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만해도 날이 너무 추웠으나 오늘을 풀린다고 하던데
역시나 춥다. 하지만 이게 겨울의 모습 아닌가. 오히려 그 전이 너무 더웠을뿐
국립극장은 집하고 가깝지만 추워서 멀게 느껴진다. 그래도 설래임이 있다.
인지도 높은 배우들. 모든 배우들이 만랩을 오래전에 찍은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배우들. 최고 극장
그런데 짜증난다. 커튼콜때 사진 찍을수 없단다. 인터넷에 보면 이미 사진들이 널려있는데
찍지 말란다. 이런 분들 사진 한컷 찍는게 그렇게 아까운것인가? 그지같이 엿같은 정책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본것 같으면서도 안본 연극
안봤을때도 무슨내용인지 모르겠고 봐도 무슨내용인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어떤 느낌은 다가온다. 고도라는 존재는 인간의 미련같은것으로 봐도 될듯 싶고
그것을 놓기 무척 어려워 매일 매일 미련을 둔다. 미세한 희망을 소년이 그날 그날 끝무렵 뿌리고 가면
이들(고고, 디디)은 다음날도 어김없이 기다리게 된다.
인간의 기대감이 섞인 미련한 미련을 보는거 같지 않은가.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답고 그에 맞게 어리석은.
물론 이것도 다 스스로의 명분이 있어야 하는것일텐데 이것을 고고와 디디가 상호작용을 하며 만들어간다.
이들의 대화는 동문서답하는것 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내 자신을 합리화 할때 거부하는 자아와 용인하는 자아가
상충되어 서로 말도 안되는 것으로 싸우듯, 이들의 행동은 내 자신속 나를 보는듯 싶다.
여기 돌멩이 한개 던져 파동을 만드는 사건으로 포조와 럭키가 나오는데 이들의 존재는 또 무엇일까
난대없다. 작가의 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이들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사회부조리도 아닌 연극 자체가 부조리극이라니. 정보를 찾아봐도 연극자체가 상호 모순된 형태를 갖아서
이해하기 어려운 모던 예술의 한 형태라는데.
예술이란게 미학 만을 추구하는것도 아니고 작가 자신을 알리기 위한 처절함 속에서 탄생하는 사회와 다소 모순된 형태도 띄기때문에
이상한 장르가 나오지 말란법은 없다만 작자 본인도 설명하기 힘들다면 피카소가 가자미 눈같이 한쪽으로 몰아서 그린것처럼
이 작품 역시 그럴수도 있어보인다. 인간(작가)의 욕망과 의식의 흐름에서 용인과 거부의 자아가 충돌하며 탄생한
또 다른 괴물일수 있다. 그러나 이런 표현의 최대 단점은 그 외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직감적으로 오는 느낌정도일뿐 정의내리기 어렵다. 작가가 노벨상을 받아서 유명해진 작품일수도 있으나
오묘한 느낌을 주는것이 특이한 경험을 할수 있다는 것이긴 한데, 전반적으로 매우 졸린 연극이다.
모호한 만큼 감정의 동요도 좀 특이해서일까? 두시간이 넘는 긴 연극인데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럭키(박정자)가 말을 하기 시작할땐 너무 놀랐다. 저렇게 멋지게 연기를 할수 있다고?
연결성을 찾기 어려운 저 독특한 대사들을 저렇게 멋지고 몰입감 있게 연기한다고?
전체시간에서 매우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이 한대목 만으로도 이분이 나오는 이 연극을 볼 가치가 있다고 본다.
제법 큰 충격이었고 강렬해서 오늘부터 박정자 배우의 팬이 되기로 했다.
이분이 나오는 연극은 대부분 매진되어 보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왠만하면 봐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고와 디디는 연세때문일까 대사가 귀에 쏙쏙 꼿히는 맛이 없다.
연기력이야 어찌됬던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분들이니 숨만 쉬어도 감동인데
작가가 다른 여러 그림을 섞어놓은거 같은 이런 연극에서 대사 전달력이 미흡하다는 것은 섭섭할수밖에 없다.
연극은 전체적으로 졸립지만 그래도 멋진 배우분들의 연기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둬도 좋은 극이었다.
그런데 달오름극장 관객의자가 이렇게 후졌었나? 앞뒤거리도 짧고
출연 : 신구, 박근형, 박정자, 김학철, 김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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