이런 소설과는 느낌이 너무 다르다.
세력간의 치열한 싸움과는 거리 멀어도 너무 멀다. 특히 적벽대전에서 박살난 조조는 군사들의 조롱거리처럼
다뤄진다. 호칭만 승상일뿐 다같이 죽어가는 처지라 그런지 친구처럼 대하며 농담을 주고 받는다.
소설이 상류층의 시각으로 쓰여졌다면, 판소리 적벽가는 졸병들의 시각에서 쓰였다고 해야 할까?
물론 이것은 일부에서 그렇다는 것일뿐, 대부분 삼국지의 주역들이 등장하기때문에 판소리라고
완전히 다르게 해석한것은 아니다. 몇몇 부분에서만 졸병들의 애환을 다룬것으로 소설에는 이런 얘기는 당연히 없다.

손오공 고전 소설을 원작에 가깝게 만든것은(구전을 모아서 만든것들) 전개가 단조롭고 화려하지 않지만
이후에 나온것들은 없던것들이 달라붙으면서 화려해지고 조잡해지고 난잡해졌듯
적벽가도 비슷한 현상으로 봐도 될법 하다.(한국에 먹힐듯하게 각색하고 첨삭해서)
그래서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만하다. 물론 대부분이 한문을 그대로 읽어대는 대사때문에
반드시 해설이 적힌 대사집은 읽어봐야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할수 있으니 이부분은 참고 바란다.

간만에 자리에 앉았으나 여전히 불편한 좌석.. 이런 그지같은 자리에서 두세시간을 관람해야 하다니.
그리고 무대와 엄청 먼거리.. 이번엔 운이 좋아서 맨 앞자리였으나 소리꾼의 표정들이 잘 안보일정도로 멀다

성준숙 명창께서는 올해 여든이 다 되셨다고 해서인지 대사를 자주 까먹으신다.
그럴수도 있지만 수십년 한 프로치고는 대처 능력이 좀 아쉽다고 할까
리듬이 너무 많이 깨지는 느낌이라 해야 할지
판소리 완창을 언제까지 외워서만 해야 하는건지.. 저 노인이 받을, 수많은 소리꾼들이 받을 스트레스들
과학 기술이 발달되었으니 뒤에 쥐처럼 숨어 대사를 불러주지 말고
무선 마이크와 이어폰등을 이용해 또렷하게 불러주자. 아니면 프롬프터를 이용해서 주던가

책 한권이나 되는 대사에 모노드라마처럼 한사람의 일대기를 말하는 것도 아니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서로 다른 느낌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데 대사를 까먹지 않는게 이상한거 아닌가

과거의 환경에서 어쩔수 없었던 이런 고문에 가까운 공연예술도 현대에 맞게 좀 편리하게 바꿔줄 필요도 있어보인다.

그리고 대본을 사서 판소리 할때 함께 보라는 엿같은 말을 하지 말고 자막을 틀어줘라
이런 사소한 편의기능조차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망하지 않는것을 보면 밑빠진 독에 얼마 많은 세금을
쳐박고 있는지 간접적으로나마 체감되는거 같다. 관객이 늘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면 종사자들의 환경도 좋아질텐데
단지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는 단 한가지 말곤 없다.
서울에 무수히 많은 공연장들중 남산에 특어박혀있는 극장 한곳에서만..
이곳 대관료 보다 저렴한곳이 널려있을텐데 각 구별로 돌아가면서 할 수도 있는거고
때로는 거리공연으로 판소리 완창을 할 수도 있는것인데 유독 이곳에서만 한다. 접근성 똥이고 젊은이들 없는 이곳에서

인생 끝자락에 있는 한 소리꾼의 잃어가는 대사들을 보고 있자니
이쪽도 얼마 안남은것인지 착잡하고 쓸쓸한 고독이 밀려오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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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12. 28.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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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판소리 완창'으로 8편의 끝이 났다
그럼과 동시에 처음으로 판소리 다섯마당을 다 들은 날이기도 하다.

춘향전이 가장 많았고 심청전, 놀부가, 적벽가등 2년동안 채워졌지만 수궁가(별주부전)는
한편도 없었다. 왜 일까? 없어질 판소리중 한가지인가?

대사집을 읽어보면 소리꾼들이 하기 싫어할거 같은 기분이 든다.

일단 한시등 한문이 많아도 너무 많다.
현재 많이 쓰이는 한자도 아니기때문에 관중도 이해가 안되고
아마 모르긴 몰라도 창자중 그 한자들을 모두 외워 쓸수 있는 사람도 극히 없을것이다.

한자를 많이 쓴다는 것은 표의문자 특성상 음 하나 하나에 뜻이 들어있기때문에
간결하다는 것인데 이것때문일까? 시조 같은 음율이 대단히 많다. 물론 한시도 많다.

이러한것이 소리꾼과 관객이 멀리하게 되는 요인이 아닌가 싶다

그로 인하여 2년동안 단 한번 오늘 안숙선명창의 제자 3명이 분창을 하였는데
가사 특성상 한시간남짓 되는 분량도 가사를 잊어버리는 경우까지 생긴다.
(이쪽 계통이 제자라 해도 그들은 이미 베테랑)

이번 가사집은 해석도 똥같이 되어 있어서(한문 열개중 한개정도만 해석을 달고 나머지는 한문으로만 적혀있음)
읽어도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아마 모두 해석을 달아놨다면 본문보다 해설이 많았을게다.

조선 후기무렵 나왔다고 해설자가 말하던데 대사 자체가 자왈 뭐라 뭐라 뭐라.. 하듯 대화를 하는것 봐서는
다른것들과는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가사집을 보면 중국 문헌을 읽은 느낌도 들고

아무튼 동물을 의인화 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해설자는 당시 부폐한 사회를 비판한다고 하지만 동물들이 서로 자리 다툼을 하는걸 봐선
파벌싸움이 좀 있었던거 같기도 하고
용왕의 어리석음등을 보면 나라가 망해가고 있는것을 빗대어 표현하는것인가 싶기도 하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지탄의 대상이 될까봐 동물들을?)

아무튼 이 작품은 다른 판소리들에 비하여 손을 봐서 현대 감각에 맞게 대사를 바꾸지 않으면
적벽가와 함께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생각되고 아이들 동화책의 우화로만 남게 될거 같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이후 판소리의 내용이 바뀐적이 있던가?

사람들의 언어는 계속 바뀌고 있는데 전통예술들은 조선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게 제대로된 현상인가? 보통 이러면 사장되지 않나. 이미 식물인간처럼 소생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대부분 다른 음악과 컬레버레이션이나 해서 튀어보이려 할뿐

안숙선명창을 포함해서 총 4명이서 나눠 하는데 4명은 조금 많다.
그리고 안숙성 명창은 토끼가 육지에 올라온 마지막 몇분정도만 할뿐인데
(이럴거면 최소한 포스터엔 제자 3명도 함께 찍던가..)

사람이 바뀔적마다 그 느낌이 모두 달라서 새로운 것을 듣는 신선함이 있지만
그만큼 연결성에서 조금은 생소해지는 기분이다.

그리고 이렇게 분창을 하게 되면 싫어도 실력의 차이를 느끼게 되는데
(비교를 한다는게 의미 없으나 비교가 될수밖에 없음)
관객에게도 그렇고 참여자들에게도 그렇고 과연 이게 좋은것인가?

차라리 2일정도 기획으로 절반씩 나눠 하는것을 어떨런지
왜 꼭 몇시간내 한자리에서 모두 끝내야 한다는건지 이렇게 예술가를
특별한 이유없이 혹사시켜야 하는지 모르겠다.

흥겹게 잠시 놀다 갈 수 있도록 기획하는것이 좋을텐데
판소리 완창은 소리꾼에게 이상한 미안함이 든다.

2019년 판소리 완창은 맽음 하였지만 귀에 전혀 안들어오는것을
어떠한 배려도 없이 생으로 들어야 하는 엿같은 기획을 언제까지 들어야 할까...
외국인들도 종종 보이던데 이들에겐 그냥 웅얼웅얼 아기들 옹아리같은 멜로디로만 들리지 않았으려나

내년엔 무대도 좀 바꾸고
지저분한 천정도 좀 가려놓고
무대를 관객쪽에 좀 더 가깝게 하고
자막도 좀 달자.... 월급만 받아쳐먹지 말고

그리고 오늘 2020년 상반기 판소리 완창도 예매하였는데 예매하면서 기분이 좀 더러워진다.
누가 나오고 무엇을 부를건지 전혀 없다.
뭐지?
'니들이 판소리를 아냐? 그냥 주는대로 쳐먹어라'라는건가?
위기의식이라곤 찾아볼수 없는 세금만 쳐먹는 기획자 놈들. 에이

분창 안숙선, 이선희, 남상일, 서정민
고수 김청만, 조용수, 조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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