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안톤체홉'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23.12.24 연극 -체호프’S 배우노트-
  2. 2020.01.11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
  3. 2019.09.12 연극 -다시, 갈매기-
  4. 2019.08.03 연극 -갈매기-
연극.공연2023. 12. 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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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밖을 나오는데 물방울 한두개가 떨어져 바로 다시 들어가 우산을 들고 나왔지만
더이상 비가 오지 않아서 후회스럽다가도 버스안에서 창밖을 보니 눈인지 빈지 구분이 안되는
무언가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할때는 우산을 잘 가져온건가? 싶었지만
버스에서 내릴땐 파란 하늘이 절반 이상, 햇살 쨍쨍하고 청명함 그 자체였다.
그래서 작은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자그마한 우산은 한번도 펼쳐보질 못한채 그대로 집까지 왔다.

안톤체홉은 무척 많은 작품을 썼나보다.(다작한 작가라곤 하던데)
대형 작품들은 어느정도 추려지지만 이런 자잘한 것들은 알듯 말듯 새롭다.

지난번 굿닥터와 더불어 이번 단편집들 역시 짧은 것들의 특성답게 임팩트가 있다.
깊이가 좀 부족할순 있지만 지루함 자체를 찾아볼수 없어서 보는 내내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아홉편이나 단편을 붙여놔서 2시간이 짧게 느껴지고 조금은 아쉬움마져 느껴진다.
생각보다 지인들만 많이온거 같던데 사람들이 많아 봐도 좋을법한 연극이었지만 광고를 안한건지
4일만 공연하기때문에 입소문 날 시간이 없었는지

좀 일찍 도착을 했는데 매표소엔 사람이 없다. 닫혀있는 극장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배우들 막바지 연습이라도
하고 있을까봐 문도 못열고 있다가 다시 매표소쪽을 보니 한시간전부터 카페를 운영하니 들어오라는
문구가 보여 용기내어 들어가보니 정말 술을 주는 카페가 열려있다. -.,-;

관람중에 취하면 집중을 못할까봐 술을 먹진 않았는데 약한술도 아닌 보드카를 줘도 되는건가?
가짜술은 아닐텐데.. 아무튼 시작전 극장 상황이 이러하니
긴강을 풀기 위한 명상에는 무척 방해받는 느낌이었다. (술집에서 혼자 눈감고 있는 기분이랄까? ^_^;;)
하지만 친구들하고 같이 왔다면 이런 분위기는 무척 좋은 기억이 될법 하다. 게다가 술까지 주니

첫번째로는 '대소동'이란 극인데 이상하게 산만하다. 내가 너무 가만히 있었는지 기분을 좀 업 시켜놨어야 했을까
아무튼 시작부터 에너지 최고조의 배우들이 하늘을 뚤을기세로 덤벼든다.
관객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이텐션으로 시작하면 금세 감정이 지쳐버릴거 같다.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처리하려고 저러는걸까. 나도 순식간에 지쳐버리듯 피로해지는것이 느껴진다.
다행인것은 이 극이 무척 짧다는것. 피곤해지기전에 끝나버린다.

다음 '방앗간에서'는 뭔가 앞뒤 맥락이 좀 있어야 할거 같은데 어딘가 많이 부족해보인다.
원작이 이렇게 생선 중간토막같은 극인지 아니면 이 연극에서 짧게 각색한것인지. 쓰다만 습작인가?

아무튼 내용이 많이 빈약해서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가 조금은 난감하다.
아무래도 체홉 단편집을 사서 봐야 겠다.

'폴렌카'
이건 뭘까? 일단 출연배우의 근육이 너무 우람하다. 옷을 입었는데도 전문 운동선수인냥 울퉁불퉁 튀어나온 근육들이
해당 역할에 맞는 배우인지가 좀. 연기를 못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근육이 큰건지 뭔지 아무튼 둔한 움직임은 아무래도 부자연스럽다.
이 극의 피날레는 마지막 무렵 폴렌카가 대학생을 만나겠다는 당연한 대답을 할때 독특한 충격과 반전 느낌을 받는다.
짜증나면서도 이해되는 저 둘간의 행동들
짧으면서도 모든것을 담아낸 명작으로 보이는 훌륭한 극이었지만 역시 둔한 움직임은 거슬린다.

'집에서'는 교육에 대한 어떤 감정과 현실을 반영하는거 같다.
어느시대나 자식의 교육은 항상 어려운거 같다. 힘으로 밀어붙일수만은 없는 자식이라는 독특한 관계속에서
어떤 표현을 해야 서로에게 좋은 결과를 만들수 있을지 과거나 지금이나 항상 고민되는 문제를
멋지게 표현한 극이었다.

'아내' 이 극은 러시아의 당시 상황이 안나카레니나(톨스토이) 처럼 불륜이 만연화 되었던
시기에 맞는 사회풍조를 그려낸거 같다. 지금 시대와 코드가 맞는걸까

'사냥군' 이 극에서 꽃 한송이를 총에 꼿을때 순간 내 감정이 터져버렸다. 왜 그렇게 슬펐을까..
저 여인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거 같아서 짧게나마 복받칠뻔했다. 하지만 계속된 슬픈여운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는것은 한겨울이라 그러겠지. 이 극은 전체적으로 좀 슬펐다. 그리고 외롭게 했다.

'적들' 아~ 운명의 장난같다고 해야 할지 수많은 나날중 이런 날이 겹치다니..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지만(아인슈타인) 인간은 작품속 인물들에게 이와 같이 지독한 장난을 한다.
두 남자가 겪을 감정들은 죽을만큼 잔인한 시간들로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의 긴장을 놓을수가 없는 멋진 단편극이었다.
약간은 현대화가 되면 더욱더 독한 운명으로 보여질수도?(대사가 너무 고풍스럽다고 해야 하나)

'숫양과 아기씨'는 무슨 내용인지 솔직히 모르겠다. 상류사회를 풍자했다곤 하는데
난대없이 무료승차권을 준다는 뭐지. 적지 않은 돈을 번다고 중간에 대사도 나오는거 같은데
그 돈은 어떤 사정에서 다 써버리고 없다는건지
늙은 상류층은 저 여자를 가지고 장난치는거로 보이긴 하는데 마지막에 여자가 기겁해야 할만한 사건은 없었던거 같은데
여자는 엄청난 좌절을 하는듯한 오버 하지만 왜 저러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 극으로
키가 될만한 무엇이 부족했던게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인데 당시 남자가 가정에서의 위치가 저랬나
안톤체홉의 작품속에서 남자는 무능력, 무기력한 존재처럼 나오는경우가 심심치 않지만
연극에선 왜 저렇게 저 극적으로 표현하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뭐 그냥 저래야 싶나 싶다.
내용상으론 학교 선생의 위신은 충분히 높아보이고 멋지게 그렸지만 부모는 자식이라는 거부할수 없는 볼모로
자신의 모든것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시대나 지금이나 미래나 달라지지 않을거 같은 부모 자식간의 관계
때문에 생겨나는 부모들의 굴욕적 모습들

전체적으로 자잘하지만 한방이 있는 극들이 많아서 지루함 없이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조금은 더 좋은 극장에서 약간은 더 신경쓴 무대(박스 몇개로 해결하기에는 좀 무대의 아쉬움이 있었음)에서 볼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출연 : 김단, 이강민, 주일석, 최강해, 차한결, 김해연, 한동규, 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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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20. 1. 1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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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더니 추워진 느낌이지만 올 겨울 서울에선 눈 구경 하기엔 쉽지 않아데
한 겨울 눈을 이렇게 못본 겨울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안톤 체홉의 단편 소설 네편을 모아놓았다고 하지만
단편집을 본적 없었으나, 이번 연극을 보니 이 사람의 소설을 읽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극장도 제법 좋고,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왜 많은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네편의 짧은 연극들이니 지루함이 있으면 안되겠지.

첫번째 약사의 아내
약사라는 직업군을 비하하는 것 같진 않아보인다.
늙은 사람을 경시하는 듯 하지만 그 이면엔 젊은 여자를 무시하는 남자의 행동이 뒤 따른다.
모든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기 마련이니

단촐한 구성으로 아내의 심리를 재미있게 잘 풀어놨지만
원작을 읽지 않아서 속단 하기 어려우나 좀 경박하게 표현했다고 해야 하나?
연극을 코믹극 처럼 꾸며놨으니 소소한 재미는 있는데 이게 잘못 각색하면 체홉이 표현하려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줄 수 있게 되기때문에 단정짓기가 어렵다.

저 여자는 자신을 무시할뿐 무엇도 채워주지 못하는 늙은 남편때문에 정식적으로 외로운 상태에서
혈기왕성하고 잘 생긴 군인 한명이 눈앞에 있을뿐이다.

코골며 잠자고 있는 남편, 못생긴 다른 군인은 단지 배경일뿐

엔딩과 과정은 느낌이 맞지 않아보이지만(집을 나온다는 것은 일종의 폭발같은것인데)
아무튼 전체적인 구성은 여자를 매우 표면적인 사람으로 묘사한다.
그래서 코믹극 처럼 꾸며놓은 이 극을 보며 막 웃자니 한편으론 찝찝함이 남는다.

두번째 아가피아
각색을 하는건 좋은데 지방 억양을 넣어놓은 이유는 뭐지?
이럴거면 이름도 한국식으로 바꾸던가..
각색한 작가는 특정 지방 특유의 무뚝뚝하면서도 챙겨주는 그 딴 선입견이 있는거 같다.
(작가의 편견이 왠만해선 독이 되지 않나?)

아무튼 상황과 안어울리는 사투리는 꽤나 어중간하다.

내용은 보편적인 연인들의 관계를 보는거 같아서 마음 한구석 짠 하다고 해야 할지
아무튼 이기적인 한쪽과 해바라기인 자신의 처지를 어쩌지 못하며 일종의 결단을 내리지만
그 마져도 상대방의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한다.

이런 문제는 사회상을 반영한다기 보다는 연인간의 직선적이 애정형태에서 비롯되는것이라
과거나 지금, 미래에나 별반 다르지 않을것이다.

연극시간이 워낙 짧아서 이들이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은 무척 적었는데
원작엔 어떻게 표현했을지 너무 궁금해진다.
좀더 무겁게 표현할 순 없었을까?
어둡고 처참하게 밟히는?

세번째 나의 아내들
구성이 대단히 깔끔해서 뭐라 표현할 이유가 없다.
싸이코패스의 일곱명을 살인한 이유를 우리는 듣고 있어야 하지만
말도 안되지만 그 말 말도 안되는 이유를 들으며 때로 인간은 얼마나 자신을 합리화하는지
인간의 독특한 이면을 엿볼수 있다.
단촐한 단 몇십분짜리 내용으로 간결하면서 강렬하게 표현한다.

이번 역시 코믹함을 버릴수 없는건지 코믹에 강박증이 있는건지 티켓을 많이 팔고자 하는 갈망이 컸던건지
아무튼 죽임을 당했던 여자들을 이상한 여자들로 표현한다.
물론 이것은 죽인 남자가 주장하는 것이겠지만 원작 텍스트를 보는듯한
결코 코믹하지 않았으며 정성을 들여서 예의 바르게 그리고 기품있으며 차갑게 표현했을거 같다.

남편으로 나온 배우 박준규같은 느낌도 소설을 읽은땐 전혀 들지 않겠지만
아쉽게도 연극을 먼저 봤기때문에 내가 이 소설을 읽게 되면 박준규가 떠오를거 같다. 젠장
아마도 이건 내게 있어 불행일 수 있다. 불행하지 않으려면 이 소설을 읽어선 안된다.

네번째 소피아
안톤체홉의 작품을 몇편 못 봤지만 이런 작품을 보면
사람의 심리를 꽤나 잘 들여다 보고 있어보인다.

어떤 작품에선 내가 왜 그런지 나 조차도 잘 모르는 심리를 명쾌하게 표현한다.
물론 그것을 잘 연기하는 배우도 필연적으로 따라와야하지만

이 작품 역시 인간의 그 독특한 심리를 뛰어나게 표현한다.
버리긴 아깝고 갖자기 귀찮고
격없이 표현하자면 어장관리?

아이들도 이럴까? 기억나지 않는다.
노인은 아직 되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때때로 혼자이고 싶다고 해서 세상과의 완전한 단절을 의미하진 않는다.
기분전환될때까지 혼자 있다가 다시 사람들과 함께가 되고 싶을뿐

이런것을 좀더 과장하면 이 연극처럼 될 수 있고
이런 현상은 몇십년 살다보면 누구나 흔하게 볼 수 있고 자신도 그러고 있다는것을 느낄수 있다.

이렇게 네편의 단편연극이 끝난다

모두 다른 상황을 이야기 하지만 흔하게 사회에서 볼 수 있거나 겪는 일들로
시대와 관계 없는 보편적인 문제를 다룬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일곱명이나 죽인 사이코 패스가 자신의 아내를 죽일수 밖에 없는 이유를 늘어놓는데
아무리 코믹스럽게 희극적 요소를 넣었더라도 여자들, 그것도 중년여자들이 웃으면 좀 이상한거 아닌가?
수많은 이시대의 여자들이 연극속의 그 이유들로 박해받으며 살아왔고 그 내용들이 눈앞에 펼쳐졌는데
그렇게 해맑게 웃어버리면 지금 세대들도 그렇게 살라는 의미인지 모르겠다.
(수많은 잘못된 세습은 사회의 강압이 아니라 부모가 자식에게 가하는 세뇌로 부터 시작된다)

아무리 희극처럼 각색했더라도 여자들의 많은 웃음소리가 내겐 어색하다.
저런 말도 안되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는데.. 일곱명이나...

이런 극을 왜 코믹하게 다루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만큼 사회가 성숙해졌나?
한국사회가 남녀평등을 넘어서서 역차별이란 말이 나오곤 있지만
이런건 일부 이권이 걸린 더러운 놈들이 돈을 벌려고 수작질 하다보니 생겨난
한시대의 작은 해프닝일뿐 크게 개선되고 있는것도 없어보이는데

코믹하지 않게 내용에 맞춰 약간은 어둡게 표현하면 더 재미있는 연극이 될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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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9. 1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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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지만 그다지 기분 좋은 느낌은 없다.

이 연극을 왜 선택한것이지
예전에 그렇게 실망을 해놓고 한달만에 예매를 한 이유가 무엇일까.

'다시' 라는 말에 어떤 기대고 싶은 무엇이 있었던거같다.
('다시' 만큼이나 인간에게 허황된 기대감을 선사하는 말이 또 있을까)

같은 극장에 비슷한 출연진들
같은 무대(의자만 좀더 단촐해진것 외엔)

역시나 관객은 거의 없는 편이고 대부분 아는 사람들인거 같다.
지인들이란 관객으로 때론 엄청난 힘이 되지만
해당 배우를 지인으로 알고 있다는 것은 때로는 웃지 않아야 하는 곳에서 웃게 만든다.
오늘 이런 단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때가 아니었을까. 시도때도 없이 웃어대는 통에
이 사람들은 연극을 보러 온것인지 배우를 놀리러 온것인지 가늠이 안될정도였다.
(심각하게 예의 없다거나 한것은 아님)

안톤체홉의 '갈매기' 그 것 외엔 없지만 심화버젼?
각각 인물들을 좀더 세밀하게 풀어놓은것으로 보인다.
원작의 상황을 풀어낸것이라서 내용이 전반적으로 겹친다.

그런데 저번에 봤던 그 엉성한 연기와는 다른 느낌이 드는것은 기분탓일까
아무튼 전체적으로 두시간 남짓 되는 연극 치곤 치밀하지도 않고
갈매기 전체에서 단편적인 부분들의 디테일함이 좀더 들어간것으로
세부적인 면만 따오다보니 이것만 본 관객이라면 왜 이런지 더 알 수 없는 이상한 연극이 되버린다.
(이 연극을 볼 사람이라면 반드시 갈매기 원작을 어떻게든 본 후 봐야 한다.)

독립성을 지닐수 없는 이것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지난달에 봤던 입장에선
제법 괜찮은 연극 한편 본 느낌이다.

다만 두시간이란 시간은 그들의 갈등요소로 빡빡하게 채워져있는 것이 아닌
(원작은 내용만 놓고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출연자 모두의 갈등으로 가득함)
각각의 상황마다 그들간의 심리를 좀더 깊게 앞뒤 연결없이 풀어내고 있는데
이마저도 템포가 너무 느려서 지루함이 있다.

저들의 알 수 없는 몸의 표현(이건 무용도 아니고 뭐라 표현해야 할진 모르겠음)들
니나의 절규나 표현도.(검은옷 입은 한명의 여성은 니나의 내면인가?)

구차한것들 좀 잘라내고 90분정도 만들어도 될거 같지만
태생적 한계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원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론 홀로 생존할 수 없고 연속된 흐름을 가위질 해놓은것이라서
원작에 붙여넣으면 3시간짜리 지루한 연극이 되버리니
이런면서 보면 안토체홉은 극의 긴장감이 끊기지 않도록 잔가지들을 과감하게 모두 걷어낸
뛰어난 작자이다.

감독은 왜 이걸 만든거지?(소개페이지의 구차한 말들은 뭐)
관람객도 많지 않았으니 인물들의 세부적 묘사를 요구한 이도 없었을텐데
(지난달 갈매기의 원천적인 문제는 연기 자체가 별로였다. 이번도 엉성한 사람들이 없는것은 아니었음)
물론 인물들의 심리상태를 알고자 한다면 감독이 아닌 안톤체홉에게 요구해야 할 일이기도 하고
(이미 없는 사람이니 평전등을 보며 스스로 판단해야겠지만)

아무튼 현대물로 각색한 갈매기가 아닐까 싶었던 기대는 깨졌지만
본 줄거리가 빠진, 감독 마음대로 가위질 된 파편들의 각색된(?) 갈매기 한편을 본 기분이 든다.

갈매기를 한번도 본적 없는 분이라면 비추

출연 : 주유랑, 박주리, 서람희, 김진, 김진아, 김인규, 김재윤, 김은애, 김요영,  양현규, 이하성, 남동현, 정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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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8. 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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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너무 뜨거운 여름 한낮에 이렇게 황당한 '갈매기'를 볼줄은 생각못했다.
(사실 내가 갈매기를 예매한지도 잊고 있었음)

전에 봤던 '갈매기'도 좀 실망이 있었는데 이번을 생각하면 그때 작품이 훨씬 명품이다.

등장인물들의 배경을 잘라냈는지 거의 없어서 안톤체홉의 갈매기를 보고 있다는것을 안것은 초중반이 지난후
'어디서 많이 본 내용인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부터다.(죽은 갈매기를 봤을때부터 확신이 든거 같은데 막상 갈매기도 아니라서)

이번까지 해봐야 두번밖에 보지 않았고 대본을 읽어본것도 아니라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지만
꼬르쟈(뜨레블레프)의 연기가 너무 심심하고 전위예술하듯 이상한 퍼포먼스들도 나온다.

기존 갈매기에 어떤 각색을 주어 자신만의 색을 갖고 싶은 감독의 의도가 엿보이지만
내겐 헛짓으로밖엔 보이지 않는데 그 이유는 그 의도를 파악할수가 없기때문이다.

있는 그대로만라도 제대로 만들면 많은 사람들의 연결된 끈들의 묘사가 일품일거 같은데
뭘 그렇게 구차스럽게 주렁주렁 매달아놨는지

안톤체홉 작품을 많이 본건 아니지만 이 사람 작품은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인간사를 약간 과장해서 흥미있게 표현하여
좋아하게 되었는데, 이것도 어느정도 극단이 받춰줘야 가능한것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각 인물들의 배경설명을 넣기 싫다면(초반부가 막 잘려나간 기분이 듬) 그에 맞게 설정을 좀 바꾸던가
정작 흐름은 기존대로 나가니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왜 저러는지 '갈매기'를 본적 없는 사람들은 어리둥절 할거다.
이걸 보기 앞서 1편이 더 있어야 될거 같은(프리퀄?) 강렬한 기분이 들게 하는 이상한 연극

두어명을 빼면 톤 조절은 왜 그렇게 안되는지
어떤사람은 너무 질러대고 어떤사람은 모기소리를 내고
나같은 일반인이 대본을 읽는 느낌이 드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음향은 또 왜 그런지
대사가 안들린다.

이런건 관객석 기준으로 배우들의 말소리와 배경음악등 밸런스를 조절하지 않나?
배경음악때문에 말소리가 안들리는데도 콘트롤쪽에선 음악소리를 줄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초기 셋팅값을 기계적으로 틀기만 할뿐인가)

아무튼 대단히 이상한 연극임에는 틀림없다.

그나마 황당한 대목에서 관객이 잠깐 웃었지만 그냥 황당한 대목일뿐
안톤체홉의 '갈매기'가 갖는 이들의 심리적 갈등은 전혀 보여주질 못한다.

연출의 글이라며 예매처에 있는 걸 읽어보면 온갖 있어보이는 말들은 모두 넣어놨지만
막상 연극은 그렇다.

연출의 예술성이 높아서 내가 이해못하는것일수도 있지만
대중예술이니만큼 그 수준을 좀 낯춰서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커튼콜은 확실하게 구분할수 있도록 해서 관객이 연극의 끝임을 알수 있도록 해주자.
커튼콜때 어쩌면(정말 어쩌면임) 박소 소리 한번 못 듣고 끝날수도 있겠단 생각이 오늘 문득 들었다.
연극이 끝나서 배우들이 인사하지만 그 모호한 경계때문에 관객들의 적막
그래서 내가 급한마음에 냅따 박수를 치니 다들 따라서 -.,-;;
(인사할때 사진 한컷 찍으려고 했는데 타이밍을 놓쳐서 한컷도 못 찍음)

무더운날, 시원하지 않은 소나기와 개운하지 않는 연극
하지만 집앞에서 먹는 달콤한 팥빙수는 혼자 먹는게 익숙해졌는지 맛나게 먹으며 여름나기를 한다.

출연 : 조경미, 도유정, 홍달표, 박주리, 이가은, 이수민, 서담희, 이대한, 양소낭, 임광진, 심인규, 김재윤, 김은해, 전다록
유종휘, 김영호, 김요영, 이규빈, 김동하, 양현규, 채희원, 박혜영, 이재윤, 남동현, 박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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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