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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8.31 연극 -심봉사-
  2. 2019.02.02 연극 -빌미-
연극.공연2019. 8. 3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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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전을 모르는 한국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테니 별다는 배경지식없이 접근할수 있다.
(한국사람이 외국 작품을 접할때 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듯 아마도 외국사람이 이 작품을 보면
좀 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을수 있겠지만 원작에서 일부를 발췌한것이니 원작을 보면 되겠지)

조금 각색을 했겠거니 생각하고 시원한 초가을을 만긱하다가 극장에 앉아서 무대를 보니
별다른 생각이 들진 않는다. 다음달부터 판소리완창 시리즈도 시작하고(심청가는 없음)

그렇지만 혼자 목터져라 소리하는게 아닌이상
훨씬 드라마틱하고 다양하게 꾸밀수 있어서 흥미있을거란 생각이었다.

물론 중간에 걸죽한 판소리 몇대목 나올거라 생각했지만
이 모든게 큰 오산이었다.

그냥 정극이다.

국악도 없고 판소리 심청가 냄새가 전혀 안난다.
아이일때 교과서에서 봤던 소설 심청전같은 느낌으로 판소리라는 장르의 독특함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이 연극 그 자체일뿐이다.

다만 차잇점이라면 이미 모든 줄거리가 머리속에 들어있고 근래 판소리 보러 다닌다고
대사집을 통으로 여러번 읽기도 하는 통에 비교적 상세한 내용들을 알고 있는 정도랄까?
(판소리볼때 자막을 개놈들이 안틀어줘서 대사집을 안보면 알아들을수 없음)

그런데 내용이 처음부터 좀 다르다.
심청이가 아직 팔려가지도 않았는데 뺑덕이네가 나오고
(여기 나오는 여성들은 모두 뛰어난 미모를 지니고 있어서 판소리의 뺑덕어멈보단 영화 '마담뺑덕'이 생각남)

심청이의 정인도 나오고 그 정인을 좋아하는 여인도 나온다.

원작과는 제법 다르지만 현대적 시각에 맞춰서 각색됬다고 할까?
심청이는 인당수에 빠져 목숨을 버리기엔 아무래도 망설여지니 다른곳에서 공양미를 구하려 애쓰고
심학규는 다른 사람말에 홀딱 속아넘어가서 심청이를 죽음의 길로 밀어넣는다.

보는 내내 원작 심청전의 좀 동떨어진 그들만의 세계관이 약간 짜증이 났었는데
이것은 그러한것들을 부인한다. 하지만 심청이의 효심만큼은 큰 변화가 없다는게 좀 아쉬운 대목이다.
기왕에 이렇게 갈거 심청이가 몸을 팔지 않고 계속 살아갔다면 어땠을까?
원작을 너무 벗어나는것은 힘들었을까
세익스피어같은 서양의 유명작가의 작품을 각색하는 연극은 흔하게 보이지만
이렇게 국내 고전을 뒤트는건 거의 못봐서 신선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새로운 인물을 넣을거라면
어느정도 배경도 필요하고 서로 연결성도 필요한데 심청이의 정인은 좀 떠있는듯 하다.
결론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매개체가 필요하여 넣은것일수 있지만 그러기엔 연결고리가 좀 빈약하고
막바지로 넘어가면서 좀 오버스러운(억지) 경향도 보인다.

긴장이 풀린탔인지 갑자기 큰소리가 날땐 정말 크게 놀라기도 하고..
(단순히 놀란것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놀람과 동시에 짜증이 유발?)

심청이가 인당수로 빠져죽기 싫어하는 부분까진 부녀간의 심리묘사가 참 좋아서
현대화가 잘되고 있나싶었지만 마무리가 좀 아쉬웠으나 다르게 보면
심봉사(학규)의 마지막 행동들 역시 무거운 자괴감에 대한 표현들이 이상하게 납득이 된다.

반면 원작 심봉사는 매우 뻔뻔한 면을 보인다.
당시 사회가 그랬는지 아니면 노인 천시 문화가 있어서 그런게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으나
모녀가 남편,아버지 한명을 놓고 극진하게 대하는것을 보면 너무 현실과는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내가 심청전이 나올당시를 살아보지 못했으니 알수 없고 효를 중시하고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따랐다면
이런 소설이 나올리 없기때문에 터무니 없는 과장, 환상, 환타지를 넣어놓은것이라 생각됨)

아무튼 그래서 이 연극은 그 어긋나보인 심청전을 어느정도 바로 잡으려는게 느껴진다.
현실의 인간다운 면모, 때론 이기적이고 개인적이며 뻔뻔한, 부모자식간엔 통하지 않는 대화의 장벽이
지금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거 같다.

그리고 마지막 또 다른 반전(엿같은 인생이 아닐 수 없음)

원작 심청전은 심청이나 심학규나 아무튼 등장인물중 웃는 대목이 거의 없는
그냥 씁씁한 소설이다.(헤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조금더 흥겹게, 조금은 더 현실성 있게, 조금더 못되고 독하게 그리고 좀더 깊이있게
한국의 멋진 고전들이 변화되었으면 좋겠다.

출연 : 이경민, 차현지, 강성미, 이엘리사, 엄태준, 조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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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
연극.공연2019. 2. 2.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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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미?
사전적 의미의 동기나 원인을 말하는걸까?
포스터만 봤을땐 다른 의미라 생각했는데(외국어?) 그냥 그 뜻인거 같다.

가끔 보면 자리 배정을 이상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선착순이라면서 끝자리부터 앉게 한다거나
맨 나중에 온 사람에게 훨씬 좋은 자리를 준다거나

오늘은 후자인거 같다.
난 3번째 줄 끝에 앉았는데 앞 두줄은 앉지 못하게 하길래 공연할때 뭔가 걸리기때문에 못 앉게 하는줄 알았는데
물이 약간 튈 수 있다는 이유에서 두줄이나 비워둔것인다
맨 앞줄은 분명 그럴 여지가 좀 있어보인다. 하지만 두번째줄은 왜?
나는 한참 일찍 왔으나 구석탱이밖에 앉을수 없고 거의 공연 시작 직전에 온 사람은 두번째 줄을 준다.

이 멍청이들은 도데체 생각이란것을 하고 있는걸까?
어떻게 맨 끝자리가 물이 극히 안튀는 두번째줄보다 좋다고 생각하는것인지..
아무리 일주일 공연이라 생각이 없더라도 어이없는 게으름이다.

공연이란게 단 한순간 기분 잡치면 그 공연 내내 똥되는건데.. 하여튼 에휴..

그리고 선착순이라면 일찍 온사람에게 좋은 자리를 배정하는것이고
그 순서란것은 두번째중 중간부터 2/3 정도 마름모꼴로 흔히 말하는 S석으로 가장 좋은 곳이니 이런곳을 우선 유도하고
점차 넓게 퍼져나가는건데 무조건 순서대로 끝부터 밀어붙인다.
아르코소극장은 자리도 좋고 좌석 번호도 있으니 차라리 번호대로 예매를 할 수 있게 했으면 다 해결됬을것인데
꾸역꾸역 모두 앉게 하려고 그렇게 한것인지 몰라도 아무튼 별로다.
(좌석 지정제로 판매하면 여럿이서 예매할때 그만큼 빈자리가 없으면 안보게 되니 좌석지정제는 만석이 되기엔 불리함)

아무튼 미숙한것인지 꼼수인지 몰라도 운영이 좋지 않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런데 이 연극이 만석이 될정도의 연극인가?
만석은 쉽지는 않은게 현실이고 할인 조건도 일반인은 해당되지 않는 경우들인데
아무튼 만석에 가깝게 모두 앉아있고 다들 제법 조용하다.

연극은 씁쓸한 전개를 펼친다.
처음부터 복선이 깔리다보니 마무리가 그리 밝지 않을거 같은 기분이 들긴 하던데
웃기엔 부담스러운 주제지만 웃을수 밖에 없는 상황도 한편으론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이시대의 약자?
한국사회의 약자중엔 묘한 부류가 있는데
연인사이에서의 나이차
대머리
뚱뚱한 몸
선호도에 맞지 않는 외모
그리고 오래전부터의 약자 취급받던 외적 능력(돈? 재능?)

교양이란 가면 속에 감춰진 본연의 모습을 직접적인 사유와 살인이란것을 통해 드러낸다.
(법적으로 차별하면 안된다고 하면서도 한국사회처럼 모든 매스컴을 동원해서 차별하는 경우도 드믈거 같음)

이런것은 갖은자를 조롱하기 위함일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과연 그럴까?
공연같이 간접적으로 시원하면 끝인지 모르지만 예술가들이 이런 사회의 문제점을 눈감고 있다면 그것 역시 예술가라 할 수 없을것이다.
(현실 부정이 없는 예술은 죽은 예술이라 생각함)

근래 현실에선 이정도 간접적인 것만으론 충족되는 맛이 없지만
아무튼 이 연극은 한국사회의 문제를 꼬집고 있다.
(요즘은 판사들이 아주 지랄났던데 조만간 이런 연극도 나오겠지)

권력층의 오만함, 약자들을 천대, 물질만능주의

그런데 이런것을 연극이란 제한된 매체를 이용해서 표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이런 제한된 연극이란 매체는 꼭 많은것을 넣으려고 애쓰다가 망한다.

한가지만이라도 제대로 표현하기 벅찰텐데
온갖것을 한발짝씩 넣다보니 정확하게 무엇을 꼬집기 위함인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결혼하겠다고 대려온 늙은 남자는 뭘 그리도 자신의 행동을 온갖 말로 변호하고 왜 그리도 당당한것인지
특별히 잘못은 없어보이지만 후반부에 보면 꼭 그런 상황만도 아닌거 같은데

중반까진 주제가 명확하려 하다가(이것도 서로 말로 싸우고 주제 전달이 명확하질 않아서-말만 많고 알맹이가 잘 안보임- 그다지)
후반부부턴 새로운 국면에 처한다.
연극이 완전 산으로 간다고 할까? 그러다가 억지로 끝내버린다.

극을 극적으로 만들겠다고 모두 죽여버리는 개같은 상황을 만들어 버린다.
남녀가 강에 빠져 죽고 끝나버리던가. 임신했다고 상투적인 상황을 집어넣던가

이런 지리한 상황을 한시간 가량 지속되다보니 저들은 격정적으로 보이지만 하품이 나온다.
중반까지 교수와 남자간의 대화가 그리 와닿진 않지만
(사회의 지성이란 허울이 저들을 저렇게 만들었다기 보다는 작가의 망상같아 보임)
연극이니 거기까진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말로써 해결하려는것은 연극이 갖는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의 한부분으로 충분히 감안할수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갑작그런 상황변화 그리고 말도 안되는 비굴함, 황당한 심리적 갈등과 변화 그리고 선택
무엇 하나 인간스럽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어떻게든 이 연극을 끝내겠다는 의지만 보일뿐

그러니 배우들만 땀을 흘릴수밖에..

전체적으로 연기는 끝내주는데 내용이 받춰주질 못하는 느낌이든다.
'변태'나 '불멸의 여자'도 전에 봤는데 이번같이 엉성하진 않은거 같은데 이번은 아무튼 좀 별로다.
(기억이 안나서 당시에 썼던 관람기를 읽어봄)

차라리 코믹극을 만들지
그러면 주제가 더 가깝게 느꼈을거 같은데

무대에 내리는 비를 보니 빗줄기가 그리워진다.
눈도 안오고 비도 안오는 말라버린 겨울은 언제나 나를 춥게 만든다.

출연 : 한규남, 송현서, 김철리, 조수정, 박정순, 홍윤희,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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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시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