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덥다. 뜨겁다.
장마 막바지라고 하던데 밤에만 비가 오고 낮엔 구름 잔뜩..
걸어다니면 병날거 같은 날
코로나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어서 이런시기에 거리를 돌아다니는게 눈치보이지만
뜨거운 덕분에 거리는 한산하다. 마로니에 공원에도 사람은 없다.
하지만 왠일일까? 소극장엔 사람이 제법 있다. 그리고 에어컨이 미치게 춥다.
자리가 마땅하지 않아 어쩔수 없이 앉아있지만 에어컨 세팅을 왜 이렇게 했을까.. 사람에게 바로 쏘다니..
여자셋이 나오고 제목도 허스토리(her story)이니 접시를 깨는 연극인가?싶었지만
극중 배역이 배우이고 서로가 모은 내용을 연기하는 것으로
총 네편의 서로 연관성 없는 단막극들의 모음이다.
첫번째(30년)극은 뭔가 뒷끝이 아주 찝찝하다.
앞으로 한시간은 더 내용이 있어야 할거 같은데 그냥 끝내버린다.
한창 집중하며 열올리고 있었는데..
그리고 두번째(비린내)는 전업주부의 답답함을 풀어낸다.
하지만 전업주부의 상황이 생각보다 답답한 상황도 아니다.
오히려 남편이 뭔가 괴로울거 같은 기분이 든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것일까?
세번째(보이스피싱)는 제법 감명깊다. 씁쓸하고 쓸쓸하고 외롭고 슬프다.
힘없이 고통받으며 사라져간 이들을 대변하는거 같이 강하고 깊어서 너무 무겁두 둔탁하다. 그래서 감동적이다.
하지만 계속 보고 있다가는 너무 동화되버려 하루가 우울해질거 같지만
적절한 시간 배정의 훌륭한 초단막극 한편.
마지막으로 '1985'는 무슨 내용일까? 도무지 왜 이런 신파가 여기에 껴있는지 모르겠다. 내용이 그래서였을까?
좀 짜증이 난다. 앞뒤맥락도 없다. 딱 중한 한토막을 잘라와서 막 울고불고 한다. 물론 앞뒤내용은 대사로 어느정도
이해되지만 너무 맥락없는 전개라서 뛰어난 3편의 연극을 모두 잊게해버리는 빙신같은 극 한편이다.
첫번째 연극과 연결되어있다고?
중간 두편이 생판 다른것들인데? 이것들은 모두 잊어고 첫번째와 연결하라는것인가
참 그지같은 구성이다. 이러면 두,세번째것들의 감정은 모두 쓰레기통에 버리고 첫번째와 내용을 연결하라는건데
영화처럼 다시보기가 가능한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 또라이짓인지 모르겠다.
이럴거면 1~4편 모두를 연관성 있게 구성한 후 1편의 내용이 잊혀지지 않도록 계속 상기시키며 진행하던가
다 귀찮으면 '30년'을 다시 한번 끝에 진행하던가. 어차피 4편 다해도 한시간 미만인데 10분정도 더 붙인다고
크게 문제될것도 없어보인다.
어쩌면 3편 다음이 4편 그리고 1편 마지막 엔딩이 2편으로 억지로 짜맞을수도 있을것이다.
비린내로 남자를 볶아서 그의 친구를 사랑하게되어 이혼 후 결혼하게 되고
그의 자식이 다른 사람과 단짝처럼 보냈지만 혼자만의 착각
그 친구가 본의아니게 그 친구를 죽음으로 몰아내는?(이미 전에 1원사기단에 다 털렸으니 본의아닌?)
물론 이렇다할 연관성은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
시간을 돌리던 마구잡이로 섞더라도 내용이 잊혀지지 않는 한도에서 구성하자.
뛰어난 배우들과 한창 몰입하고 있는 관객을 모독하지 말고...
3편까진 정말 좋았는데......
그리고 한시간은 너무 짧지 않나? 가급적 90분 이상은 맞춰주자.
이 더운날 시원한 커피숍에서 노닥거리는 호사를 뒤로한채
좁고 어둡고 곰팡내나는 소극장 찾아가서 당신들의 연극을 보며 감동받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한시간하고 끝내는건 너무 아쉽지 않은가?
출연 : 김나윤, 서은지, 김소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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