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공연

창극 -옹옹옹-

시세상 2026. 9. 6. 20:50

난 이게 옹고집전이라는 생각을 왜 못했을까? 옹고집전은 TV에서도 아이들용으로 좀 있는거 같고
나도 봤던거 같은데(분명히 동화책같은것으로 알게 된건 아님)

판소리의 한바탕인데 전수되지 못해 필사본만 존재한다고 하니 크게 유명한 내용은 아닌듯 싶다.
내용도 보면 좀 아동용이랄까? 아무튼 우리가 하는 그 옹고집이 맞다.
전체적인 구성이나 전개는 크게 다르지 않는데 승을 못살게 굴어서 가짜 옹고집을 만들어 보내고
자식 열명을 낳을동안 진짜 옹고집은 밖에서 거지꼴로 고생 고생하며 다니는데
어느정도 후엔 깨달음을 얻긴 하는데 엔딩이 좀 오묘하다. 미스테리?
원작 내용은 해피엔딩인데 이 창극은 왜 해피엔딩같지만 전위적인 오픈엔딩을 만들어 넣었다.
이부분에서 가족 연극이라 하기엔 좀(여러 연령이 섞인 가족이 함께 볼 수 있으려나?)

이 작품은 수화를 해서 청각에 문제가 있는 분들을 위해 배려한다. 그런데.
수화하는 분이 배우 한명마다 붙어있다. 다시 말해서 출연하는 배우가 다섯명인데 수어통역사가 다섯명
그래서 총 열명. 그리고 이 수어통역사도 배우들과 비슷한 느낌으로 연기를 한다. 그래서 수어통역사만
봐도 될 정도이고 나도 어느순간 수어통역사만 보고 있을때도 있었다. 또한 마침내 자막을 무대 중간에
설치해서 자막을 표기한다. 물론 좌우에도 함께 나온다. 그래서 배우가 연기하는 위치에서 편하게 자막을 볼 수 있다.
어차피 같은 자막이니 중간에 모니터 한개 더 달면 될뿐인 어렵지 않은 이것을 이제서야 실현된다는것은 한편으로 아쉽지만
그대로 지금이라도 되었다는게 무엇인가 사람들을 위한 공연이 되는거 같아 기분좋았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계속 이런식으로 자막이 나오면 좋을텐데 특히 판소리분야는 정말 필요한 장치다.

보는 내내 오묘한 기분이 드는 작품인데 뭔가 B급 냄새가 물씬 풍기면서도 구성이나 연기는 최상이라는것
B급 코미디 영화같은걸 보면 좀 황당하고 엉성하고 난대없어서 헛웃음이 나오는데
주성치 영화 작품들을 보면 좀 황당하지만 감동이 있다.
이 옹옹옹은 이것과 더불어 공연예술에서 보여줄수 있는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설정이 좀 음음음..

아예 확실하게 병맛 B급 고전 코미디면 그냥 허허허 웃다가 나오면 되는데
노래, 춤, 연기, 심지어 무대구성 모든것이 훌륭하다. 국립극장의 뛰어난 음향까지 함께하니 더욱더 맛이 살아난다.
코미디에서 헉! 뭐지?! 허허허 하는 무엇인가. 막 웃기도, 안웃기도 이상한 마음을 열었지만 눈치보이는?
하지만 저들 모든 배우와 통역사들은 너무 열정적이며 훌륭하고 아름다웠다.

100분 내내 그랬다.
그래서 분명히 코미디 장르고 기획한거 같긴 한데
남녀노소 모두를 타켓으로 한거 같긴 한데
가족이 함께 볼순 있는건가? 뭔가 아리까리하고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게된다. ^_^;;;
그리고 노래에 맞춰 흥이 올라가면 박수도 치고 그러는데
어떤건 손을 좌우로 흔들어야 할거 같은 노래(발라드? 트롯? 민요?는 아니지만)도 있고(박수가 결코 어울리지 않음 -.-;)
또 다른건 헤드뱅은 아니지만 랩퍼들과 같이 리듬을 타야 할거 같은 노래도 나온다.
모든 세대를 넘나들다보니 웃다가 뻘쭘, 슬프려다가 멍~
그렇지만 역시 흥의 민족이라 그런지 흥겨운(가사 내용은 비록 씁쓸하더라도)노래에선 모두들 환호한다.

노래가 많기때문에 이런것에 걸맞는 추임세(박수? 손을 흔듬?)가 필요한거 같은데
이럴때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같이 해달라고 몸짓을 해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수많은 관객, 배우들 모두 함께하길 바랬을텐데 낯설은 리듬에선 섣불리 손이 올라가긴 어려우니)

추석 연휴 같은때 기획극로 제법 잘 어울릴거 같은데 왜 지금 한것인지 모르겠다만.
B급 코믹,스릴러, 멜로(?), 휴먼, 미스테리를 특급 배우들이 멱살 잡고 끌어올린 엄청난 창극이었다.
그리고 수화통역사들의 진진한 연기가 사람 미치게 긴장하게 만드니 반드시 주의깊게 봐야 한다.
(왜 그들은 그리도 진진한 연기를 하시는지)

주모의 노래도 좋고 춤들도 좋고 가을날씨도 좋은 많은것이 적당하게 잘 어울리는 극이었다.

그런데 이건 창극은 아닌거 같은데.. 그냥 현대적 음악극이라 해야 하는거 아닌가?

출연 : 김솔지, 김유남, 류세일, 지혜연, 추다혜
수어통영사 : 남수현, 심다은, 윤미숙, 정지현, 조유나
연주 : 권효창, 남성훈, 지쿠