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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5.06.28 연극 -세기의 사나이-
연극.공연2025. 6. 2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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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사나이? 한세기를 산 사람의 이야기다.
물론 근현대사를 두루 거친 한 인물의 이야기고 당연하게도 허구의 인물

허구의 인물이라고 하기도 좀 그런것이 얼마전까지 위안부 성노예로 끌려간 할머님께서 TV에도 나왔으니
실존 인물이 있을수 있다고 해도 그다지 이상할게 없어보이는 우리들이 포함된 시대이다.
그만큼 일제강점기는 한국역사에서 그리 오래된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친일매국노에 대한 처벌은 미비한 수준
그 세력이 아직도 득세하여 난리를 치고 한국을 망치는 주된 인물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강건너 불구경같은 관람은 쉽지 않게 다가온다.

박덕배(주연)라는 인물이 장수하게 된 배경이 다소 판타지나 오컬트 스러워 마음에 드는 설정은 아니다.
이렇게 제3의 힘에 의해 움직인다면 인간의 역사는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되고 그것을 지키려 했던 모든 사람들의 노고도
휴지조각만도 못한게 된다. 특히 이번 설정을 보면 죽어서 다 만나볼거 뭐하러 독립운동을 하고 뭐하러 싸우는가
일본은 왜 한국을 침략하겠나. 어차피 저승에 또다른 삶이 존재하는데. 그래서 이런 엿같은 배경설정은 참 그지같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신명'도 작금의 현실을 오컬트와 접목시켜서 국민들이 목숨걸고 지켜온 세상을
귀신들의 장난쯤으로 취급해버려 욕을 먹는데 이 연극도 크게 다르지 않아보인다.
물론 이 연극은 귀신이 한국의 근현대사를 바꿔놓는다거나 하진 않는다. 박덕배는 일반 평민으로 삶도
그다지 돋보이지도 않은 흔하고 평범한 인물이다.

다만 그 주변에 친일매국노, 독립운동가로 나뉘고 해방후 공산주의자가 되어 북으로 간 사람 남에 남은 사람들
서로가 총질하는 한국전쟁까지 다양한 지인들을 포섭하고 있을뿐 큰 역할을 하는 인물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연극을 재미있게 하기 위한 감초역할정도에서 그칠뿐이다.
동분서주하긴 하지만 전체 현대사에서 어떤 간섭이나 영향력도 발생하지 않았다.

조선말기에서 일제강점기 그리고 한국전쟁까지 한 평범한 인물이 겪는 한국의 근 현대사를 다룬다는 정도라서
너무 많은 한국의 격동기를 모두 다루고 있다.
그러다보니 근 현대사 대부분을 다룰거 같지만(박덕배도 거의 현재까지 살다가 감) 막상 한국전쟁 이후는 전혀 다루지 않는다.

이게 한국의 역사를 다루는 문화 예술의 전반적인 문제다.
왜냐하면 박정희 친일매국노 세력들부터 쿠데타 세력들이 고소 고발을 해대는 통에 한국의 현대사중 한 50년은 사라져버렸다.
적어도 공연예술분야에서는 흔적도 거의 없는 편이다.
기껏해서 박정희가 총맞아 죽는 것이나 전두환 군사정변(쿠데타) 당일 정도. 광주민주항쟁을 다룬 영화도 극히 없다.

심지어 이런 내란범들을 다루는데도 사자명예훼손 운운하며 정지시키려고 지랄발광들을 한다.

예전에 역사 강의를 듣는데 근 현대사는 총 15강중 1강(1시간)도 해당되지 않는 병신같은 구성을 보이는데
이 한시간 구성조차도 대부분 그냥 지나간다. 이런 구성은 한국사회 전체에 만연하게 퍼져있다.

이 연극도 다름없다. 박덕배라는 파란만장한 저 인물은 125년을 살면서 일제강점기에 딸을 잃고 한국전쟁때 동생이 북으로 가고
자식처럼 키운 다른집 애들 둘이 서로 갈라져서 총질을 하는 비극을 겪은 후 박덕배는 평화로웠나보다. 이후엔 아무것도 없다.
516군사정변(박정희), 1212군사반란(전두환) 등 한국전쟁 못지 않는 굵직한 사건들이 여럿 있었고
그 사이에도 계속되는 탄압으로 일제강점기나 다름 없던 시기도 있었는데 그 어떤 사건도 다루지 않는다.
왜일까? 저 놈들의 힘이 아직도 멀쩡하기때문일까? 지원금을 받기 어려울까봐 미리 눕는 풀이었을까.

최근에 군사정변을 일으키려던 윤석열도 살짝 다루면 좋지 않나?(계속 큰 사건들이 있으면 업데이트 되는 형식으로)

내 바로 앞줄엔 초등생 같은 아이도 보러왔던데 이정도 세대라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같게 느껴지지 않을까?
그러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사건도 함께 보여주면 안되었을까?
예술은 혁명이고 반항이며 역사인데 겁이나서 먼저 누우면 어쩌나...
멀게 느껴지는 어느시점의 사건들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보라는 의미였을까.

그래도 내년을 기대해봐야지..
혹시 아나.. 세기의 사나이가 조금더 살아서 윤가놈 사건도 보게 될지..

출연 : 아주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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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