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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37:45 연극 -오이디푸스(안트로폴리스)-
연극.공연2026. 9. 2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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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오이디푸스의 해인가? 중순쯤에 한번 보고 오늘 보고
연말무렵에 또 한번이 예약되어 있다.
첫번째는 국민배우 최수종씨가 나온다고 하니 반신반의하며 보고
오늘 하는 안트로폴리스 시리즈는 보고 싶어서 보고
11월말에 보는건 창극단이 하는거라 어떨지 궁금해서 예약해놓고.

안트로폴리스 시리즈라길래 나는 인간들 사회속의 어떤 사건들이 주제인 희곡들인줄 알았다.
이것이 롤란트 쉼멜페니히의 시리즈 작품인줄은 오늘 처음알게 됬는데 이상하게 한 사람의 시리즈 작품이란걸 알게 되니
흥미가 많이 떨어지는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유럽에서는 한번에 모두 보는 이벤트도 있었다고 하지만 그렇게까지는

고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리메이크? 리빌드? 아무튼 각색한것이긴 한데 일단 내용은 뭐라고 해야 하나
원작 내용에서 벗어나는건 없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시대적배경을 바꾼다거나 하는것도 없다.
춘향가의 랩버전이라 해야 하나? 좀더 간결하면서도 감정선이 깨지지 않도록 유지하고 불필요하게 너저분한 묘사들을 모두 삭제

어떻게 보면 추상화 작업을 한 오이디푸스라고 할까?
의상, 대사, 표정, 표현 등 간결하면서 포인트들만 확실하게 살린 작품으로
시간을 거의 절반으로 줄여도 느낌이 크게 바뀔거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 (좋은건지 아닌건지)

다만 왜 찬사를 받았는지까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간결하고 감정선이 깨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극적인 요소들이 현격히 줄고 삭제되어 오이디푸스가 선사하는 극적 긴장감은 대부분 사라져버렸다.
전위적 표현들로 상황을 표현한다는건 원작쯤은 다 알고 있는 관객들이라는 무언의 조건이었을까?
아마 내용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게 무슨 내용이지?' 싶었을것이다. 현대 예술인가? 싶기도 할테고
이런점에서 원작에 예의는 없고 작가 본연의 감각 그대로를 희곡으로 표현한것 같다.
원작을 내가 알고 있고 내가 지금 느끼는 그대로를 표현한다면 나 또한 모든 부연 설명따위는 넣지 않고 원작에서
너저분하게 깔린 장치와 복선들은 모두 제거하고 굵직한 한두가닥만 남기는것이 의식의 흐름 아닐까.

다시 말해서 내가 오이디푸스(왕)를 읽으며 혹은 관람하며 주된 인물 누군가에 동화되어 흐름을 파악한 사람이라면
수작이라 느낄만한다. 모든 부연설명, 배경, 심리상태들은 이미 머리속에 있으니
그 흐름을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되새김질 하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작품으로 다가올것이다.
문제는 사전 지식이 아닌 작품의 사전에 동화된 감정이 어느정도 깊이냐에 따라서 별 감흥이 없을수도 있어보인다.

추상화가 가장 지랄맞은이유는 관람자가 나머지 90%이상을 상상으로 그려내야 한다는것다.
코끼리 상아 한조각으로 코끼리 전체를 상상해야 하기때문에 세상 온갖것들이 다 튀어나오지 않겠는가?
그래서 코끼리를 보고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함께 호흡이나 시선을 맞춰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의 깊이는 다른 세계가 되어 있을테니
알면 쉽게 간결한 감동으로 다가오겠지만 모를수록 난해해지고 사라지기때문에
이런 공연예술에서 바람직한 형태로 생각하진 않지만 아무튼 제법 충격적이며 신선하다.
곰팡내 물씬 풍기는 옛날 옛적것을 가지고 와서 현대적으로 바뀐것도 아니고
작가 의식의 흐름대로 관객을 위한 배려는 눈꼽만큼도 없이 일필휘지 했을거 같은 작품에
나는 왜 감동과 식상함과 허탈함을 모두 느껴야 하는것인지 모르겠다.

오늘 새삼 느끼는 거지만 명동예술극장의 음향은 끝내주는거 같다.(국립국악원도 좀 배워주길.)
연극을 보면서 난대없이 느끼게 된다. 이곳은 위치, 극장, 음향 어떤거 하나 빠지는게 없구나.

몇명 나오지도 않고 무대 전체를 막 쓰는것도 아닌데(무대의 1/4 공간만 쓴다고 함)
이 연극은 중형 이상의 큰 극장이 잘 어울리는 극이란것에서 오는 신선함도 새롭다.

마지막 LED Wall은 좀 깨는 설정인데 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벽을 다 채우던가. 전광판도 아니고. LED Wall이 비싸면 프로젝터로 쏘던가.
아무튼 막판에서 감정이 깨지는 느낌이라 좀 아쉬움이 남는다.

출연 : 강세웅, 신소영, 김문희, 유은숙, 김석주, 이재호, 김신효, 조성윤, 김정아, 조의진, 김진복, 최호영, 배선희

-추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공립 극단 공연의 티켓가격은 최저임금 두배를 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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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