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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1.16 연극 -자살에 관하여-
연극.공연2019. 1. 1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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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찾아온 습한 초봄 느낌은 무엇일까?
하지만 두꺼운 외투를 벗기엔 두려움이 앞선다.

혜화동을 한번에 가는 버스는 언제나 만원(배차시간좀 조절하지 에휴)

날이 초봄같더라도 공원에 사람들은 아직 많지 않는것을 봐선 분명 겨울인거 같다.
하지만 이대로 올 겨울이 지나갔으면 좋겠단 바람이 생긴다.
추운겨울이 될거란 예측이 어긋나길..

자살? 목숨을 끊는?
인간의 수많은 선택중 특이한 선택으로 죽기 전에 죽을 수 있다는것
이건 분명히 리셋(초기화)과는 다르다.
그렇다고 전원을 끄는 행위 역시 아니다.
죽는 사람 기준으론 모든 시공간이 사라진다. 물론 그 자신도
돌이킬수도 없다. (시공간이 사라졌는데 무엇을 돌이킬수 있겠는가)

살아가면서 무엇 하나 되돌릴수 없는 운명이기때문에 죽음을 택한다는것도 그다지 어리석은 짓은 아니지만
그렇게 많은 신들이 인간과 함께 살아가면서도 자살은 전체 사망률에서 극히 미비한 수준인걸 봐서
아무것도 없는 무엇의 세계를 가려 하는 사람은 없는거 같다.
(신의 세계가 있다고 말하면서 그곳에 가려고 자살할 경우 벌을 받는다는 이상한 논리를 뱉어내는걸 보더라도 그런것은 없어보임)

이 연극은 죽으려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든다.
약간만 집중하면 무척 재미있고 연극이란 공연에 적합한 설정과 소재를 사용한다.

무엇 하나 과함이 보이지 않아서 대단한 연극이 아닐 수 없는데
작가의 탄탄한 구성력이 대단하단 생각이다.
(보는 내내 작가가 누구길래 이렇게 치밀하게 묘사하는지 궁금했었음)

물론 배우들의 연기또한 일품으로 각각의 설정에 맞는 특징을 잘 살리고 있다.

항상 중심을 잡으려는 방송국 남지인(극중인물), 자신만의 철학이 뚜렷한 유경화
누군지 모르는 남자(극중인물인데 이 사람의 정체가 뭔지 모르겠음)
배우들은 이 극중의 인물들의 색을 잘 표현하며 설정을 조화롭게 만든다.

그다지 긴장하는거 같진 않으나 약간씩 대사가 씹히는걸 보면
오히려 더욱더 현실같다.
(공연문화는 대사를 너무 정확하게 말한다는것, 그자체만으로도 현실과 다른 이질감이 느껴짐)

그래서였는지 다들 친구들 같은 친숙함이 느껴진다.

내가 자살이란것을 잘 모르다보니(생각은 깊게 해보지만 의미없는 생각일뿐임)
어느정도 정확한지 모르겠으나 상황, 정황 그리고 그들의 논리에 설득되듯 넘어간다는것은
많은것들이 치밀하게 구성됬다는 것인데 이런 바탕을 두면서도 극적요소를 벗어나지 않기때문에 흥미를 잃지 않는다.
(내용이 학구적으로 치우치면 지루해지는데 이 극은 전혀 그렇지 않음)

그래서 짧지 않은 공연시간임에도 지루하지 않다.

그러나 이유를 모르겠지만 긴장감이 잘 안생긴다.
분명 저들은 무엇인가와 끊임없이 싸우고 나는 그것들을 받아드리고 있는것을 느끼는데
왜 긴장감이 생기지 않는것일까?
의자가 불편한가? 겨울이라 옷이 너무 불편해서 그런건가?
집에 오는 버스 속에서도 내내 왜 그랬던걸까?란 생각을 지울수 없지만 마땅히 원인을 모르겠다.

저들이 모든 화를 내고 모든 해결책을 제시하기때문일수도 있고
제3자인 나는 강건너 불구경만 하면 되기때문이었을까

관객도 연극에서 빠질수 없는 요소라면 관객에게 주어진 몫이란것이 있을텐데
그 몫을 갖지 못했기때문에 공감력이 부족해졌던것일까

조금 더 깊숙하게 그들과 공감할 수 있었다면 그 여운은 매우 길었을거 같다.
그렇지만 지금도 연극 마지막 유경화(극중인물)의 울음이 머리속을 맴돈다.

이 연극의 피날레는 유경화의 울음일까? 그 울음에 공감하는 나일까?

여담이지만
연극 관계자들의 지인들께서 많이 온거 같은데(기분에 관객 대부분인거 같음)
배우의 어머님인거 같은데 하시는 말씀이 "앞에 앉으면 애가 보고 긴장할수 있으니 뒤에 앉자"라는 말이 들려오는데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님들의 자식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보는거 같다.

출연 : 권희락, 김중호,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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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