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소극장'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8.03.04 연극 -루트64-
  2. 2018.01.27 연극 -아버지(Fadren)-
연극.공연2018. 3. 4. 00:54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날이 너무 따뜻해서 겨울옷을 입고 나왔다가 낭패볼뻔한 날
3월초가 이정도인지 마땅히 작년 기억은 없다.
(추위를 많이 타니 온도에 예민하긴 하지만 시기에 예민한것은 아니라 나이도 자주 까먹음)

마로니에 공원엔 봄 햇살에 맞춰 연인들 잔뜩 나와 길거리의자엔 자리가 없어 섭섭하지만
썰렁한 겨울보단 한결 기분좋은 초봄

루트64?
8?
root? route?
64년생들?
공통적일수도 있고 억지같기도 하고

이 연극의 배경은 일단 옴진리교의 신도 4명이(모두 같은 64년생)
변호사 사카모토 가족을 살해한 실화를 바탕으로 각각의 심리묘사 극인데
홈페이지엔 구체적인 배경이 서술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특정 사이비 종교관련이란건 연극을 보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지만 소개페이지엔 있어야 하지 않나?)

연극이 진행되면서 각 인물들의 과거 성장과정같은 배경들이 표현되는데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더라도 그렇고 뭔가 이상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과거는 좀 이상하게 묘사된다.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식으로(무시,난폭,외로움등)
하지만 사이코패스는 이런 원인이 없어도 되지 않나?(등장인물들이 사이코패스란 소리는 아님)

이들은 한팀이지만 손발이 잘 맞아보이진 않은 그런 오합지졸같은 집단
단지 한사람의 명령을 토대로 그것을 이루기 위한 좌충우돌속 심리를 깊이있게 묘사한다.

하지만 이상하게 집중이 안된다.
이들의 대사가 머리에 꼿히는 맛이 좀 부족해서 일까?
표현력이 부족한것도 아닌데 산만함이 끊임없다.
순간 순간 시나리오에나 적혀있는듯한 상태묘사를 끊임없이 말로 표현하지만
도무지 머리속에 들어오질 않는다.

왜 그럴까?
처음부터 끝날때까지

너무 급하게 진행되나?

살해후 암매장
이 속에서 발생하는 예측하지 못한 일들 발생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듯한 인간의 나약한 모습들

인간들의 삶 그 자체일수 있다.
(공연예술에서 인간을 배제하기엔 아무래도 공감력부분에서 부담감이)

스티븐스필버그 감독의 '우주전쟁'이란 영화에서 외계인 트라이포드는 어느순간 안보이고
짜증나는 자식들의 행태나 사람들의 혼란
내 생활같아서 너무 짜증났지만 그래서 재미있던 영화 그리고 이 연극

'우주전쟁'과 이 연극의 차이점이라면 전자는 SF소설이고
이건 소재가 실화지만 인물들의 심리상태는 작가의 상상력
둘다 작가의 상상속에서 탄생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유사점들

이것때문에 이 연극도 보는 동안 편안하진 않았던거 같다.
왜 현실을 공연에서 보면 마음이 불편한것인지
세상은 좋은것보단 그렇지 않은것들이 훨씬 많기때문에 극에서만은 좋은것을 찾기때문일까?

'나는 불행하다'를 처음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반복해서 부르짖는거 같다.
나는 불행하다.
나는 불행하다.
나는 불행하다......

인간이 종교에 맹목적으로 빠져들수 있는 조건중 가장 좋은것은 불행
불행,고통,괴로움등 인간을 성숙하게 만드는 요소들
하지만 어떤 손을 잡냐에 따라 더욱더 깊은 어둠속으로 들어갈수도 있다.
(이 손을 잡는 순간 더 어두운 곳으로 빠질것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잡을 수 밖에 없었던게 아닐까)

이 4명의 인물들 그리고 이 종교집단의 사람들중 많은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을거다.
잡은 손, 자신이 원하는 길이 아니었다는것을
하지만 되돌아 가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눈앞에 보이는 고행의 발자국을 보며 한숨쉬겠지.

이런 불편한 연극을 쉽게 보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사이비 종교의 폐단'으로 치부하고 강건너 불구경 하듯 보면 된다.
소재 자체가 흔한것도 아니고 남 이야기겠거니 하면 편하다.
(한국에서도 심심치 않게 있는게 사이비종교단체의 범죄행각이지만 일단 초기엔 선택권이 있으니)

맥주 한잔 하며 안주삼아 등장인물들을 질겅질겅 씹으면 된다.
(갑자기 맥주에 오징어가 땡기는데 사와야 겠다)

이러면 된다.
내게는 없는 세상이듯
술기운에 기분좋게 자고 일어나면 밝은(?) 세상이 또 펼쳐지겠지..

남의 세계를 엿보는것이 재미있는 이유는
내 세계와 다르기때문에 아니라
내 세계를 잠시 안볼 수 있기때문이듯 말이다.

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8. 1. 27. 23:35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버스안에선 밖이 보여도 밖을 알 수 없으나 길에서 10분을 넘기기 어려운 한파
수요일보단 낫긴 하지만 이번 추위는 제법 오래 가는거 같다.

이 작가는 왜 '아버지'라는 제목을 붙인걸까?
스웨덴에서 '아버지'라고 제목을 붙였을때 그 작품엔 어떤 선입견이 생기는지 모르겠다.
스트린드베리만의 여성관에서 한국정서의 아버지 라는것과는 너무 다른 과정을 보여준다.

선입견때문에 이 연극을 봐야 할지 잠시 고민에 빠졌지만
(한국에서 문학적 아버지는 망상, 환상, 남성우월주의..등 온갖것들로 현실의 남성 목을 조인다)
보고 나온 지금은 좋은 기분이지만 한편으론 남여의 오랜 분쟁을 극화 한듯하여
고민하지 않아도 될 고민거리를 안고 나온 기분이 든다.

남 여 그리고 자식
이 삼각 구조는 한 집단을 구성하는 구성원으로 지탱하는 다리 역활을 하기때문에
무엇 하나가 빠져도 중심을 잃어 쓰러지거나 나머지 구성원들이 힘들게 버텨야 한다.
그래서 이 구성원을 유지하기 위한 수많은 수단중 한가지가 유전자 보존이라는 이상한 본능
(엄밀히 따져서 이 구성의 근본은 유전자 보존이란 목적이며 나머지 모두는 수단에 불과할수 있다)

지독한 본능을 실현하기 위해 여자라는 동물은 미숙아를 출산하게 되었고
집안 식구들을 이용해 아버지의 유전자를 품고 있다는것을 자식의 아버지에게 세뇌 시킨다.
(여성측에서 아이와 남편간의 유전적 공통점-닮았다고들-을 끊임없이 말하는것은
이 구성원이 깨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며 오래된 역사임)

스트린드베리가 살았던 시대(1800년대 후반)엔 유전자 검사란게 있을리 없다
심지어 혈액형이란것 자체도 이무렵에 나온 학설이기때문에 검사할 수 있지도 않으니
더욱더 수많은 말들에 현혹될수밖에 없던 시절

이 시대에 유전적(일명 혈육) 부모자식간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었을까?

이것은 다르게 표현해서 여성을 불결하다고 누명을 씌우려 하면 벗어나기 어려운 시기라는것이고
인류역사상 혈족을 객관적으로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은 최근에야 나온 것이며 이 또한 100%의 확률도 아니다.
남여간 갈들은 언제나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기때문에 어느정도 법같은것으로 방어해줬겠지만
아무튼 객관적 진실을 알아낼 방법은 마땅하지 않았던 시기다.

이런 무지에서 나오는 인간의 갈등을 다룬다.
(지능만 높은 멍청이들의 싸움?)

이 아이가 네 자식이 아닐수도 있다. 진실을 알려고 하지 마라.
저 아이가 내 자식이 아닌거 같다. 내 자식인것을 증명해라..
생각해보면 지금도 관련분야에 종사하지 않는이상 그것을 증명할 길은 없다.
 
이런 불안전한 시대에서 이런 위험한 불신을 여자가 남자에게 심는다?
(이것은 자신의 몸에 스스로 불을 지르는 행위로 당시 여성 혐오의 정도가 보이는듯하다)
그 불신에 남자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결국 파멸한다.

이시기에 작가의 부부 사이가 힘들어서 여성혐오가 심해졌다곤 하지만
이 연극을 보고 있자면 치밀하게 남성을 파괴하는 인물로 묘사하므로 여성혐오의 정점을 찍는거 같다.

심지어 부인이 남편을 파멸시키는 행동의 근원을 제대로 생각하지도 않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듯한
여자의 잔인한 본능이라는 늬앙스 마져 풍긴다.
(면밀히 듣고 있자면 근원은 양자간에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여성의 잔인성을 표출시키는거 같다)

오랜 세월 여성의 지휘를 낮추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 해왔고 대부분 먹혀들었다.
(출산이란게 없었다면 이 전쟁에서 누가 이겼을지)
언제나 약자, 혐오, 증오, 파멸의 대상이 되어왔지만 유독 어머니는 그 대상에서 빠진다.
(이 극에서도 유모에 대한 상호 신뢰는 여느 모자지간 못지 않다.)

작가의 당시 부부관계가 얼마나 난국이었을지,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대부분 연인들간의 관계가 안좋아지면 다 이런 상태가 되기는 하겠지만
직업이 작가니 그 심정이 작품으로 표출된것이고 그 심정을 간접적으로 엿본게 되었고
관객들은 이 연극을 통해 다시 한번 끊어지지 않는 기나긴 싸움을 생각하게 된다.

7명이 나오는 연극이지만 그리 혼란스럽진 않으나
여성배우들은 분장에서 배역에 맞는 특색이 좀 없는거 같고
(자식이나 부모나 유모 얼굴에 주름 몇개 차이 외엔 그다지. 다들 젊은 분들이라 그런가?)

대사량이 대단히 많은 연극이지만 다들 훌륭하게 연기를 한 덕분에
두시간 가량을 몰입해서 볼 수 있었지만
디테일한 표현은 전달이 다소 안되지 않나?싶다.
(심리묘사는 살살 부는 바람같을수도 있어서 미묘한 표현이라도 관객에게 전달되야 의도를 파악하기 좋음)

약간 흘리며 들어도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것에는 지장이 없지만
이 연극을 보고 있자면 그 세밀한 디테일 하나 하나 건들고 흔드는 맛이 있는거 같은데
때때로 넘겨버리게 되니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격양된 장면들이 중후반부부터 많아지니 억양이나 호흡이 흐트러질수 있지만
물리적 파멸이 아닌 심리적 붕괴를 나타내는 연극이니 이런 부분을 좀더 신경써주는것이 좋지 않나싶다.

수많은 관객들이 지인들인지 모르겠으나 인사들 하고 그러던데
생각해보자면 지인이 연극을 해서 그것을 관람하러 왔다면 더욱더 관람예의를 갖추지 않나?
연극도중 휴대폰 불이 켜지는 사람도 있고, 진동음이 울리는 사람
어디서는 과자를 까는 사람(부스럭 거리더니 과자 특유의 향이 풍겨서 추측하게 됨)등 다양하던데
연기하던 말던 신경 안쓴다는 것인가?
훌륭한 연극을 사소한 부주의로 가치를 잃는다면 본인들 손해일텐데
(약간은 산만한 관객들의 분주함 덕분에 0.1%정도는 잃은거 같음)

3주동안 가볍고 즐거운 연극만 보다가
간만에 눈알에 핏대서는 연극을 봤더니 묘한 감동이 생기는 괜찮은 주말이었다.

아~ 내장탕에 밥 두공기 먹고 들어와서
찜빵 5개 먹고 한시간 자고 일어났는데
왜 이렇게 배가 고프지.. 흑흑흑

'연극.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동물원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가-  (0) 2018.02.10
연극 -빗소리 몽환도-  (0) 2018.02.04
연극 -여보 나도 할말있어-  (0) 2018.01.21
연극 -가벼운 스님들-  (0) 2018.01.14
연극 -선달 배비장-  (0) 2018.01.07
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