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놈의 비가 부슬부슬 하루 종일 내리는 걸까
화려한 꽃들은 다 떨어졌지만
나무들이 본격적으로 색을 입기 시작했다. 비에도 끄떡 없는 잎들로
그렇지만 내 기분은 왜 이런지. 오늘은 걷는것이 도무지 내키질 않는다. 심지어 컴게임이 땡기기까지..
신기하다. 예매 티켓을 받고 극장 입구를 들어서는데 관계자가 티켓 예매처를 또 확인 한다.
그럴거면 처음에 티켓은 왜 준거지? 그리고 좌석도 고르라고 하는데 요즘은 예매처에서 좌석을 선택할수 있게 하는데
아직 동국소극장은 그런게 안되있는지 흔히 볼 수 없는 특이한 경험 아닌 경험이었다.
60만초가 며칠인가 계산해보니 대충 7일
자신의 남은 시간을 팔기 전에 심사숙고하라는 의미로 주어진 시간이라는데
한국의 예전 드라마에서 '4주후에 봅시다'의 이혼 전, 생각할 기간보다는 훨씬 짧은 시간이다.
살인을 하고 무기수로 있는것보단 죄인이 아닌 상태의 며칠만 남겨두고 40여년을 판다?
수명을 파는 영화 '인타임'을 본거 같은데 근래에 '패러다이스'라는 독일 영화도 새로 나온거 같다.
작가가 이것들에 꼿혔을까.
수명을 사고 판다라는 생각은 어디서 나올걸까
수명이란 것을 인도할수 있다면 복제도 충분히 가능한것이나 마찬가진데 사고 팔기만 할 생각을 하다니
좀 막혀있는 사고를 보는거 같은 답답한 설정이다.
아무튼 이 연극의 배경은 수명을 사고 파는 세상이고 무기수가 자신의 수명을 팔려고 하는데
매수자, 중개인 그리고 도박에 미친 매수자의 딸 이렇게 네명의 이야기지만
그다지 색다르거나 흥미롭지 않은 주제에 불필요한 반전 등 온갖것들을 집어넣은 섞어찌개 같은 느낌의 연극이다.
윤리문제로 한 사람의 수명 전체를 매수하려는 유명 가수가 있고, 이 가수는 희귀한 병에 걸려 앞으로 1년밖엔 못 산다고 한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문제를 풀어놓을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그렇게 흘러갈것이라 예상했는데
총든 이상한 사람(딸)이 들어오고(총이 있길래 경찰인줄 알았음)
생명 윤리는 오간곳 없이 갑자기 과거 살인의 누명에 관한것으로 흘러버린다.
동성애, 스릴러, 생명경시, 물질만능주의 등 엄마가 딸을 살인자로서 고발하겠다는 의지는 또 어디서 나오는걸까..
모든 사건 사고들이 맥락도 없고 이 여자는 자신의 엄마를 왜 저렇게 싫어하는지도 모르겠고
퇴학당했다고 나오는데 그 곳이 군인지 경찰인지 어렴풋 지나가는 저들의 학창시절에 벌어진 사건인데
딸은 전혀 자기절제를 못하는 망나니나 다름없는 존재로 자기 엄마의 노래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병으로 머리를 쳐서 죽인다.
그런데 친구가 모든걸 뒤집어써버리고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데 뭔가 우끼다. 사랑일까.
늬앙스로 보면 이 친구는 사랑같아보인다. 사랑에 눈이 멀면 어리석은 짓도 한다고 하니 그냥 넘기더라도
전체적인 흐름이 중구난방에 무엇하나 또렷하게 맽는것이 없고 주제 또한 흐릿한 아이의 의식흐름같이 산만하다.
난 아직도 이해안되는게 저 딸은 왜 엄마를 그토록 싫어하는걸까..
중개인은 왜 나서서 총을 맞은걸까..
맥락도 없고 이것 저것 붙여놓은거 같은 이 극을 쓴 작가는 무엇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던걸까
그냥 사회에 불만이 많고 엄마와 사이가 안좋은 자신의 처지를 써내려간건가..
정말 모르겠다.
출연 : 이채, 이혜연, 한수영, 박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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