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아직 장마전선이 아래쪽에 있는데 이렇게 습하고 덥다니
장마전선이 아랫쪽에 있을땐 그나마 습도라도 낮아서 땀나도 걸을만 한데
하지도 지난지 20일가량 되어 낮이 미약하게나마 짧아지고 있지만 제법 만만치 않은 날이다.
걷고싶고 미술관에도 가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일사,열사에 헛것을 볼까 두려워 포기하게 만다는 날
3가지 에피소드의 연극이고 서로 연관성은 없어보인다.
죽음 특히 자살에 관한 것이라 감독겸 작가겸 배우께서 나와 설명한다.
이때까지만해도 전체적으로 오늘은 좀 무겁게 끝나겠구나싶었다.
연극으로 무겁게 만들면 한없이 무거울수 있어서 조금은 걱정되며 기대됬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장르가 코미디? 스릴러? 뭐 그렇다.
첫번째장은 전체적으로 흐름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
모녀가 자살사이트를 각각 열어서 운영하다가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죽이려한다거나
아빠때문에 이런 사이트를 운영해서 죽이려 했다는 건지
소고기 먹으로 가려할때까지는 단막극으로 풍자적 요소들도 적절히 섞여서 괜찮았는데
이 시대의 소외받는 자들의 한숨이 묻어나오는 느낌이 생기려다가 이상한 스릴러를 가장한 코믹으로
바뀌는 통에 많은 감정이 사라졌지만 그때문인지 무거운 주제가 훌훌 털려나간 기분이었다.
그리고 두 여자배우 모두 꽤나 안정적이며 배역에 맞는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는 덕에
크게 거부감 없이 넘겼지만 뒷끝에 남는 약간은 찝찝함은 어쩔수 없는거 같다.
두번째장은 인간의 양면성을, 어찌보면 내면에서 나오는 지저분함을 보여준다.
물론 첫번째장과 같은 코미디를 버리지 않는다. 왜 이러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코미디를 버리기 아까워하는거 같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 했던가
바로 전까지만해도 형동생하며 아품을 쓰다듬어주고 자살하려는 사람을 막고
이해하려 서로 애를 쓴다. 허튼 웃음으로 소주를 넘기는데 이때까지는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보이는 생활밀착형 드라마같다.
그래서 미세한 미소가 입가에 담겨지려는 찰라에 갑자기 일확천금이란 이상한 일이 생기며
서로 으르렁거리며 손에 칼을 쥐고 이새끼 저새끼
돈도 있어본 사람들이나 그 무서움을 알고 주의하며 경계하지 일반 서민에게 들어오는 큰돈은 어느순간에 모두 털리고만다.
고기도 먹어본놈이 안다고 타협도 없고 전략적 제휴따위도 없다. 무조건 너는 나쁜놈 나는 좋은놈
이들에게서 돈을 빼앗으면 언제그랬냐듯 따뜻한 이웃이 된다. 서민이 이런 관리 노하우를 배울수는 없을것이다.
아마도 99.99%이상은 평생 그럴것이다. 이번장에서는 이것을 과장되지 않는 면을 보여준다.
(과장같지만 눈앞에 수십억이 있다면 연극속 저들보다 더 심하지 않았을까?)
마지막장은 아~ 1~2장에 나온 네명의 배우가 나란히 앞을 보고 이야기 한다.
물론 자살에 대해서는 아니고 당황스럽게 이행시, 삼행시같은걸..
자살동호회 회원(금방 죽을텐데 회원이라고 하는게 맞는 표현인가)들인데
자살 동기 따윈 크게 중요하지 않고 웃고 떠들며 알수없는 환상속에서 이야기하고 있는거 같이보인다. 딱 한명을 빼놓곤
그 딱 한명을 시인이 무척 좋아하는데 그 캐릭터에 나도 무척 반했다. ^_^;;;
스릴러에 반전도 있고 다소 엽기스럽기도하다. 어떻게 보면 여름에 걸맞는 공포물 스럽기도 하다.
그 싸~함. 극 속에 동화되기 시작하면 뭔가 섬뜩한 기운이 몸을 휘돌지만
이부분까지 냉정하게 살리지는 않는거 같다.
작가의 작품을 여러편 본건 아니라서 전체적인 풍이 이런지 어떤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관객을 웃기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는 작가인거 같다. 적어도 이 작품에선 그런것이 보인다.
다만 템포가 끊기는 기분이 들어서 웃음이 나오려다가 말다가, 재채기가 나올듯 말듯 터질듯 말듯한 그 막혀있는 느낌
두팀이 하는데 이 팀은 오늘이 초연이라 하니 자잘한 실수도 있고 대사 연결도 조금은 매끄럽지 않고
제발 음악소리의 양은 좀 작게.. 게딱지 만한 소극장에서 뭔 소리를 그렇게 크게.
명색이 자살이야긴데 왜 레퀴엠을 계속 틀어대는지.
(자살과 레퀴엠은 뭔가 좀 안어울리지 않나? 그것도 코미디 비스므리한 장르에서)
극장내부를 좀더 춥게하면 더 싸~함을 느낄수도 있을거 같긴 한데
이럴려면 일단 관객이 제대로 웃게 만드는게 선행되야 개운한 연극이 되겠지 ^_^
여름이니 조금더 가볍고 경쾌하게 그리고 괴랄하게 변모하길 바라며
다음에 또 보고싶은 연극이었다.
배우들을 코앞에서 볼수 있는 작은 극장이니 많이들 보러 가시길..
(극장이 완전 시원하진 않지만 덥지도 않음)
출연 : 맹봉학, 이훈국, 문채영, 서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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