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은 참 드믄데..
나는 늘 우산을 넣고 다닌다.
날씨정보를 잘 안보기때문이기도 하지만 우산을 늘 넣고 다니면
언제 내릴지 모르는 소나기도 대처가 되니 안심이 된다고 할까?
하지만 근래 비온적은 거의 없었다. 장마도 짧게 끝나버리고
오늘 역시 하늘엔 구름이 좀 있지만 후텁지근한 습도 많은 한여름
이런날은 짐을 최대한 줄이는게 좋을거 같아서 책과 우산은 빼놓고 연극보러 출발하는데
아~ 버스안에서 창밖 게릴라성 폭우를 보고 있는 이 심정을 뭐라 표현해야 할지
'소나기라면 내릴무렵 멈출수도 있겠지'라고 생각을 하며
예매 장소등을 확인하는데 아~ 보통 3시 시작이라 별 생각없이 3시를 맞춰 나왔는데 공연이 4시?
오늘따라 버스가 막히지도 않아 금세 도착. 비는 그칠줄 모른다.
불이나게 아르코 극장으로 달려가 비를 피하고 앉아있지만 책도 가져오질 않았으니 2시간이나 뭘 해야 하나..
타블랫 속에 일부 자료들이 있어서 그걸 좀 보다가 졸다가 보다가 창밖도 보다가 졸다가..
어느세 4시무렵이 되니 비는 그치고 몸도 다 말라서 연극 보러 가는 발걸음이 가볍지만
한편으론 한번의 꼬임으로 왠지 많은걸 손해본 느낌이 든다.(한시간 집에 더 있는다고 특별히 달라질건 없지만)
사랑에 관한 세개의 소묘?
어디서 들어봤지?
전에 봤던 연극? 영화 제목인가?
아니면 책? 그냥 지나가는 광고카피?
아무튼 무척 낯익은 말인데 떠오르질 않는다.
낭독극이란게 뭔지 오늘 처음 접하는 방식이라 기대 되었지만
약간의 표정연기가 들어간 라디오극장 같은?
대사를 눈앞에 두고 배우들이 읽으며(낭독) 연기(?)한다.
그러다보니 시선은 계속 종이에 머물러 있고(라디오 성우분들의 액션이 더 큰거같이 느껴지기도 함)
눈을 감고 있기도 좀 그렇고..
좀 애매모호한 상황이랄까?
대사를 어느정도 외워서 시선은 관객을 향해도 될거 같은데
너무 눈앞 종이에 고정되어 있다보니 그들이 멀게 느껴진다.
(라디오극장은 그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으니 상상으로 빈부분을 채우지만 이것은 다르니)
세커플의 이런 저런 얘기들이고 세커플의 내용이 시차를 두고 병렬로 진행하다보니
지루함이 적고 내용들 역시 제법 괜찮다.
모텔에서 벌어지는 3편의 옴니버스라 해도 무관한데(서로 전혀 연관성이 없음)
시간이 짧다 보니(60분 남짓) 그리 대단스러운 내용이 들어가지도 않는다.
노인 커플의 현실을 반영한 씁쓸하고 쓸쓸함도 있고
40대 부부,50대 부부(대충 그래 보임)의 소재만 다른 대부분 비슷한 고민거리들..
소박한듯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일들로 엮여있어서 자잘한 재미가 있고
각 커플마다 지역이 서로 달라서(평안도?,경상도,전라도) 그곳 만의 독특한 표현같은것도 재미있지만
그런 행동양식이 각 지역을 대표하는지는 모르겠다. 3편의 드라마정도로 생각하는게 맞을듯.
백인백색이란 말이 있듯 모두 서로 다른 인생들을 살지만
벽하나 만큼 떨어진 사회를 모텔이란 공간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묘하게도 친숙함이 느껴진다.
낭독극이라고 무표정한 얼굴은 아니고
어느정도 연기는 하기때문에 보는 재미가 완전히 없는것도 아니라서 재미를 더해준다.(일반 연극만큼은 아님)
기억속 강하게 자리잡는 그런맛은 없지만 가끔식 미소 한번 짓게 만들어줄만 멋진 연극인거 같다.
근래엔 좀 자잘한 삶의 재미가 있는 연극을 보고 싶었는데 딱 맞는걸 잘 잡은거 같다.
'투리모아'라는 사투리모아의 뜻을 갖은 예술단체라 하는데
각 지역만의 독특한 억양,언어들이 사라지는것 만큼 그 지역의 특색이 사라지는것도 없을것인데
이런 단체에서 꾸준히 만들고 퍼뜨려준다면 지역의 다양성 차원에서도 매우 좋은거 같다.
다음엔 어떤 극이 나올지 기대된다.
아~ 그런데 왜 예매처엔 90분 공연이라고 적혀있는것이지?
뭔가 뺀것이 있는건가? 아니면 잘못 표기 한것인가?
오늘은 간만에 두편 시간대를 맞춰서 예매했는데 덕분이 비온 뒤 습기 가득한 서울거리를
한시간이나 서정일수 밖에 없었다.
왠만하면 공연시간은 어느정도 좀 맞춰 올리자. 이건 서로간의 약속, 예의 같은것이 아니겠나?
-오늘의 한마디-
왜 긴급구속을 안하는거지?
도데체 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것인가?
문건이 나오고 본인들도 쿠데타 이외엔 부인하는것이 아니라면
당장 구속부터 먼저해야 하는게 아니냐?
무엇이 두려운건지 모르겠다.
그렇게 법대로 운운하면서 시간 다 보내다가
한국의 제대로 된 인사들 모두 죽어난다. 개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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