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2024. 3. 3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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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때는 연극이 엄청 보고싶을때가 있다. 왠지 모르지만 아무튼 그럴때가 있는데
이번주가 그때였지만 막상 서울에서 하는 연극중 마땅히 손가는게 없다는 아쉬움이 생긴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보려다가 국악쪽엔 뭐가 있을지 찾다보니 매주 하는 공연 '토요명품'이 보여서
미술관도 들러서 볼겸 해서 예매

하지만 연극이 아니라는 아쉬움때문인지 미련이 계속 남는다.

버스를 타고 국립국악원을 가서 기다리는데 햇살 좋은 완연한 봄
햇볕을 맞으며 눈 감고 있으면 세상 편하지만 시간이 얼마 없어서 의자에 누워 잠 잘순 없었다.

극장에 앉으니 국립이라 시설은 대단히 좋지만 생각보단 소극장 정도의 무대 크기
무대장치랄것도 없는 조촐함. 여러팀이 나와서 공연하니 단독 공연의 무대 세팅같은건 없겠지만
'너무 없는것이 아닌가'란 생각도 든다.

총 7팀의 무대인데 80분 공연으로 대략 10여분남짓한 공연들이다.
이 10분중에도 바닥에 돗자리 깔고, 다들 자리 세팅 하고 악기 만지고 하다보면 5~8분정도 되려나?

이렇게 여러팀이 나와서 짧게 공연해도 되는것인지
민요 3곡 하고 들어간 팀이 있는데 딱 그정도 길이다.
관광지 가서 관광객들 상대로 공연하는 짧으면서 강렬한 몇가지 빠르게 보여주고 끝내는 허무한 그런 공연같다.

기억에 남거나 감동따위는 별로 없고 감정의 고저를 고려한것인지 안한것인지
피리합주, 생(황)소(금) 병주, 기악합주,가야금병창,살풀이춤,경기민요,소고춤
이런 순으로 공연이 나왔는데 특정 주제를 두고 흐르는 공연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러니 다들 따로 논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암전시간이 그렇게 길었는지
암전시간이 기니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리기도 하고
공연중 휴대전화 문자로 대화를 나누는데 그 어떤 스태프도 제지하지 않는다.
소리났던것은 아니지만 환한 휴대폰 화면이 눈에 거슬림에도 수많던 안내원들은 다 어디간건지

무대밖의 좌우 끝에 있는 모니터에서 그지같은 자막이 나오고.
도데체 이걸 보라고 있는건지.. 무대 중앙 예인들 뒷쪽 놀고 있는 벽에 한글과 영어 자막을 쏴주면
공연도 보면서 자막도 쉽게 보고 훨씬 편할텐데 고개를 계속 돌려 보는 외국인들에게 왠지 미안함이 드는건 나뿐인가

특이하게도 외국인이 제법 많았는데 이렇게 맥락없는 공연들을 보는게 과연 한국 문화를 알수 있는 계기가 될런지도 모르겠다.
어떤 줄거리, 시대적 배경 등 왜 저들이 저렇게 구성지게 때론 흥겹게, 격동적인지 그것을 알면
뭔가 와닿을게 있을수도 있겠지만 한국사람인 나도 90%이상을 이해를 못하는게 한국 국악인데
외국인들이 이해하길 바라는건 애초에 말도 안되는거겠지.

난 오늘에서야 한국악기는 합주보단 독주에 좋은 악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적어도 같은 악기 여러대는 음이 흐트러져서 음율보다는 잡음(노이즈)처럼 변질된다는것을
피리합주(첫공연)를 들으며 처음 느꼈다. 왜 그럴까 곰곰히 귀 기울려 듣다보니 악기 소리 자체가 너무 탁해서 섞기 힘든게
아닐까란 나만의 결론에 도달했다.
목소리가 대단히 거친(허스키)사람들이 같은 음정으로 함께 합창을 하게 된다면의 같은 상황이될까?

아무튼 너무 거칠고 투박한 소리는 많은것을 느끼게 해주지만
한개 더, 또 한개 더 섞이다보면 결국 노이즈가 되는거 같다. 음정을 알아듣기 힘들정도의 소음처럼

공연들을 각기 놓고 생각하면 절반정도는 좋고 절반정도는 모르겠다정도
평생 노력하는 분들의 공연이니 명품, 명작, 명연기, 명연주 그 어떤 최고의 단어를 붙여놔도 부족하겠지만
집에와서 저녁을 먹고 잠시 잠을 잤다가 일어난 지금 기억에 남는것은 특별히 없다.
딱 그만큼 아쉬운 공연이었다.

그런데 왜 커튼콜이 없이 그냥 불을 켜버리고 공연을 끝내버리는걸까?
마지막에 모두들 나와서 다함께 인사하며 서로 박수치고 끝나면 안되나 다들 고생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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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3. 2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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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으니 사람들의 옷차람이 무척 가볍게 보이는데 막상 나는 아직도 겨울인가
내 모습이 보이진 않지만 이상하게 우중충한 기분이 든다. 기분좋은 햇살과 어젠 봄비가 와서 공기도 상쾌한데
왜 난 아직도 회색일까.

이 연극이 왜 퀴어 연극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퀴어 연극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의 성적 취향을 내가 알아야 할 필요가 없기때문이고
그들시선에선 내가(이성애자) 이상한 사람일수도 있으니 서로 무관심하면 되는거 아닌가
그래서 불필요하게 그들 시선을 부각시키는듯한 이런 장르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재미있게 만든것도 거의 없고

아무튼 이 연극은 퀴어란다. 그래서 레인보우 컬러가 포스터에 들어가지만
극중의 저 동성애자들에겐 그 어떤 사회적 편견이나 어려움도 없다.
그냥 자기들 인생을 살아간다. 동성애자로서 고뇌나 괴로움은 없다.
그리고 재은이라는 극중 인물은 윤경에게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고백한다.(중학생? 고등학생때였나?)
상황상 이게 맞는건지 모르겠다.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을 한다는것은
이성에게는 전혀 호감이 없고 동성에게만 느낀다는 것인데 이제 막 2차 성징기가 끝난 시점이라서
성정체성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할 나이쯤에 '동성을 좋아하는거 같아'도 아니고 동성을 사겨본적도 없이
'나 레즈비언이야'라고 말한다고? 2000년에 태어났으니 2차성징이 빨리 와서 이미 동성애자로서의 확고함을 가진
성조숙증 인물인가?

생각해보면 꽤나 내용이 어색하다. 페미스트와 동성애는 또 다른 내용이고
'퀴어부부'라는 표현을 하는데 부부는 남녀 두가지 성만 존재하니 가지수로는 이성부부와 동성부부만 존재할뿐
퀴어가 지시하고 있는 여러부류의 성정체성, 성지향성과는 좀 맥락이 다르다.
그래서 퀴어부부가 아니라 단순히 동성부부라고 하면 그뿐이다.
(퀴어부부라고 하면 뭔가 있어보이나? 퀴어란게 좋은 의미도 아닌데)

그리고 입양을 한다. 정자 은행등을 이용해서 직접 낳자고 말하지만 세상엔 아이가 많아서 입양이 좋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것일까? 한국 인구는 줄어들고 있는데, 아프리카 난민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는것도 아니다.
작가에게서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아이를 키우기 무척어렵고 고됬다고 하지만
정작 입양할때 아이의 나이는 4살
왠지 아이가 눈치를 보며 부부의 말을 잘 들었을거 같은 상황 아닌가?

연극 자체는 전반적으론 재미 있다.
레즈비언의 애환은 눈꼽만치도 없고 사회에서 보내는 차별적 시선 역시 전혀 없다.
신기하다. 동성애자를 받아주는 보육시설이라.. 그것도 혼인신고거절까지 받은 동성부부인데 한국이 이렇게 차별없는 나라였다니
이들이 낙천적이라 그런게 아니라 연극에서 전혀 그러한 것을 다루지 않는다.
분명히 한국은 이런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있는 나라임에도 이 연극은 그 어떠한 것도 표현되지 않는다.
내용전개가 이러니 저들이 단지 동성일뿐 이성으로 바꿔도 내용이 전혀 다르질 않는다.

조금 일찍 서로를 좋아했고 떨리는 마음으로 고백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는 낳기 싫으나 키우곤 싶으니 입양을 한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흘러서 헤어지고 아이를 위해 가끔 볼뿐 각자 재혼을 한것도 아니고
자신들의 삶을 99살 까지 할뿐이다. 퀴어니 동성애니 하는 것들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들을 다룬다.
그러니 이게 퀴어(성소주자?)에 대한 연극이라고 보일리가...

퀴어를 빙자한, 좀 튀어보이기 위한 순단으로 이용될뿐 단순한 인생이야기일뿐이다.

이런 연극이 일반 연극과 다른것은 뽀뽀 씬이 좀 많다는 것 정도?
이해할수 없지만 이런 성소수자 연극일수록 이런 씬이 많이 나오는데 왜일까..
자신들의 사랑관에 대해 차별적 시선을 보이지 말라면서 왜 이들의 연극은 성적묘사가 조금더 노골적일까?
물론 이 연극은 노골적이라고 해봐야 뽀뽀하는 장면 두어번 나오는거 말곤 없는정도지만
연극을 적지 않게 보는 입장에서 이정도도 다른 연극에서는 흔히 볼순 없기때문에 제법 어색하게 다가온다.
동성이 뽀뽀하는게 어색한게 아니라 연극이라는 실제 현장에서 타인들이 서로 뽀뽀하는걸 집중해서 봐야 하는 내 자신이 어색하다.

그리고 딸랑 3명 나오는 연극인데 이 넓고 좋은 극장을 대관해준 이유는 무엇일까
큰 무대가 어울리는 연극도 아니고

무대도 맨 앞구역 관객석과 그 뒤 구역 관객석 중간에도 만들어놔서
저들이 연기할때 보이지도 않고 보려하면 목이 아플정도다
정동세실에서는 이렇게 할 수 없었을텐데.. 여기는 왜 이런 뻘짓을 한건지..
이런건 관객을 우롱하는짓 아닌가? 왜 가끔 이런 개같은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넓은 무대에서 연극을 하면 무대 전체를 반드시 이용해야 한다고 협박이라도 하는건지
쓸모없이 왔다리 갔다리 해서 고작 가족 3명 나오는 연극인데 꽤나 피곤하게 만드는 설정이 아닐수 없다.

작은 규모면 관객들이 집중할수 있게 작게 세팅해서 그 속에서 열연을 펼치자.
괜시리 옆이 허전하다고 왔다갔다 산만하게 그러지 말고

그리고 예매할땐 절대로 D,E,F열은 사지 말길 권한다. 이곳에 앉으면 배우들이 뒷통수에서 연기 하는 꼴을 보게 될것이다.
예전에도 이런 연극이 있었던거 같아 무척 불쾌했었는데..
예매처에서 이런 사실을 말해줬더라면 결코 이딴 좌석을 예매하진 않았을텐데..
앞좌석과의 높이차도 없어서 앞사람 머리통으로 시야제한석이 되니 완전 맨 앞자리가 아니고서는
이 열들은 선택하지 않길 권하고 싶다.

퀴어니 동성애니 뭐니 이딴거 아니고 그냥 사랑하는 사람들 연극이니 포스터 보고 낚이지 마시길
(극중 인물들이 동성애 커플은 맞음)
대학로 소극장에서 오랜기간 하는 많은 사랑연극이 훨씬 감동적이고 가격 저렴하니 그런것을 추천함.

그리고 절대로 좌석 D,E,F열은 사지 마시길 권함.

출연 : 백소정, 경지은, 박은호, 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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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3. 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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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는 몸살로 예매한 연극도 못보고 넘어갔었는데 이번주는 다행이도 콘디션이 나름 괜찮다.
3월도 중반에 접어들어 나무들의 새싹이나 꽃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일부러 길게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한시간 가량 버스여행을 하니 따뜻한 봄햇살에
잠시나마 좋음이 기분좋게 밀려온다.
좀더 여유있게 있고 싶었지만 명동에서 혜화동까지 걸어가야 하는 입장에서 남은 두시간은 그리 많은 시간은 아니다.

인사동 갤러리를 한곳도 못들르고 그냥 걷다가 극장에 들어선다.

짧은 극이라 지루할거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꽤나 불편한 의자는 언제나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이 연극이 유명한 극인지 만석이라는것은 좀 신기했다.
3일 공연하는 것이라 지인들찬스겠지만 특별히 반감생기는 경우가 한번도 없었다.

가격이 무척 저렴한것까진 좋으나 공연시간 70분은 역시나 너무 짧다.

이미 유명한 희곡이라지만 지금 한국사회랑 잘 맞는다고 해야 할까
유명한 블랙코미디들은 시대를 초월하긴 하는데 작금의 현실을 보고 있는거 같아
착잡한 심정이 사라지질 않는다.

선동하는 지배계급, 그들에게 빌붙어 사는 사람, 이들에게 농락당하는 사람

배경이 바다 한 가운데 땟목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하기엔 상황이 특이하다. 우체부나 직원도 그렇고
1960년대에 나온거라 상황을 대충 맞춘건지..

보면서 좀 이해가 안되는것은 누군가 나를 잡아먹겠다는데 투표같은 규칙으로 가능한지
작가는 이런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있었을까. 부정적으로 전개되며 묘사된다.
이념, 편가르기, 모함 등 수많은 것들을 이용하여 한사람(원작에선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지식인이라 함)을 나락으로 몰고 간다.

보통 어쩔수 없을때 인간의 자기보호본능으로 현실에 대한 합리화를 하기시작하는데 이 사람 역시
상황을 되돌릴수 없다는 것을 인지해서였을까. 자신의 죽음에 대한 합리화를 하며 마무리되간다.

그렇지만 어떤 무력적 저항도 이사람은 하질 않는데 이부분에서 조금은 이상했다. 인간이란 존재가 저리도 쉽게
생명을 타인에 의해 놓을수 있는것인가. 물론 알게 모르게 가스라이팅 당해서 자살하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한정된 시간속에서 모든것을 표현해야 하는 연극이란 장르에서의 한계였는지 '너무 쉬운데'라는 섭섭함이 드는 극이었다.

좀더 집요하게 죽음으로 몰고가도 될거 같은데 중간에 나오는 우체부는 자신의 명예는 중요하지만 한사람의 목숨은
버려져도 된다고 생각한것인지 자신만 떠나버린다.

왜 바다 한가운데 땟목이란 설정을 둔것일까
내가 누군가에게 몰리기 시작하면 세상과 내가 단절된다는 상황을 그려낸것일까
그렇다면 '바다 한 가운데서'라는 제목은 총 다섯명의 등장인물 중 죽임을 당하는 홀쭉이 단 한사람에게 비치어지는 세상을 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바다라는 거칠고 외롭고 두려운 세상을 나 한사람으로 국한시켜 보면 모든것이 쉽게 이해되긴 한다.
감정선이 연결되는 순간 우울함과 고독이 파도처럼 밀려올수도 있겠지만
블랙코미디 측면에서(나를 제3자로 한발짝 떨어져서) 본다면 세상을 오징어 씹든 관중입장에서 볼 수 있을법한 내용이다.
그러나 어떠한 상황에서도 밝은 사회가 보이진 않는다는게 이 극의 암울함이겠지

전체적으로 집중은 잘 되지만 귀에 쏙!쏙! 박히는 대사는 아니었다. 좀 흐려진다고 해야 하나
뚱뚱이와 홀쭉이의 대사는 흐름상 연극의 전체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인데 약간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짧은 연극들의 특징인 자극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연극 한편 보고 나오는 기분은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극이었다.

출연 : 임준수, 고채승, 김도현, 이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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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4. 3. 2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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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는 눈이 엄청 오더니 이젠 바람이 분다. 조금만 온도가 더 높았더라도 시원하고 좋았을텐데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난감한 하루

이 연극은 몇해전 낭독극으로 초연했던 극인거 같다. 그때 보진 못했는데 낭독극은 뭐랄까
듣는것에만 집중해도 되는 것이라 라디오 듣는거 같기도 해서 연극의 맛이 좀 퇴색되는거 같아
특별히 땡기지 않는이상 왠만해서 선택하기란 쉽지 않은 장르다.

아무튼 그 낭독극을 왜 일반 연극으로 만들게 되었을까
비주얼적으로 어느정도 구성을 하면 괜찮을것이라 생각했던것일까

배경은 조선초 고려말 고려를 지키려던 몇몇의 신하들과 도망가는 신세를 그리고 있는데
특이한것은 화전민의 촌장이 훨씬 기품있게 그려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은둔한 학자인가 싶었지만
일반 화전민일뿐이다. 사람의 가치는 삶과 깨달음에서 비롯되는 것이겠지만 표현의 투박함마져 사라지는것은 아닌데
이 극에서는 그러한 것이 전혀 표현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공연 내내 어색함이 크다.
영화 '동막골'을 연극으로 만든거 같은 느낌이 강하다고 해야 할지
하지만 영화와는 다르게 심심하게 진행되고 박진감 역시 그다지 없다.
음악과 효과음등은 실제로 연주를하는데 오페라처럼 무대와 관객석사이에있는데
북을 너무 크게 쳐서 배우들 대사가 잘 안들린다. 밸런스가 영 별로였다. 유독 북소리를 크게 설정한것은 박진감이나 긴장감을 키우기 위해서였겠지만 그다지.
그리고 강원도 사투리를 넣었는데 단어만으론 뜻을 몰라도 전체 흐름상 이해하는데 지장은 없으나
문제는 강원도 사투리가 섞이므로 대사가 귀에 꼿히는 맛이 매우 떨어진다. 디션이 안좋다고 해야 할까
이럴바엔 강원도 억양으로 하고 대사는 서울에서 하는거니 서울 말로 하면 되는게 아니었나
왠지 불필요한 아집의 산물같은 기분이 든다. 이럴거면 전오륜은 왜 사투리를 안쓰는 것인지

그리고 사건의 전개가 너무 진부하다. 외지인과의 사랑 그로인한 질투와 시기심으로 발생하는 사건들
이 뻔한 흐름마져도 표현의 색다름이 없어서 전체적으로 하품은 안나오지만 집중할만한 요소가 없다.

제목이 왜 화전일까. 갈대밭에 불을 내서 모두 잡았기때문일까? 저들이 화전민이라?
전체적으로 내용이 웃기지도 못하고 슬프지도 않고, 괴롭거나 아쉽거나 절망스럽다거나 안타깝지도 않다.
고려말, 조선초 한도끝도 없이 먼 과거 이야기 같다. 마치 호랑이 담배 피던 이상한 시절같은 이야기

현대 옷을 입고 나왔길래 시기가 현댄줄 알았는데 600여년전일줄은, 관료는 선그라스를 끼고 나온다. 그것도 한밤중에

약간은 황당한 시대배경에 특색없는 전개와 감동없는 앤딩
차라리 사랑 풍만한 그 시대의 멜로를 만들지.

그리고 예전에도 오늘과 같은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출연자가 박수갈채를 느끼며 한명 한명이 천천히 인사를 한다.
24명 모두가 각자 인사를 하며 모두 자신이 주연인냥 뿌뜻한 표정을 지어낸다.
제발 뭉태기로 함께 인사하자. 커튼콜을 무슨 10분동안이나 쳐하고 있냐.
모두들 수고했으니 관객도 수고하라는건지

출연 : 신현종, 김성일, 조은경, 윤슬기, 경미, 김구택, 이경성, 한동훈, 홍상용, 김보라, 이해성, 송현섭, 신욱, 이형주
이해온, 박정인, 이홍재, 박현민, 김태양, 민정오, 김강민, 성종원, 양재범, 정영재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3. 1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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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완연한 봄이었다. 손을 주머니에 넣지 않고 걸어도 전혀 추운 느낌이 없는,
기운빠진 겨울이자 먼 발치에서 손 흔들며 달려오는 어느 봄
이런 날은 오래 걸어도 힘든 느낌이 적어서 연극 전 후에 계속 걷긴 했지만
혜화동에서 집(신사동)까지 걸어오는게 그렇게 어려운일이 아님에도 차마 그렇겐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오랜만에 쓸쓸함이 급격히 밀려와서였을까

아르코 대극장은 그래도 관객석이 좋은 편인데 소극장은 너무 허접하다.
엉덩이 아프고 자세도 매우 안좋은 불편한 의자. 어디서 이딴걸 구해온걸까.
이런곳이 돈을 많이 벌순 없겠지만 관객석은 그래도 좀 좋게 해줬으면 좋겠다.

테디인형을 달고 있는 아버지(대디)
종횡무진 뛰어다녀서 런(run)이라고 한건지

정작 아빠는 뛰어다니지 않는다. 테디 데디와 뛰어다니는 딸들?

배다른 두 딸들이 서로다른 이유로 아빠를 찾는 내용인데
문제는 각 딸들의 시선에 맞춰서 두번 반복한다는 것이다. 타임루프물은 아니고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같이 인물의 시선별로 시간이 반복된다.

이게 옴니버스 영화 여러편을 보는 느낌과는 다르게
그냥 두번 반복되는듯 지루함이 보인다. 왜 이렇게 해야했을까

물론 두 딸인 윤서와 니나는 같은 아버지를 가졌음에도 다른 환경에서 자랐기때문에
환경에 따른 두 가지 시선을 보여준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되는 일이긴 한데
동일한 사건을 놓고 서로 다른 심정을 동시에 표현해도 되고 서로의 갈등요소로서도 나쁘지 않은 소재임에도
불필요하게 두번 반복하는 구조를 채택했다는 것이다. 이래서 중복되는 내용들이 많아지고
시간은 길어져서 전개가 느리지 않음에도 지루하게 느껴진다.

도입부에서 분명 둘은 어느정도의 갈등 요소를 보이다가 서로 섞이는 듯한 늬앙스를 풍기는데
결론이 그렇게 되지 않겠냐는 복선같은 냄새라서 끝도 그다지 궁금증이 생겨나진 않았다.

그리고 이건 단순한 기분인데 자주 뛰어다니는 장면이 나오는데 저렇게 뛰어다는걸 어디서 봤던가.
뛰어다니는 연출이 별다른건 아니라서 다 비슷해보일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리도 기시감이 드는것은 왜일까
갑자기 떠오른 연극 한편. 얼마전에 봤던 '아들에게'라는 이곳의 대극장에서 한 연극이 떠오른다.
연극에서 뛰어다니는게 흔한 설정은 아니지만 왜 이렇게 이 연극의 뛰어다니는 장면하고 비슷한 기분이 드는지
그냥 그분이 그럴뿐이다. 두 연극 모두 많이 뛰어다는 연극이라서 같은 기분이 들었을지도.

필리핀이라 하면 한국에서는 꽤나 인식이 좋진 않다. 한국 범죄자들이 숨어드는 곳, 청부살인, 부패한 정부 등
연극역시 그렇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한때 문제됬던 현지 처 같은 사생아 관련한 문제들
극중 인물인 니나가 그러한 인물인데 아버지는 니나의 어머니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보통 사생아를 코피노라 한다는데 이건 현지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다가 생긴 자식을 말한다.
이렇게 아예 기억도 못하는 설정은 뭘까. 게다가 아버지는 같은 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물론 윤서와 한살 차이가 나는걸 봐서는 오래전 필리핀에 갔을때 만났던 사람인지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지만
휴대폰으로 메세지를 주고 받기도 했는데 모른다? 무엇인가 설정에서 오류가 생긴것인지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것인지

그냥 이곳 저곳 많이 돌아다니고 다들 친절한듯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아버지도 좋지 않은 일을 했다는것인지
정작 연극에서는 이게 전혀 중요하지 않아보인다. 왜 필리핀 딸은 이렇게 모르고 살아왔는지
그 딸은 왜 아버지를 찾아보려 하지도 않았는지. 그러면서 왜 문자로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지

연극의 끝은 델마와 루이스 아류작처럼 그냥 둘이 떠난다. 델마와 루이스는 친구였는데 그리고 그 끝은?
이들은 자매로 어디론가 그냥 떠난다. 물론 필리핀의 어딘가로 간다. 세계는 넓지만
니나는 아직 출생신고조차되지 않았으니 다른 나라로 갈수는 없었겠지
필리핀은 출생신고가 안된 아이의 교육은 어떻게 되는걸까? 드라마를 보고 한국어를 익혔다고 하는데
기분 교육 지식이 없는 문맹인 수준이었을 니나가 다른 나라 언어를 단순히 외워서 익힐수 있다면 언어의 천재가 아니었을까
(니나 엄마가 나중에 아빠가 한국으로 대려갈것을 대비해서 한국어 교육을 시켰나?)

숨가쁘게 뭔가를 주저리 주저리 설명하는데 솔직히 남는 말들은 극히 없다.
산만하게 이리 저리 움직이면서 관객에서 설명을 하니 어지럽기만 하고
귀 기울려도 막상 그다지 들을만한 내용도 없다.
엄마나 남자 두명이 독특한(?) 춤을 추며 대화 하는게 내입장에선 연극으로서 훨씬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아직도 작가가 말하려고 하는, 연출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환경이나 배경,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사춘기 소녀 둘의 치기어린 외출 또는 가출정도?

주제를 좀 명확하게하고 그에 맞게 설정을 맞췄으면 좋으려만
리드미컬한 엄마만이 기억에 남을뿐인 연극이다.

출연 : 이동규, 서이주, 강희만, 김병춘, 진민혁, 이주환, 조경미, 한소진, 이시향, 박인옥, 엘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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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4. 3. 1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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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였을까? 일찍나와 미술관을 가려고 했는데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정리하다보니 연극을 보러갈 시간이 되버려
미술관은 다음기회로 미루고 바로 혜화동으로 직행
그래도 조금은 걷고자 동대문에 내려서 걸으니 기분은 좋지만 발걸음이 어색하다.
왜 걷는게 자연스럽지 않은걸까. 아직 시간도 여유가 있는데 무엇인가 조급하다.
꼭 오늘 볼 잉여인간의 조급함처럼..

이 연극은 전에도 한번 봤던것이다. 그때 관람기를 보니 시간을 40분가량 줄였다고 나오는데
이번도 휴식시간 15분 포함해서 160분인걸 보면 똑같이 줄인 그대로인거 같다.

처음 봤을때 기억이 나는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느낌을 받는 기분이 든다.
어떤 목적에 미친듯 달려가다가 갑자기 지쳐버려 무기력해진 한 인간.
현대인도 마찬가지일듯 한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같지 않을까

이바노프는 그것이 조금 더 강렬하게 왔던것인지,
마지막 자살하는 것이야 어느정도 예정된 순서같아보이는데 이것은 어떻게 보면 무척 위험한 결론이 아닐수 없다.

어느순간 겪게 되는 무기력증, 후회, 회한, 일어설수 없는 좌절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것들을 이겨내고 또는 뒷전으로 미루고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를 살아간다.
하지만 이바노프는 과거를 회상하는듯 보이나 실상을 미래를 살아갈수 없는 자신을 원망한다.

무기력증이란 이런것이 아닐까. 미래로 나갈 힘을 상실하는것
이것과 동일시 되는 것은 바로 죽음

이 연극은 시작과 동시에 이바노프의 죽음을 보여준다.
이미 죽은 사람인데 생물학적 죽음을 보여준다고 해서 비극이라 할 수 있을까

물론 극의 전개 자체는 비극과는 거리가 멀다. 세익스피어의 비극들처럼 전체적으로 먹구름이 끼어있는것은 아니다.
다만 이바노프 머리위에만 언제나 우울함이 따라다니고 있다.
생각보다 무기력해보이지 않을정도로 짜증을 잘 낸다. 에너지는 충만한데 심리적인 의욕을 상실했다고 할까
그래서 밤마다 레베제프 집을 가서 보내다 오는거겠지. 지옥같은 집을 떠나서

그렇지만 아직도 왜 이바노프에겐 집이 숨막히는 곳인지 그 이유까지는 모르겠다.
아내와 같은 공간에 있는것이 싫다는 것같지도 않은데(애정이 식었을뿐 이혼하고 싶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니)

나도 어느순간 잠시였지만 내 집에 있기 싫었을때가 있었다. 물론 잠시잠깐이었다.
알수없는 답답함으로 무엇인가 고립되는 느낌이 싫다고 해야 할지
그래서 끊임없이 나왔던 적이 있었는데
또 어느때는 밖을 나가는것이 한없이 귀찮을때도 있었다. 집이 세상 편안한 안식처 같았다.
지금은 한 3분의2는 집에 있고, 나머지 3분의1만 밖에서 보내고 싶다.
오늘같이 연극을 본다거나 미술관을 간다거나 한없이 걷는다거나..
그러다가도 한 며칠은 방구석에서 뒹굴뒹굴 이게 현재 내가 원하는 삶인데 전혀 안된다는게 현실

이바노프의 행동이 이해되지는 않고, 이해 할수도 없을것이다. 나는 부유하지 않고 능력도 없기때문일텐데
그럼에도 이상하게 저 사람의 괴로운 심정이 이해되는듯 하다. 어쩌면 내가 지금 겪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몇해전 약간은 무기력증이 와서 회사를 그만두고 1년을 그냥 쉬었던 적이 있는데
그리고 적당히 좋아진줄 알았지만 얼마전 병원을 좀 다니면서 치료들을 하면서 다시 생긴거 같다. 알수 없는 무기력증

그렇지만 이바노프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할 필요가 내겐 없다.
조용히 쉬고 싶으면 조용히 있으면 된다. 물론 다니던 회사는 그만둬야 겠지만
이바노프처럼 잉여인간이 되면 되는것 아니겠는가. 찾는이도 없으니 훨씬 홀가분하게 털어낼수 있겠지

연극 자체는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계속해서 나를 빗대어 보게되어 묵직해지는 문제가 있지만
주제가 회색이라 구성은 전체적으로 밝은 톤을 유지하려 애쓴다. 물론 이바노프는 제외되지만 아무튼 웃음도
적당히 섞이는 흐름으로 휴식시간 포함해서 거의 3시간동안 지루함을 전혀 느낄수가 없다.

그리고 이렇게 작가 한사람의 작품을 계속 공연 해주는 극장이 있다는 것도
제법 좋다는 생각이 오늘 문득 들게되었다.
미술관에서 한사람의 작품을 연대별로 모두 보여주는것 만큼 재미있고 작품을 이해하기 좋은 관람도 없는데
연극도 한 작가의 작품을 계속 볼 수 있다는 것은 선택의 폭을 넓히고 깊이있게 관람할수 있는 방법같다.
전체 소극장의 한 1%정도는 이렇게 한 작가만을 위한 극장이 있으면 어떨까 싶지만 현실은 쉽지 않겠지

연극이 끝난 후 좀더 걷고 싶었는데 오늘은 발걸음이 너무 어색해서 오래 걷질 못한 하루였다.
보이는 세상 모두가 귀찮았던 이바노프같이

출연 : 이동규, 서이주, 강희만, 김병춘, 진민혁, 이주환, 조경미, 한소진, 이시향, 박인옥, 엘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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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공연2024. 3. 1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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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사그러들어 돌아다니기 적당한 기온의 하루
오랜만에 서울시립미술관을 들러 구본창 작품전도 보고
여유롭게 길을 거닐지만 한국은 지독한 열병에 시달리고 있어서 마음 한편이 편하질 않다.

늘 먹던 칼국수 집에선 이젠 물어보지도 않고 수제비를 칼국수에 넣어서
먹는 시간이 오래 걸려 하마터면 연극에 늦을뻔..(맛은 있지만 오늘처럼 시간여유가 없을땐 칼국수만 먹는게 좋은데)
부랴 부랴 빨음 걸음으로 극장에 도착하니 10분정도 여유가 있어서 숨도 고르고
어떤 연극일지 생각해보지만 연극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제목이 생각안난다.
티켓과 리플랫을 꺼내보면 될것인데 그러면 시놉까지 모두 읽어버릴거 같아서 제목을 모른 채 봐버렸다.

죽음에 대해 초반에는 조금 가볍게 시작하나 싶었지만
글쎄
죽음을 가볍게 넘길만한 예술가가 어디 흔하랴
온갖 썰들이 난무한다. 수많은 한자들마저 동원하면서
한자를 말한 이상 그 해석도 말을 해줘야 관객이 알아들을테니 모두 해석까지 고맙게 해준다.
이럴바엔 그냥 해석만을 말해도 흐름상 전혀 문제될것이 없어보이는데 끝까지 한문을 말한다.
심지어 리플랫에도 한자들로 가득하다.(중국인용인줄 순간 착각)

두 가정이 나오고 서로 다른 죽음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한다.
한쪽은 최대한 여파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 남은 시간을 최대한 할애하여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을 가족끼리 나누고 토론한다.
다른 한쪽은 준비되지 않은 딸의 죽음으로 괴로워 하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온다.

두 가정의 공통점은 유가족이 될(된) 사람들은 죽음을 맞이할(한) 사람에 비하여 훨씬 괴로워 한다는 것
남겨진 자들의 슬픔을 표현한것인지

나 또한 유한한 인간의 짧은 생에 대해 항상 많은 생각을 한다. 하지만 연습할수도 없고 돌이킬수도 없기때문에
항상 물음표만이 남는 결론 없는 맽음으로 지워지곤 했다. 어느날의 어떤 경험이 있기 전까지는.....

예술가들역시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원하고 추구하지만 찌릿할정도의 작품을 본 기억은 없는거 같다.

나는 아직도 영생을 하면 내가 하고 있는 모든것들의 시간이 멈출것인가란 질문을 던져보곤 하는데
들리지 않는 메아리일뿐

연극을 보다보면 갑자기 급발진 하는 부분들이 있다.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화되면
내 안에선 이상한 보호본능이 발동해 감정선을 닫아버리는 경향이 있는거 같다.
그래서 연극에서 오열을 토하는 장면은 가급적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이 연극은 그러지 않는다.
부모로서, 가족으로서의 극한의 슬픔을 몸으로 표현하니 다소 거부감으로 다가온다. 이들의 슬픔을 관객에게 돌려줄순 없는것일까?
관객이 슬퍼하지 않도록 배우들이 슬퍼해주는 것일까. 나는 가급적 내가 슬퍼하고 싶지 배우들이 슬퍼하는걸 보고 싶진 않다.
배우들은 내가 슬퍼할수 있도록 밑자락을 깔아주기 기대한다. 물론 슬퍼야 할 부분에선만 말이다.
요즘 보는 연극들은 대부분 배우들이 모두 슬퍼한다. 한국사회가 어지러우니 배우들이 대신 슬퍼해주고
극장을 나설때 관객의 기분좋길 기대하는것인지는 모르겠다만 좀 아쉬움이 크게 다가온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어쩜 그리도 청량한지.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목청에 힘이 빠지기 마련인데
이 할아버지는 산삼을 드셨는지 혼이 되어서도 목소리가 너무 쩌렁쩌렁해서 할아버진지 청년인지 도통 감이 안온다.
인물에 대한 해석이 이상한건지 연출이 이상하게 표현한건지 후반부로 갈수록 그 어색함은 지칠줄 모르는 철마같다.
조금은 아니 아주 많이 기운을 뺐다면 그가 가는 길 좀더 아쉬웠을까..

죽음을 지혜롭게 그리고 삶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기 위한 마무리는 식상하고 그다지 납득되지 않는 그냥 그렇게
아버지는 현대의학으론 거의 효과가 없어서 죽음을 택했는데 수술 후 멀쩡히 살아있고..(앞으로 치료가 많이 남았다곤 하지만)

그냥 그렇게 죽음을 생각하는 온갖 말들이 난무하지만 결론은 살아있으니 그냥 살자 정도로 보이는 연극이다.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랬던 내일이다' 라는 말처럼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한
미련과 슬픔, 두려움 같은것이 녹아들어 가슴 먹먹하면서 후련함이 남는 죽음에 관한 연극 한편이 그리워지는 연극이었다.

출연 : 조주현, 김효신, 이태식, 시민지, 박유진, 윤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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